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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일본에 회사 일로 다녀온 적이 있다. 우선 느낀 점은 일본이 왠지 경제적으로 옛날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속을 감추는데 익숙한 민족이라 내놓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 같다. 바삐 돌아다닌 일본 출장길에서도 늘 관심이 있어 문화예술의 현장을 찾아 보는 것은 잊지를 않았다. 그런데 시내 어디서나 들리는 노래 소리중에는 겨울연가의 주제곡이 들려왔고, 물론 TV속의 예고편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도쿄돔에서 즐긴 야구경기 중간중간의 휴식음악도 겨울나그네고 군데군데에서는 안정환의 광고판을 볼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비록 국내에서도 드라마를 싫어하여 한번도 보지 않은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분위기를 한류열풍이라 하나보다. 또 이와 같은 문화현상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분분한 것 같다. 그와 같은 해석은 그 사람들의 몫이지만 나는 약 7-8년 전의 일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 본다.
그 당시 일본 문화의 2차 개방을 앞두고 국내 문화계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 났었다. 나라를 빼앗길 듯한 위기감으로 연일 각계에서 특집이니 뭐니 난리를 치고 있었다. 사실 그보다 훠씬 전부터 우리 문화속에 일본문화가 뿌리 깊게 차지하고 있었던 것을 알면서도 그랬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일본의 영화가 들어와 상영하게 되었고 나는 그중에 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본 무사들의 이야긴데 일본에서는 대작으로 평가된 작품이라고 해서 보게 되었다. 놀랍게도 관객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 다른 편입견 없이 영화로서만 보고 나온 적이 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온 관객을 때마침 방송사에서 취재하고 있었고, 역시나 관객들은 일본 영화도 별게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이 장면은 여과없이 방송을 타게 되었고 그 이후로 늘 우리의 문화 풍토가 그렇듯이 일본 문화개방의 열띤 논의는 잠잠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후 1-2년 뒤에 일본영화계가 우리나라에 진출하기 위해 세워논 전략 중에 한 쪽을 읽고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에 흔히 일본 영화라면 생각했던 야하고 충격적인 성행위가 있는 영화, 너무나 일본적인 영화 보다는 예술적이고 일본 문화를 조망할 수 있는 영화를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여론이 식은 후에 차분히 다른 영화들이 들어 가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 그 이후 일본영화계가 전반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이와 같은 전략이 우리영화시장의 잠식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얼마나 놀라운 전략인가. 그리고 그 전략이 끝났다고 보는가. 아니다.그와 같은 전략에 따라 당장의 사업이익을 접고 장기적으로 문화침투를 해야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배급사가 있는 한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분명 획기적이기는 하지만 동남아와 일본에서 부는 한류열풍에 풀배팅하는 우리 기획사는 이 바람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문화전쟁은 간단치 않은 여러가지 고려사항 들이 있다. 당연히 그 분야에 맞는 현지 전문가들을 키워야 할 때다. 이 역시 경제와 마찬가지로 흐름이라고 본다. 좋을 때가 있으면 어려울 때도 있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잘 표현하지 않으며 참아 내고 있는 일본인을 볼 때 무섭기도 하다.
이 어려울 때를 이긴 진한 작품들이 만약에 4-5년 뒤에 밀려 들어 올 때 우리는 어떨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간단치가 않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 문화예술도(대중예술도 포함하여) 기본기가 튼튼해야 한다. 서둘러야 할 일들이다.
일본에서 돌아 오는 길에 해본 여러가지 생각중에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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