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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나는 요즘 신자유주의와 이에 대항하는 가치이론에 대한 부분에 대한 관심 때문에 관련 책들을 찾아서 읽고 있다.

우선 내가 젊었을 때 심취했던 유물사관에 의한 자본주의의 역사와 해석에서 탈피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주의 또는 진보적 지식관에 따르면, 오히려 유물적 성장과정 중에 있는 신자본주의적 사회현상을 받아 들일 법한데도, 거꾸로 과거에 우리 지식인들의 머리를 지배했던 유물사관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신자유주의를 부인하는 현상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히려 자본주의의 최근 버전인 신자유주의의 현실을 부인하고, 그동안 그토록 신봉했던 유물적 사유를 벗어 던지고 가치이론으로 돌아선 이유와 그 허구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많이알려 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신자유주의적 진행에 대하여 거칠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런던대학교의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교수가 쓴 "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그린비출판)을 읽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나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가능한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고 최대한의 물질적 부와 쾌락, 권력을 추구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연장선상에서 미시적 또는 거시적 경제동물화되어 있는 현대인의 논리에 상충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의 검증을 위해서,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원시종족의 생활형식을 인류학적 고찰을 톹해 찾아 보겠다는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적 가치체계의 창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류학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인류가 결코 돈만 쫒는 미천한 존재는아니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고 인간성을 회복하자"는일종의 호소에 다름 아닌인류학 책이다.

물론 나 역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철저한 맹신주의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종종 이런 책들을 일으면서, 요즘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고뇌를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명백히 인류의 역사는진보한다고 믿으면서도, 이런 식의 진보는 안된다고 강변하는 힘겨운 모습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 지식인 들은 무조건적으로 보수적 정권에 반대하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부인하는 것 같아서, 그들의 이중성 때문에 그들의 논리에 신뢰를 줄 수 없는 이유이다.

솔직히 말해서 기능주의적 사관을 가진 사람들의 가치이론이 차갑기는 하지만, 현실을 해석함에는 인류학적 가치이론을 내세우는 사람보다 믿음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구석기 시대의 사람처럼 살고 있는 원시부족의 생활을 분석하고는, 그들의 순수성을 대입하여, 인류 자체가 본질적으로 순수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우습기 때문이다.

나 역시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 세계에 대해서 두려움과 거부감이 아주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대한 현상을 냉정히 관찰하여 개선하는 노력 역시, 우리 인류가 해낼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이 있다.

이와 같은 인류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원시부족의순수성을 믿고 추종하는 것보다는 훨씬 따듯하다고 믿는다.

물론 나와는 좀 다른 시각을 가진 이런 류의 책들이 전혀 무의미하지는않다.

사실 내가잘 알지 못하고 있는, 가치이론의 고찰은 물론, 서구사회에 뿌리 깊은 가치추종과 관련한 근대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배척하는 국내 지식인들의 반논리에 대한 숙고를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무려 600페이지나 되는 책을 짊어지고 읽었던 지난 1개월 시간이 나에겐 헛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가치이론에 대한 나름대로의 차분한 검토를 하기로 했다.이왕지사 학생때부터 마르크스이론을 접할 때, 궁금했던 의문들에 대한 독서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 때야, 동료들 끼리 스터디그룹을 하면서, 학생운동의 동력을 찾기 위해서, 조각조각 마르크스의 이론을 필요한 만큼 모으기 위해 했던 공부를 반성하고 있다.처음 마르크스 이론을 접하고 뜨겁게 가슴을 달군지 무려 29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나는 무엇때문에 사는가?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물질 또는 사회, 역사의 가치를 논하는 심오한 사회이론 때문에, 올 여름은 덜 무더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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