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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장마에 익숙했던 생활습관이 무섭긴 무섭다. 올해 부턴가 기상청에서 더 이상 장마가 시작되었다거나 끝났다고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인식이 바뀌지 않아서 그런지, 조금만 비가 와도 장마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느끼고, 하루 반짝하면 장마가 끝났다고 생각이 든다.
모처럼 쨍 하고 맑은 오늘, 문득 장마가 끝난 것은 아닌지 궁금해서 일기예보를 뒤졌지만, 아무 곳에도 장마의 끝을 말하는 곳은 없었다.
그렇다. 이미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장마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듯 내가 살면서 평생 바뀔 것 같지 않은 자연환경조차 거침없이 변하는 것을 보고, 새삼 자연의 무한한 힘을 느끼는 것 같다. 변하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사실은 알고 보면,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는 섭리를 받아 들여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이와 같은 작은 기상변화에 호들갑을 덜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변화에 민감하지 못했던 지난 몇년동안 우리 기상대가 과거 기록을 고집하다가 곤혹을 치룬 생각을 해 보니, 저절로 실소가 나오고 만다.
조금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람들은 아마도 지금쯤은 변화된 기후에 맞추어 최적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통계학을 전공한 사람의 버릇처럼 추이를 예측하여 살기 보다는, 아직 멀어지지 않은 장마의 추억들을 보다 많이 간직하고 싶다. 앞으로 내가 사는 동안에는 쓸모없는 기억이 될지도 모르지만, 장마때만 되면 떠오른 우리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되새기고 싶다.
무엇이 있을까.
천천히 생각해 보니 참으로 많다.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리플로 남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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