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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최창집교수의 좋은 말씀이 오마이뉴스에 나와서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웬만하면 남의 글이나 생각을 퍼나르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그대로 옮기고 싶을 정도의 내용이라서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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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애도와 평가는 별개"
[오마이뉴스] 2009년 07월 14일(화) 오전 10:54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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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 권우성


소통문제를 주제로 삼긴 했지만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형성되고 있는 시민사회·정치권의 기류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묻어났다.


최 교수는 14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소통에 대한 이해와 오해'라는 글에서 "'소통 대 불통'이든 '민주 대 반민주'든 양극화의 논리와 담론은 현실변화의 문제들을 대면하고 다루는 데 제대로 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 과거 정부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문제가 동일한 것일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열기를 기반으로 민주개혁세력의 연합을 주장하는 것을 염두에 둔 비판이자, 이러한 추모 열기가 자칫 노무현 정부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보다는 '노무현 정부 정당화'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시민사회·정치권이 노 전 대통령 추모와 정치적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터였다.


"민주 대 반민주는 과거지향적이고 복고적인 성격 강해"


먼저 최 교수는 "민주 대 반민주라는 말만큼 정치갈등이 두 개의 진영 사이에서 전개된다는 인식을 잘 표현하는 말도 없다"며 "이 말은 민주화운동과 그 과정에서의 격렬한 대립과 투쟁을 상징하고 당시의 정조를 불러들이는 것으로 분명 과거지향적이고 복고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정치에 대한 이러한 이해방식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정치갈등과 민주주의 틀 안에서의 정치경쟁을 좋은 것과 나쁜 것, 도덕적인 것과 반도덕적인 것 간의 투쟁, 곧 선악개념으로 치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집단적 열정을 동원하려고 시도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선호가 강한 사람들만이 지배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선악의 이분법에 기초한 정치경쟁은 결국 그 의미와 실체가 모호한 '중도주의'만 불러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소통이라는 말을 쓰면서 발생하는 역설적인 현상은, 그것이 개인의사든, 집단의사든 의견, 의사의 소통을 더 자유롭게 하고 그 범위를 넓히기보다 이를 제한하고 억압하는 이데올로기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협애하게 제한된 좌우 스펙트럼의 틀에서 비춰지는 양극단은 나쁜 것이고, 중간이 좋다는 가치판단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결과는 중산층적 온정주의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그렇지 않은 여러 의사를 제약하면서 차이를 인정하는 것보다 없애는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MB정부, 보수정부지만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어"


또 최 교수는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사회의 최상층 이익만을 보장하고 서민과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며, 법의 지배와 인권보장, 권력 운영방식에서 경찰, 사법, 정보기구들이 권위주의적 양태를 보인다고 비판할 수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오늘의 정부를 보수정부라고 부를 수 있지만 이를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정부를 반민주적이라고 평하게 되면, 역으로 '민주정부'라고 생각하는 앞선 정부들은 그만큼 긍정적으로 미화될 것이다. 이러한 정치에 대한 이해방식은, 소통불능을 오히려 강화하는 것이 될 것이고, 이른바 진보세력의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최 교수의 이 발언에 대해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진보진영에서) MB정부가 민주정부가 아닌 유사 파시즘이나 민간독재라고 부르고 그런 전제하에서 싸우는 방법을 얘기하는데 그런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잘못한 것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어야 우리의 미래가 열린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과거 이른바 진보적인 정부들 역시, 경제와 사회정책에서 신자유주의 성장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그 결과로 서민과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은 나빠졌고, 국가의 사법, 경찰기구들은 충분히 민주화되지 못했고, 소통이 잘 안 되었다"고 비판했다.


"민주주의 잘하는 것이 소통 가능케 하는 방법"


끝으로 최 교수는 "야당들은 여당의 실패를 통해 집권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노동, 분배를 결합해 보수정당보다 우월한 대안적 성장정책을 가질 때 집권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위로부터 만들어진 최대민주연합을 강요하는 담론과 운동을 통해 그동안 표출될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의 소리나 여러 사회집단의 의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다원적 토대 위에서 이를 결집하는 방식으로 다수를 형성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최 교수는 "민주정치에서 소통은 투표에서 다수의 표결을 통해 소통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도록 강제되는 조건의 함수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잘하는 것이 소통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지, 소통에 대한 강조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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