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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이번 일본 출장에서는 한류의 최전선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실무자와 책임자를 많이 만나 보았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이제 비로서 일본에서는 한류가 자리잡고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국내에서는 때이르게 한류의 부진과 역풍을 걱정하면서 각종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시점과 비교하면, 의외의 전망이라서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실제로 내가 겪어본 현장의 느낌은 10년전에 일본에 한류를 소개하던 때와 확연히 달라져 있음을 느꼈다. 그 이후 거의 1년단위로 추세를 관찰해 왔던 나로서, 한류문화의 비지니스적 측면을 통해서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몇몇 한류스타에 의존하여 대형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그에 따라서 그 열풍을 전해받는 입장에서 본다면 확연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 한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드라마 시장 역시 거의 관행에 의해서 방송에 걸기만 하는 장사가 되는 쉬운 사업쯤으로 한류를 생각하는 현지 분위기를 본다면, 더더욱 한류열풍은 사그라 들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일본 모든 사람이 아무 꺼리낌 없이 "한류"라는 카테고리에서 방송과 DVD매장에서 "할리우드"와 함께 관련 콘텐츠를 구입하거나 즐기는 현상을 보면서, 이제 한류는 자리를 잡았고 본격적인 시작에 접어 들었다고 확신을 하게 되었다.

짧지 않은 일본 비지니스의 경험에 비주어 언론이나 메니지먼트사에서 만들은 조어인 "한류"를, 정식으로 분류된 정의된 카테고리로 취급한다는 것은, 최소한 일본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이와 같이 대중문화대국인 일본 땅에서 "한류"라는 고유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부나 공공부문은 물론이고, 학계아 문화계 역시 그리 기여한 바가 없음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몇몇 대중문화 기획자들의 상업적이해에 입각한 치열한 노력으로 달성되었다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표현 일 것이다. 왜냐 하면 10년 전부터 우리 대중문화스타들을 팔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을 뚫고 노력했던 그들을 옆에서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한류라는 매개를 통해서 우리대중문화를 일본에 팔기 위한 모든 적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오히려 제3자 쯤되는 국내 문화관련 종사자들의 비아냥이 무책임하고 한가롭게 들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 한류의 일본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진단은 이러하다.

우선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 같은 그룹의 음원이 오리콘차트에 오르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말 음원이 그대로 차트화 되어 전달되는 것이 진정한 한류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내가 어렸을 때, 팝송을 부르기 위해서 영어를 공부한 것과 똑같이, 일본 아이들이 우리나라 가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 말로 노래를 부른다니.

그래서 나는 우리 대중음악기획자들이 자랑스러었다. 이러한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그들의 포부에 자부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한류는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것은 결코 비관적인 진단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돈(자본)의 논리에 빠져 있어서, 대형기획과 스타에 매달렸다는 자기 반성입니다.

조금 더 일본 관객과 호흡하며, 대형기획이나 스타만을 동원하는 자본의 게임이 아닌, 우리의 일상문화를 보여주는 한류비지니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생겼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배용준이나 대장금 같은 상품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승부가 된다는 겁니다. 오히려 작지만 조금더 일본의 대중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우리만의 기획이 사업성이 있다는 분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 졌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되는 겁니다.

종전과 같은 열풍이 사라졌다고, 금새 한류가 사그라 들었다고 판단하는 국내 언론과 인식의 틀을 달리하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야 한류열풍의 진원을 재대로 인식한 말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한류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한 이유가 배우나 스타가 있어서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입니다. 처음에는 그랬을 것으로 생각하고 스타마케팅에 주력하였으나, 지나고 보니 원작들의 작품성과 내용이 일본의 사회에 호소력이 잇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단적인 예로서 김아중의 "미녀는 괴로워"가 일본에서 히트 친 이유가 결코 김아중이 유명해서는 아니라는 겁니다. "미녀는 괴로워"라는 원작의 스토리가 일본에 익숙하고 적당히 조합된 마케팅의 기획력 때문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한류열풍을 위해서도 일본문화나 사회의 흐름에 잘 대응할 수 잇는 기획물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이나 일본시장을 동일한 관점에서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이러저러한 진단과 대화를 통해서, 개인적으로나 사업적으로 많은 소중한 정보와 경험을 전달받앗던 일본출장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마웠던 것은 한류의 일본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저돌적인 추진력과 냉정한 문화감각이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있는 한, 당분간 일본내 한류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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