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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지나갔다. 80학번이 나로서는 늘 5.18이 죄스럽고 부담스러운 만큼, 그 역사의 시대에 버티고 살았다는 것이 자랑이기도 했던 시간들이다. 5.18이 일어난 이듬해부터 끊임없이 광주의 상처를 생각하면서, 5월만 오면 분노와 회한으로 보내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그러한 힘들이 역동화되어 바라던 민주화도 이뤄 냈다고 생각한다.
그 5.18을 맞아서, 대학 학보사의 기자인 나의 아들녀석이 취재차 다녀왔다고 한다.
이틀간의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녀석과 아침상을 마주하면서, 넌지시 물었다. "광주 어떠냐?"
이번 만이 아니고 대학 3년간 이맘때면 늘 광주를 다녀왔던 녀석에게 보여진 광주의 모습이 궁금했던 것이다.
이런 저런 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 나를 보기 좋게 물리치며, 묵묵부답 밥만 먹고 있는 아들녀석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전야제는 보고 왔어?"
아들녀석으로 부터 돌아온 말은 나보다 더 의젖했다. " 전야제 보러 간 것은 아니니까요! 광주의 요즘을 알고 싶어서 갔는데.."
더 이상 물어 받아 속시원한 답이 없을 것 같아서, 밥상머리에서 나 혼자 규정내린 5.18에 대해서 주절주절 읊는 것으로 아침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대단했고, 나 뿐만 아니라 동시대 모두의 젋은 가슴을 타오르게 했던 광주의 뜨거움은 어디갔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나는 특별히 어느 지역을 선호하진 않지만, 광주에 대한 빚 때문에 광주가 잘되기를 하는 마음은 늘 갖고 있는 편이다.
비록 공적인 일이었지만, 광주비엔날레의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세계에 알릴 수 잇는 내용있는 광주문화행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인 광주비엔날레도 여러가지 구설수에 휘말려, 초기의 엄청난 문화적 영향력은 고사하고 지역미술전람회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보고 많은 실망을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한참 비엔날레가 잘 나갈 때, 광주 지역미술인들이 광주만을 위한 행사를 해야한다고 고집피우던 일이 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광주만을 위한 미술행사에 집착한 것이 10년도 안되어 잊혀져 가는 비엔날레로 되버린 것이, 오늘날 우리 사람들의 뇌리에 5.18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유야 어떻든 광주 5.18은 어는 순간 부터 우리에게는 잊어 버리고 싶은 부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또는 광주만의 아픔으로 남기를 바라는 것 같은 분위기 이다.
이에는 광주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뜨거운 민주화의 열망이 어느덧 퇴색하여, 아들녀석에게 똑바로 말한마디 할 것 없이 만들어 버린 지금 우리의 행색이 남루할 뿐이다. 역사적 조망을 둘째치고서라도, 광주를 지역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빛나는 순간으로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순간을 지내왔던 우리의 몫이기도 한 것이다.
민주화로 떨쳐 버렸을 것 같던 광주의 부담이 또다시 무게를 더해 어깨를 짖누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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