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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가에서는 차기 유력대권인사 중 한 사람을 "원칙주의자"로 부르며 치켜 세우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원칙주의자라고 불리는 사람의 일화들을 떠 올리며, 어려서 부터 그랬다고 변죽까지 울린다.
실제로 그는 내가 정치라는 단어를 알면서, 신문지상에서 접한 흔적들중 상당히 많은 부분이 원칙을 고집하는 느낌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집요하리만큼 자기약속이나 조직의 원칙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모습이 나빠 보일리는 없다.
이번 경우에서만 봐도 집권세력의 행태는 원칙주의자의 눈에서 본다면 장난과 같았을 것이다. 무슨 원내대표를 뽑는데, 이 눈치 저눈치 보고, 추대니 뭐니 하면서 불씨를 지피는 것 자체가 원칙을 무시한 행동들인 것이다.
명백히 당내 의원들의 선출로 뽑아지는 원내대표를, 누가 추대하면 되고 안하면 안된다면, 그 절차 자체가 우습게 되버릴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보선에서 완패한 집권여당이 내세운 쇄신책이란 것이, 기껏해야 화합책 정도 뿐이 안되는 입장에서 그 화합책의 대안으로 기껏해서 생각한 것이 반대파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추대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 정당의 수준은 이미 밑바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정도의 대안을 가지고 있는 정당의 입장에서 원칙주의자의 원칙고수는 똥고집정도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원칙주의자의 원칙을 가지고 한바탕 설왕설래 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확연하게 원칙주의자와 몰상식한 비원칙주의자로 가려 버리고 말게 한 이번 사태는, 심정적으로는 돌아 오기 힘든 강을 건너버리게 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같이 원칙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서 원칙주의자는 신기하기도 하고 우습기도한 존재 일 것이다. 그래서 반대로 원칙주의자가 중요해 보이기도 할 지도 모른다.
마치 6년 전에 차떼기 정당이 싫어서 도덕주의자인 노무현을 선택한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사실 도덕주의자라는 것도 애시당초 우스운 생각이긴 햇지만, 대중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을 최면같이 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는 앞으로 4년 뒤에 또다시 최면에 빠진 것 같이 원칙주의자를 선택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미래정치의 구도가 원칙주의자가 필요한 것인지 잘 살펴봐야겠다. 원칙주의자가 내세우는 원칙도 뭔지 잘 모르는 것도 문제이고, 원칙이란 것이 과연 있는지 조차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이 부실할 경우 또다시 우리는 엄청난 후회와 실망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10년후 정도 쯤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가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당하고 있는 배신감과 유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주의자, 원칙주의자 같은 것이 유행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것은 기본 적인 사항일 뿐이고, 선택의 중요요소가 되면 스스로 수준이 드러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또 다시 원칙주의라는 환상에 빠질까봐 겁나는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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