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에 대통령을 지냈다는 사람이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나는 그 시간에도 외국에서 온 바이어를 만나느라 어떻게 되었는지는 저녁에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때마침 만난 바이어는 일본에서 온 사람이고, 과거 일본에서 만났을 때에도 우리나라에서 노무현대통령같은 시민 대통령이 되었다고 큰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이 사람의 사무실에 들렸을 때, 그의 사무실에 우리나라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되어 열광하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는 그리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으나, 한국에 모처럼 제대로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식의 표현을 하던 기억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한국에서 약 5년만에 만나게 되었으니, 우연치고는 상당한 우연이었습니다. 그 사람과 회의를 하는 시간이 노무현이 검찰에 불려가는 일로 아침부터 소란을 떨었으니, 모를리가 없을 터였습니다.
회의를 하던 중간중간에도 그 사람의 표정을 살피고 있던 저에게, 약간의 여유로운 시간이 오자 넌지시 물었습니다. 아마도 불편한 저의 심정을 미리 짐작하여 먼저 질문했다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노 전대통령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글쎄요, 뭐 법대로 되지 않을까요?", 저의 대답에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 비겁한 것 같아요. 남자답지 못해서, 법대로 하기도 글쎄."
이건 원 한국사람이 더 난처한 시간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도덕성도 중요한 만큼, 법도 중요하니 잡범이라도 원칙대로 해야할 것 같아요."
어색했는지 이것으로 끝났지만, 여간 얼굴이 화끈 거린 것이, 그냥 상담이고 나발이고 마치고 싶은 심정뿐이 없었습니다.
아마 그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우스게거리를 찾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가 그렇지 ㅇ낳더라도 우리들의 심정이 그렇다는 겁니다. 마치 큰 컴플렉스를 가진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약 1달 여전에 태국에서 국가정상회의를 시위대가 망가뜨린 뉴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도 쫒기듯이 태국을 탈출(?)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국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절박한 이유로 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았을 때, 태국은 나라도 아니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 까요.
이유를 알아 보니,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우리와 비슷하게 뇌물을 해쳐먹은 과거의 수상인 탁신총리 하나를 놓고 옳으니 그르니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툭탁거리다 국제망신을 산 것 입니다. 문제는 그래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것 같은 그들의 태도였습니다.
한참을 비웃고 지나 갔던 나로서는, 이번 노무현 전대통령의 뇌물의혹사건을 세계가 어떻게 볼 까 생각하니 쥐구멍을 찾고 싶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우리끼리야 이러니 저러니 하지만,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외국인 들이 보았을 때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태국(?)같은 일이었을 까요.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75억이 넘는 돈을 부인과 아들이 받았다고 스스로 밝히고도, 본인은 몰랐다고 하는 것이 상식에 맞나요. 그리고도 자기는 몰랐으니 죄가 없다고 떳떳하고 고개 빳빳히 들고 다니는 것이 맞나요. 또 이런 사람을 "생계형 범죄"라고 두둔하는 사람들은 어떻고요. 더 나아가서, 정치탄압이라고 목청 높이는 사람들의 안하무인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모든 사람들을 위해 새벽부터 나와 노란장미 꽃잎을 뿌리며, 지려 밟고 가라는 사람들과 태국의 노란색 시위자들과 뭐가 틀리나요.
그런데 문제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든 과정이 부끄럽지만 잡범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상대방은 상식범위내에서 상대가 대통령이었으므로 포괄적 책임을 묻고 있는데, 당사자는 모르쇠로 발뺌하고 있습니다. 마치 유치장에 들어 가기 싫어서 발버둥치는 불량배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잡범이고, 그럴 만한 인물도 되지 못하니 억울하다는 겁니다. 전혀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으며 알지도 못한다는, 전형적인 불편한 장애인만이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없는 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봐도 감방만은 피하고 싶어 하는 잡범의 비열한 행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겁니다.
이런 모습으로 우리나라를 외국이 지금 우리나라를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끄러운 시간들 입니다.
이 시간들을 모르고 지냈을 지난 5-6년이 차라리 다행으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가혹한 시간들을 국민에게 강요하면서도, 아직도 정치탄압이라고 우기는 그들의 뻔뻔함이 또 부끄럽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