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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들어 가자 마자 가장 먼저 목놓아 외치던 소리이다. "전두환 군부파쇼 타도"
사실 파쇼가 뭔지도 모르지만, 막연히 독재라는 의미로 알고 옆에 사람들과 같이 외치던 구호이다. 그리고 2학년이 되어서 이념서클에서 후배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파쇼에 대한 용어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사전적의미로서는 파시즘이란 이탈리아어인 파쇼(fascio)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이 말은 묶음[束]이라는 뜻이었으나, 결속 ·단결의 뜻으로 전용(轉用)되었다. 파시즘이 대두하게 되는 일반적이고도 보다 광범위한 배경은 18세기 말부터 누적되어 온 사회적불안과 제1차세계대전후의 만성적 공황 및 전승국 ·패전국을 막론한 정치적 ·사회적 불안에서 초래된 각종의 혁명적 기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따라서 근대사회의 위기적 양상은 모두 파시즘의 배경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알고 있던 독재란 뜻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놀라웠다.
그래도 그나마 그당시(80년-83년)에는 그와 같은 어원을 알고 싶어 접했던 책들이 별로 없어서, 구한다고 한 책들이 운동권의 한 사람이 편역한 책을 보았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이다. 지금은 서점에서 찾기도 힘든 책이지만, "파시즘 연구"(서동만 편역, 거름출판사, 1983)이 그 책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몇몇 연구서를 제외하고, 그나마 파시즘(파쇼)에 대해서 나름대로 학문적 정의를 했던 일반서적중에 처음이었더 기억이 난다.
그 책에서는 그러나 사회주의의 입장에서 내용을 엮는 바람에, 파시즘은 막연히 사회주의의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는 점만 부각시켰다. 물론 그 논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역사적 사실을 논거했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하면서 "파시즘"의 본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당시 운동권들은 "파시즘은 부루지아지에 의해서 중립화되고 위기의 시기에 부루조아지에 의해 그의 정치적 교의로 변형된 대중의 급진적 교의인 반면, 사회주의는 노동계급의 급진적인 반자본주의와의 연대성으로 인해 노동계급의 완전한 혁명적 잠재력을 발현시키게 하는 대중적 교의" 라고 자기합리화를 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정치체제에 대한 최대의 욕이 되었고, 파쇼체제란 말은 최악의 정치체제를 뜻하게 되었던 것이다. 파쇼(파시즘)은 그만큼 가증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면의 정당성을 가진 "욕"도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그 정당성이 상실하게 된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래서 그 파쇼란 "욕"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주안점은 우리가 그토록 저주했던 "파쇼"라는 것이 단순히 독재란 뜻이 아니고,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로서 형성되는 제반 정치.사회.경제적인 양상임에도, 독재란 의미로 단순화함으로써 오해를 하게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 우리 주변에서는 "군부파쇼"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할 정도의 몰입을 보이고 잇는 집단성에 대해서 우려할 만한 일들이 벌어 지고 있다. 바로 그토록 독재타도 파쇼타도를 외쳤던 386세ㄷ나 노무현 주변의 집단들이 히스테릭하게 반응을 보이는 현상들이 그렇다. 도무지 전체주의적 입장에 빠져서, 사회의 다른 현상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잘 못한 일이더라도 거침없이 타당화시키는 그들의 뻔뻔함에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바로 치밀하지 못한 운동이론과 성찰의 결과로 생기게 되는 것이다.
치열하고 냉정하면서도 깊이 잇는 연구와 성찰을 통하지 않은 가벼운 대중이론으로 선동하는 집단이, 얼마나 사회에 큰 부담을 줄 수 잇는지를 알게 하고 있다.
어차피 노사모와 같은 맹목적집단의 입장에서도 이번 어려운 시간이 지난 다고 해서, 집단은 없어질 수 있을 지언정 사람은 남아 있을 것이다.
결국 개인으로 돌아와서도, 보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사회안에 투영된 나의 모습과 생각할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잘 알지도 모르는 용어와 언어들을 남발하면서, 자기합리화에 몰두하는 인생 자체가 덧없음을 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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