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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청와대의 담당관이란 사람이 여론조작을 시도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용산사고가 정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노심초사하던 중에, 때마침 터진 살인범사건을 호기로 삼고 싶었나 보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지만, 펌푸질이라도 해서 크게 만들고 싶었나 보다. 이쪽 불로 저쪽 불을 막고 싶은 속 마음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이고 말았다.

물론 이런 호기를 반대편에서 놔 둘리가 없을 것이다.

당연히 여론조작이니 독재정권이니 하면서 난리를 치고 있다.

이와 같은 싸움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이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생각은 없는 사람들이란 걸 금방 알 수 있다. 오로지 자기네들의 정치적 욕심과 이해만 있을 뿐이다. 그저 야당은 언론법 등 국회에서 자기네가 반대하는 소위 MB악법 저지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싶은 생각뿐이 없다. 물론 반대편인 여당은 자기네 변호에 급급할 수밖에 없고.

정작 용산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대책과 원인을 해결하려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다.

철거민의 생계문제, 생존권 보장문제, 재개발보상문제, 권리금 문제, 재개발이득환수 문제, 이번 일로 생긴 경찰치안권의 집행범위 문제, 경찰의 위상정립 등 이런 문제는 안중에도 없게 된 것이다.

시작은 용산사고로 비롯되었으나, 불은 다른데로 옮겨 번진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목적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식으로 여론을 조작하거나 기술적으로 변용을 가할 수 있다고 믿는 정치권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그토록 MBC를 민주언론의 성지인양 지키려하고 있나 보다. 누구는 MBC를 통해서 여론조작할 거라고 말하지만, MBC가 열린우리당 아이들 또는 정동영같은 자사 출신 정치인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연히 여론조작이나 방송언론기관의 장악을 통해서 덕을 봤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큰 이권을 버릴리가 없을 것이다.

꿀 맛을 봤는데 꿀통을 뺏기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러나 그렇게 신봉해왔던 MBC가 그토록 맹위를 떨쳤어도 이명박정부가 탄생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쥐박이니 2MB니하고, 온통 네티즌 모두가 자기편인 것처럼 떠벌이고 다녔어도 총선에서 패한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여론은 힘이 있을 때 조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속성이 있다. 또한 그것에 대한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도 있다.

그러나 여론은 여론 일 뿐이다. 명백하게 실제 돌아 가는 모든 세상의 큰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천명 수만명이 일시에 외친다고 한들, 상황이 존재하는 한 메아리에 그칠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이 진리든 부정이든 모든 경우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간고하는 것이 힘든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에서 60년이 넘게 김씨 일가가 독재를 하고 있는데, 과연 북한에 있는 국민들이 이를 인정해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북한 주민이 실제로 김씨일가를 존경해서 장기집권을 용인하는 것인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에는 정치적인 탄압과 환경, 자기네 나름의 민심을 실천하는 수준, 권력의 체계를 바꿀수 없게 하는 시스템 등의 장애가 민심과 여론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럼에도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으로 해석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일 것이다. 최소한 북한 국민의 한사람 한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그러한 예보다는 상당히 개방되어 있고 개인의 정치적의지를 반영할 체계 역시 적극적인 상태 임에도, 민심이나 여론은 조작 가능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정치공학자들이 판치는 이유이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그것이 반영이 옳다고 생각하든 그르다고 생각하든, 자기의 관성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녹녹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서로 80년대 패쇄되고 일방적인 시절의 이야기들로 공방하는 우리네 정치권의 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여론은 조작가능하다고 믿을 지 모르지만, 여론 보다 무서운 것은 현실이다. 현실에 유리된 공허한 힘겨루기로 착각에 빠진 정치권의 바보놀음이 더이상 없는 세상은 언제 만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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