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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에 필요한 자료들이 있어서 서점을 들렸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작년말부터 서점가에 유난히 많이 나와 있는 책들이 있다.
다름 아닌 세계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책들이다. 물론 미국발 금융위기에 근거한 엄청난 파도가 주원인이 되겠지만, 세계정치 및 정세관련하여 나온 책들의 반 이상이 세계중심으로서의 미국은 몰락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궁금하여 책들을 한번씩 흩어 보았다.
대부분의 논조는 그동안 세계를 주름 잡았던 슈퍼파워 미국의 힘은 금융의 장악으로 부터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융이 완전히 와해되고 붕괴된 지금의 미국은 더이상 세계의 슈퍼파워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이후에는.
사실 지구상에서 미국이 환영 받는 지역은 극히 드물다. 한국은 두말할 것도 없고, 자본주의의 축을 공유하고 있는 유럽 역시 만만치가 않다. 워낙 미국의 힘이 막강하니 모르는 채 할 뿐이다. 속마음으로는 부글부글한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미국에 의해 악의 축들로 몰린 이슬람지역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
남미에서는 아예 미국을 무시하고 적대시하는 나라들까지 있다.
그나마 온건한 동북아시아 역시 그리 속마음들이 녹녹치 않음은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 민심이 이런데, 금융위기로 촉발된 미국의 위기로 미국이 망하기라도 하길 얼마나 빌고 있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책들은 은연중에 슈퍼파워 미국이 망하길 바라는 논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국력이 결코 금융경제로서만 나오지 않은 것도 발견하게 된다. 전세계 연구개발능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나라, 전세계 유일한 경찰국가로서의 막강한 군사력과 군사기술, 영향력은 줄었지만 여전히 전세계 경제력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경제력, 무엇보다도 부러운 역동적인 인력자원 등이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눈을 돌려 미국만큼 강대했던 로마의 쇠망사를 읽기 위해서 역사쪽으로 눈길을 옮겼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망하길 바라는 얄팍한 심리와 함께, 과연 그런 일이 내가 사는 현세에 일어 날 수 잇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단순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인간이 만든 역사의 교훈대로 하면, 만고불변의 진리는 결국 로마같은 큰 제국도 내부로 부터 망한다는 것이었다.
부패와 사치, 방종한 삶 등 배부른 돼지 역할에 만족할 경우 여지없이 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미국이 망하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사회경제서를 읽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와 같은 관련서적을 찾기 위해서 서점을 뒤졌으나, 결국 헛걸음만 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우리 모두가 우리의 속마음을 일찍 열었을 뿐, 아직 진지한 검토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발견을 하고 서점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남이 죽거나 망하기만을 바라는 서글픈 약소국의 한 무력한 인간을 보는 것 같아서 불편했다. 내가 열심히 개척하고 노력하여 신기원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떨어뜨린 낙전만 주워 먹을 생각을 하는, 한심한 우리 모두의 속마음을 엿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라도 미국이라는 슈퍼국가에 눌린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라면, 이제 그런 일은 그만 하련다.
오히려 내가 나중에 한계에 부딪혀 더 스트레스에 막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미국이 망하든 흥하든 나의 길을 가는 또는 우리의 길을 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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