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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오늘 포스코의 회장이 사의를 공식표명했다고 합니다. 그놈의 포스코가 얼마나 큰 회사인지, 민간기업이 되어 버렸는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비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포스코의 회장이 바뀌면서 생긴 일들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약 10년전 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포스코의 회장에 앉은 뒤였습니다. 저야 문화예술기관에 근무하고 있었으니, 포스코가 어찌되던 남의 일같이 지내던 때였습니다.

때마침 전시운영팀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부장이란 사람이 급히 불러서 테헤란 포스코의 앞에 있는 프랭크스텔라의 조작작품인 "아마벨"을 가져 오면 어떠냐는 것이다. 이게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린가 해서 의아해 했는데, 정말로 사실인 모양이다.

전 정권에서 일했던 포스코회장의 비리를 들추는 중에 프랭크스텔라의 조각도 시비거리에 들어 갔고, 그러지 않아도 흉물같다는 여론도 있고 해서 옮기고 싶다는 것이다.

나야 무슨 횡재가 생겼나하는 마음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준비에 서둘렀지만, 그 일을 하는 중에 우리나라 정치권과 엘리트라는 사람들의 비문화적 발상의 바닥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이유인즉 작품이 흉물같다고 덮어 쒸우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그런 이유를 일부러 들며 성가신 전임회장의 치적을 치워 버리고자하는 생각들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작품을 올기는 것에서 생겼다. 우선 작품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당시 약 15억원 내외로 추정, 작품값 역시 150만불로서 약 17억원정도임) 옮긴다고 해도 옮길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우선 작품을 받아줄 만한 공간도 별로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장소소유 기관들이 꺼리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김대중정권에 밉보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만약에 이전가능성이 있다면, 우리가 제일 높다고 보고 세계적 명품을 가져올 방안에 대해서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스터디를 하면서, 나의 결론은 작품은 옮기면 안된다는 것으로 귀착이 되었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프랭크 스텔라라는 작가가 포스코의 건물과 주변환경을 위해서 철저하게 고려한 작품이란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흉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작품은 슬랩스틱 스컬쳐의 대작임이 분명했고, 포스코 건물의 정교한 이미지를 환경적 보안을 고려한 비대칭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런 작품을 예술의전당 마당이나 주변 정원에 가져다 놓는 것은 작품 원래의 제작의미를 무시하는 야만적 행위였던 것이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그나마, 그 작품의 제작의도를 유지하며 배치될 수 잇는 곳은 예술의전당 경내였으나, 작품무게를 견딜 수 있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공간을 찾기 힘든 것도 큰 원인이었다. 결국 길가변이나 산 속 정원에 배치할 경우만이 가능한데, 이는 위오 같은 이유로 말로 안되는 선택임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작품에 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것은 , 세계적인 대작가에 대한 문화적 결례이고, 세계문화 및 미술계에 우리나라의 천박한 문화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러저러한 구실과 이유를 거론하면서, 논의에 논의를 거드하며 시간을 끄는 방법뿐이 없다는 내부결론을 얻게 되었다.

다행히 망각의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되어, 서슬퍼런 김대중정부의 칼날이 무뎌지고, 여론도 잊혀져 가면서 , 결국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은 그 자리에 자리 자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는 포스코와 문화적 교류를 터서, 몇몇 프로그램 후원을 얻는 계기가 되는 부수익을 얻었지만, 그래도 씁쓸한 마음을 떨치기는 쉽지 않앗다.

하마터면 정치적 논리로 세계적인 문화계의 조롱거리가 될 뻔한 시간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예외없이 다음 정권에서도 새로운 포스코회장으로 바뀌더니, 결국은 지금도 마찬가지 반복이 일어날 모양이다.

무엇이 어떻게 되는,자기네 들만의 박터지는 소모전과 이권 다툼에, 문화쯤은 언제나 내팽겨 칠수 있다는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선진국이 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지금도 그 당시의 아찔하고 위험천만한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은 또 어디서 무슨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함면 두렵기 조차 하다.

언제나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한껏 고양되고 상식적인 나라가 될런지 궁금한 하루다.

또 누가 포스코 회장이 될까.

그 새로 오는 회장은 테헤란로 포스코 건물 앞에 떡하니 서 있는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꼬맹ol 2009.05.21  18:30

자료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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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살꺼야 2009.05.23  05:39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일본에 출장중이라서 간단하게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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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살꺼야 2009.05.23  05:42

생각나는 대로 적다 보니 오자가 많아서 쑥스럽습니다.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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