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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오늘은 우리나라 주요 소프트웨어 수출업체들간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무슨 협의회를 만든다고 해서 가봤더니, 느닷없이 정부 관리들이 나와서 이런저런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가 보구나 하고 넘어가려니, 간담회 말미에 "신뉴딜정책을 위한 예산을 조기 집행해야 하니, 아무거나 좋은 것 있으면 빨리 제안해 달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이 세계1위라고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제로 핸드폰 같은 하드웨어제조부문을 빼면, 소프트웨어는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내외라는 사실은 알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도 위에서 언급한 핸드폰안에 들어가는 소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부문을 제외하면 보이지도 않을 지경입니다.

그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터넷과 핸드폰을 많이 사용할 뿐이지, 관련 핵심소프트웨어 기술력은 땅바닥 수준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술이 이정도로 바닥수준이냐 하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공공연히 알아주고 있거든요. 쉽게 말하면, 미국, 인도 아이들 빼고는 거의 우리가 최고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도 실제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이처럼 엉망이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유감 스럽게도 김대중대통령 재임시절에 IMF를 극복한답시고 정보통신 활성화사업을 한 것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정보통신부문에 종사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지만, 그 당시 김대중정권은 경기활성화와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정보구축사업 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고속통신망구축과 엄청난 휴대폰보조비를 관련 제조업체에게 주어 가면서,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부추켰습니다.

이 예산의 덕을 보지 않은 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였을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실제로 정보통신의 발전을 위하기 보다는 경기부양을 위한 공공부문 예산투입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의 약발을 받은 관련 산업은 왜곡된 발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10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부문의 현주소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기와 LCD부문 등 하드웨어 제조부문만 기형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오히려 기 기기들의 운영기술이 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노력하기 보다는, 눈앞의 장사에 눈이 멀어서 넘치는 자금으로 외국기술을 아웃소싱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핸드폰 장사는 세계1위가 되었으나, 관련 기술의 로얄티로 엄청난 돈이 해외에 빠져 나가는 멍청한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누구도 원천기술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는 손쉽게 아르바이트생 써서 복사기 용역시키듯, 정보구축이란 미명하에 용역사업하는데 몰입하였습니다. 그 용역이 모두 중단된 현재, 국내 소프트업계의 생태는 몰락일보 직전이 되버렸죠.

누구를 탓해야 하나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콘텐츠업계는 살았나요. 아니라는 답이 맞을 겁니다.

결국 눈먼 돈인 국가예산을 파먹는 버릇에 습관을 들인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경쟁력은 땅에 떨어 지다시피한 거죠. 그러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세계시장점유율이 2%언저리에 머물를 수 밖에 안된 겁니다.

이런 대도 다시, 전대미문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뚫기 위해서 공공예산이 또 투입이 된다고 합니다.

4대강유역건설 같은 건설부문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부문도 또 한번 돈잔치를 치룰 모양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험을 한번 치룬 저로서는 솔직히 달갑지가 않습니다.

기술과 경제 모두, 실질적인 노력과 투자 그리고 실천만으로 달성된 과실만이 진실된 행복을 보장해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극약처방을 써야 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현실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의 미래와 산업구조 등을 정밀히 검토하여 예산을 투입하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급하다고 아무 곳에나 마구 예산을 써도 된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우리 중에 설령 그와 같은 자금의 유혹을 받더라도,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냉정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진실된 자세가 요구됩니다.

제발 이번만은  과거 김대중정권이 저질렀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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