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안되냐고 가수 인순이가 항변을 하고 나섰다. 자기가 지금까지 해 온 업적으로 본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다. 거기에다가 같은 대중가수의 선배 격인 조용필의 공연도 했는데 유독 자기만 거절 당하는 마음이 드나 보다.
우선 조용필의 예술의전당 공연은 뭔가 틀렸다. 첫째, 당시 공연의 신청부터 대중가수의 공연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엠프를 최대한 자제 하면서도 무대예술적 요소를 가미하여 완벽한 하나의 공연을 만들고자 하는 요소가 있었다. 둘째, 그것도 모자라서 자기의 무대 조명을 보다 심도있게 하기 위해서 본인이 그 당시 돈으로 거의 2억원에 상당하는 돈을 직접들여서 예술적 무대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노력도 서슴치 않고 시도하였다. 셋째, 대중가수의 흔한 공연방식 중의 하나인 백댄서의 뇌쇄적 무용을 없애고 정적이면서도 스토리가 있는 무대배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실연 악기 연주에 의한 공연을 하기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약속도 받아내었음은 물론이다.
그 당시 그 공연을 본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비록 대중가수의 공연이었으나 상당히 내용있고 스토리가 있으며 공연요소와 공연장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무대라고 생각된다.
당연히 예술의전당 스텝은 그 공연을 하기 위해서 1년 전부터 조용필의 스텝들과 공연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함은 물론이었다. 조용필측의 입장에서 보면 간섭이라고 생각이 되었을 정도로, 예술의전당 스텝은 공연장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였던 기억이 난다. 최소한 무도회장 분위기는 나지 않게 해야 했기 때문이다. 조용필측 역시 힘든 공연을 하면서 무대공연예술의 참 맛을 보았을 것으로 믿는다.
또한 공영장의 매표와 하우스메니징 역시 보다 완벽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각자의 맡은 바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조용필 가수에 대한 중년여자층의 폭발적인 인기에 따른 과도한 관객들의 리엑션을 절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 주안 점을 두었다. 결과적으로 그 날 공연장에 와서 본 대부분의 관객들은 절제된 공연과 운영을 통해서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돌아 갔으리라고 믿는다. 이 역시 조용필측과 예술의전당측의 각별한 준비로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공연 후에 예술의전당 스템들은 대중가수가 클래식 공연장에 서기 위한 최소한의 요소들과 전제에 대해서 깊이 고뇌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공연자체가 그 당시 어려웠던 공연장의 수익구조와 초창기 오페라극장의 인지도 확산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비추어, 더더욱 차분하고도 진지한 규범을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아마도 인순이의 입장에서는 가창력이나 대중적 인기도,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엄청난 액션등의 환상에서 예술의전당 공연을 자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현장에서 인순이의 공연을 많이 봐 온 사람으로서, 한마디로 말해서 인순이의 공연은 현재 상태로는 예술의전당 공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전에도 말한바 있지만, 인순이 공연은 너무나 많은 엠프 등의 기계 힘을 빌리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즉 본인은 엄청남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지 모르지만, 클래식 성악가의 기준으로 치면 함량미달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무대를 휘젖으며 엄청난 활력을 불어 넣는 데에 대한 자신감으로, 어느 무대든 상관하지 않고 내식으로 하면 된다는 착각에 빠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공연의 기본도 모른채 극(劇)적인 요소 없이 클래식 무대에 덤빈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지에 대해서 냉정히 되집길 바랄 뿐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인순이의 대관 거부가 마치 대중가수에 대한 거부로 해석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하게 이번 일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중이니 클래식이니 하는 기준보다는, 과연 인순이의 공연이 그 무대에 설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이 되어 있고 준비되었냐의 문제 일 것이 분명하다.
지금이라도 인순이측은 굳이 클래식무대에 서고 싶다면, 억울하다는 기자회견을 하기 보다는 본인 공여기획서를 다시 한번 살피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임을 충고 하고 싶다.
일반 대중가수의 컷시트 정도로 되어 있는 공연기획서만 가지고, 인순이란 유명세를 힘입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폭력일 수 있음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