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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썩 좋아 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인기드라마는 이런 저런 이유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참으로 놀라운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어떤 출연자가 뭔가를 잘 못 했을 때, 상대방에게 용서를 비는 장면이다. 대부분 무릎을 꿇고 최대한으로 빈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게 있다가도, 뭔가 거짖이 탄로 났다 싶으면 용서를 비는 것이 무릎을 꿇는 것이다.
몇 달 전에 최미수라는 터프가이 배우도 뭔가를 잘 못했다고 공개된 장소에서 턱 하니 무릎을 꿇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의 내면의 진정과는 상관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 호소력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우리 나라 사회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는 것 같아서 안 스럽다.
오늘도 정권이 불교에 불편한 정책을 한다고 보는 불교계에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그런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니까 불교계가 오히려 반발한다. 새끼 나오지 말고 위의 어미 나오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릎꿇고 사과 하란다. 매사가 이런 식이다.
며칠 전에는 청와대가 KBS관계자들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 떠들썩 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관련자의 문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것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 같다.
지금 뿐만아니라 전의 대통령들도 이런 일들이 터 질 때면, 종종 사과성명을 발표한다. 지금의 대통령도 벌써 두번씩이나 대국민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책을 집행하거나 국정을 운영을 하다 보면, 작은 것 부터 중대한 것 까지 실책이 나올 수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부분 해결책이 뻔하다. 사과하고 문책하고 사람 바꾸고 등이다. 조금 심하다 싶으면 국정조사나 특검을 요구한다.
그래도 매번 똑 같다.
이는 사고를 친 사람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원칙이 초보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저 하다하다 안되면 무릎만 꿇으면 된다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분상으로는 내 앞에서 끄덕도 않는 절대권력자가 무릎을 꿇었으니 통쾌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해결의 전부는 아닌 것이 문제이다.
궁극적으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는 방법과 원인분석, 이에 따른 절차적 보완이 오히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번에 미국쇠고기수입관련하여, 국민 건강의 안전을 위한 체계적인 절차를 따랐는지와 그에 따른 절차와 방법을 점검했으면 그만인 일인 것이었다. 그럼에도 무조건 대통령에게 근본적인 원인을 몰아 세우고는 대통령의 사과와 무릎꿇기를 강요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감정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부터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문제를 감정적으로 이끌게 된 원인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무릎꿇는 다고 해결되는 일이라면, 우리 모든 국민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세번 무릎꿇기 운동을 하면 될 것이다. 이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보다 이성적인 다중의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세상 일을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화끈한 폭력배들의 화끈한 사과방법을 가지고 해결하겠다는 것 부터가 초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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