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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일본과의 올림픽야구 준결승에서 통쾌하게 이긴 날이다. 우리의 가슴을 억누르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일은 늘 기분이 좋다.
프로야구가 주축선수들인 야구팀의 승리가 반드시 일본 전체를 이긴 것도 아닌데도 기쁘다. 사실 일본과는 국제무대에서 스포츠는 물론이고 거의 전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우리로서, 무엇이든 하나라도 이긴다는 사실은 기쁨 그 자체다.
이기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고 사는 프로선수들도 일본을 이긴다는 것에 대해서 감격하는 것 같다. 늘상 뭔가 일본에게는 부족하다는 강박관념과, 일본 감독 또는 선수들의 도발적 언행에 속상해 하던 참에 그야말로 통쾌한 응징인 것이다.
그런데 어제 우리 야구팀 감독의 자세와 언행을 보고 이기고도 또 이기는 법을 보았다.
속으로야 쾌재를 불렀음이 분명한데도, "한두번 이긴 것 가지고 일본을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좋은 경기였다.", "우리 선수들은 결승전에 가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는 겸손하면서도 담대한 멘트가 나를 감격하게 했다.
나 같았으면 모처럼 속이 시원하게 이긴 경기를 하고, 있는 대로 일본을 깍아 내리고 우리를 치켜 세우는 말을 해도 뭐라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기자나 일본인들 역시 내심으로는 우리의 감독이 좀 오만하고 교만한 자세로 말해 주길 바랬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감독이 보기 좋게 예상을 깨고, 일본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면서도 별 것 아니다라는 대인기질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런 자세가 계산에 의해서 나왔을리는 만무하지만, 김감독의 의젖한 언행이 우리 모두에게 두번의 승리를 안겨 준 것이다.
나는 김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난감해 했을 일본인 들의 얼굴을 떠 올린다. 그래서 김감독의 의연한 자세에 감사한다.
이것이 두번 이기는 법이다. 최소한 일본과의 경쟁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 각고의 노력에 의해서 불철주야 피땀 흘린 결과이지만, 절대로 이를 자랑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너희도 열심히 했지만 우리의 노력을 넘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 그래야 그들은 더 이상 뒷말을 남기지 않고, 다시 한번 우리를 이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우리 역시 늘상 우리를 이기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는 일본의 존재를 의식해야 할 것이다. 영원한 승리는 없겠지만, 언제든 최선의 결과가 나오게 하기 위해서, 사회의 다른 모든 부문에서 경쟁하는 모든 사람에게 힘이 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일본을 이기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우리가 세계제일이 되기 위한 과정중에 하나이지, 일본만 이겼다는 것이 우리 민족의 유일한 목표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보란듯이 내친김에 오늘 결승전에서도 반드시 우승해 주길 바란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만, 이것이 일본을 세번 죽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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