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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3/09/04
 

몇년전 부터 겨울방학이 되면 외국의 유명화가의 그림을 전시하는 블럭버스터 전시가 시내도처의 미술과과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다른 대중문화 이벤트와는 다르게 미술전시는 거의 대부분이 입장객의 입장료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그래서 대부분의 위와 같은 대형 전시회는 손님끌기에 여념이 없다. 알찬 전시기획이 넉넉치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그나마 수준 높은 미술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서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이다.

블럭버스터 전시는 손님을 많이 끌기 위해서 필요한 유명작품의 확보에서 부터 시작 된다. 그리고 많은 손님을 지속적으로 관람케 할 수 있는 대형 전시장 확보가 관건이다. 이 두가지가 어느 정도 되면 모든 자금을 동원하여 홍보에 전력투구하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속성상 공중파 방송의 협찬을 얻기위해 치열한 섭외를 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많은 손님을 끌어 들인 후에 그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부대사업을 하기위한 아이디어 짜기에 골몰하게 된다. 물론 이를 통해서 외국에나 가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일 것이다.

그러나 블럭버스터 전시의 폐해도 있다. 그나마 많지 않은 우리나라 미술관람객의 대부분을 이와 같은 전시들이 소화해 내고 난 다음에는 웬만한 전시회는 파리를 날리기 일쑤이다. 즉 방학기간이 지난 후에는 전시장의 기나긴 공백기가 생기게 되는 불균형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비싼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과 보험료를 지불하는 바람에 입장료가 고가로 책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미술의 대중화에 장애가 되게 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큰 폐해는 비싼 돈을 들이고 가서 보게 된 전시회의 내용물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대부분 사전기획 단계부터 작업을 하는 기획사의 영세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시물의 확보가 어려운 기획의 속성상 블럭버스터전시는 약 2-3년 많으면 5년 정도의 사전 준비기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전문 전시브로커들에 의해서 전시 아이템이 진행되며, 외견상 공동 주최형식으로 참여하는 방송사나 언론사, 대형 전시장들은 대부분 비용분담의 형식을 빌어 참여하게되는 겉다리이기 때문이다.

전시기획사는 유명 방송을 주최자로 끼워 넣어 홍보와 신뢰도를 높이고, 그 반대는 앉아서 블럭버스터 전시를 유치하고 수익도 나누게 되니 나쁜 거래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블럭버스터전시는 전시물의 내용보다는 전시되는 화가의 브랜드를 홍보의 주 대상으로 하게 되고, 몇몇 유명작품을 제외하고 그 큰 전시를 메우는 대부분의 작품은 소품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몇몇 전시를 보고 와서의 느낌은 실망 그 자체이다. 그리고 어차피 학생들의 방학숙제를 겨냥한 전시라서 그런지 관람분위기 역시 엉망인 점도 더욱 입장료값을 생각나게 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을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기획들은, 작가의 이름값보다는 좀 더 좋고 내용 있는 작품과 수준 높은 관람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하며 들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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