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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재벌들이 부의 축재의 수단으로 미술을 보고 있다고 짐작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최대의 구매자이고 후원자는 다름아닌 재벌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특히 삼성과 워커힐미술관으로 대변되는 에스케이그룹, 과거의 대우 등은 우리나라 미술뿐만 아니라 전시사업의 절대적 후원자 였다.
요며칠 삼성의 비자금을 수사하느라 삼성미술수장고를 수사해본 형사들은 그 규모와 체제에 사뭇 놀랐을 것이다. 그와 같이 엄청난 미술품이 그곳에 보관되어 있을 줄도 몰랐겠지만, 그렇게 체계적으로 보관되었음에 거듭 놀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비전문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공공기관중에 미술의 아카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도 상당히 많은 정성과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물량에서 삼성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적으로 예술의전당 같은 곳에서 대형 국내 근현대미술전을 기획할 경우 삼성등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은 국내 전시기획자라면 누구나 다 동의하는 이야기일것이다.
이와 같이 꾸준히 약 50여년간 그들이 국내미술을 수집할 수 있었던것은 단순히 축재의 수단으로만 간주해서는 힘든 일이다. 충분한 안목과 미술에 대한 사랑, 작가에 애한 관심 등이 함께 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수사는 수사대로 할 것이지만, 이 때문에 재벌들이 국내미술에 보여 주었던 관심과 실질적 투자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제발 국내 언론들도 에버랜드창고라느니, 애견축사 옆이라느니, 접근도 어려운 상엄한 경비가 있는 곳이라느니 하면서 흥미위주로 사건을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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