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삼성비자금특검이 삼성의 에버랜드 미술창고를 수색했다고 한다. 신문에서는 다른데도 아니고 에버랜드라는 유흥단지에 그것도 애견축사에 비밀창고를 발견한 듯이 법석이다.
삼성비자금수사야 그것으로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그 수장고를 가본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최근에야 미술시장에 막대한 자금들이 유입되어 모처럼 호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늘 침체일로였었다. 특히 해방이후 2000년 초반까지 거의 50여년간 우리나라 현대미술은 그야말로 피죽 한그릇 제대로 먹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었다.
그 당시 미술작가의 유일한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미술대전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그래서 미술대전에서 최고상을 받은 그림이나 조각도 전시가 끝나면 처치곤란할 지경이었다. 실제로 그 행사를 주관했던 한국미술협회조차 지금까지 전시된 내역하나 제대로 보관이 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게 힘들때,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삼성의 고 이병철회장은 해방이후 꾸준히 미술대전의 입상이상작을 돈을 들여 사 모았고, 지금의 에버랜드 수장고에 수천점이 넘는 미술품을 소장하게 된 것이다. 즉 그당시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우리 현대미술의 수작들을 일찌기 수집하였고, 그 작품들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체계적으로 보관하게 된 것이다.
지금 급작스럽게 팽창한 미술시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다름아닌 물건, 즉 팔 수 있는 우리 작품이 없다는 것일 게다. 그만큼 우리 현대작가의 작품들이 씨가 마른 것은 바로 그 시대에 아무도 미술에 투자를 하지 않아서 대부분 유실되거나 훼손된 이유가 클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에버랜드 수장고에 있는 작품만이 온전히 남아서 후일 우리 미술사학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미술을 투자의 목적으로만 간주하여 삼성이 비자금유통 채널로만 활용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한번 그 수장고를 가 보시길 바란다. 얼마나 체계적이고 훌륭하게 보관되고 있는지를 말이다. 제대로 관리가 되어야 비로서 작품이 작품으로서 빛을 발하는 것이고, 그런 연후에 투자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미술행정을 했던 사람의 눈에는 부러울 수 밖에 없던 그 수장고를 온 국민이 의심의 눈길로 쳐다보는 것이 안타까워 몇 글자 적어 본다.
|
http://kr.blog.yahoo.com/yunneo2000/trackback/1192691/111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