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시어머니의 복수
| ※독자분들 중에서 더 많은 칼럼을 보시고자 요청하시는 분이 계셔서 일반 칼럼 사이사이에 기존에 출판되었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2000>내용중 일부도 동시에 연재합니다. 제가 영혼에 대해 천착해온 길을 짚어보실수 있고, 영혼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을 살필 수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 아마도 그만큼 여자는 독하다는 게 아닐까. 사실 너무 착한 여자보단 조금은 못된 여자를 선호하는 게 남자들의 야릇한 습성이듯 독한 내력도 무시 못할 매력인 것 같다. 그러나 이 독한 매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 연애시절엔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결혼해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이번에 등장하는 문제의 이 여인이 여자 특유의 독기(毒氣) 때문에 결혼생활에서 치명적인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 독한 여인을 만난 것은 몇 년 전. 잠실 후암정사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그 여인을 처음 본 순간, 중년의 부인답지 않은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참 이상하다’싶어 그녀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그러자 여인은 “저에게는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 하나가 있는데 얘가 너무 말썽을 피우네요. 학교에 무단결석하질 않나, 커닝을 하지 않나, 아무래도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법사님,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며칠 뒤 구명시식이 올려지는 날, 그녀는 “법사님, 얘가 제 딸입니다.”라며 중3짜리 딸을 내게 소개했다. 정신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 딸은 나를 보자마자 뭔가 호소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눈빛은 나에게 보낸 눈빛과는 180도 달랐다. 너무나 공격적인 그 눈빛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했던 것. 순간, ‘왜 딸이 엄마를 노려볼까?’하는 의문이 생겼는데 구명시식이 시작되자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졌다. “내가 너에게 시집살이를 조금 시켰다고 네가 나를 굶겨 죽여? 이 독한 것 같으니라고.” 피를 토하듯 강한 음성이 내 귀에 꽂혔다. 물론 그녀와 그녀의 어린 딸은 듣지 못하는 영가의 음성이었다. 그 음성의 주인공은 바로 그녀의 돌아가신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 영가는 자신의 며느리인 그녀를 향해 “그래, 네가 우리 집 며느리가 될 때부터 걱정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늙어 힘이 없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밥을 굶겨? 이 못된 년 같으니라고.” 내가 이 말을 그녀에게 전하자 그녀는 갑자기 시어머니 영가를 향해 넙죽 엎드리며 “어머니, 그때는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단지, 어머니께서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밥의 양을 조금 줄였을 뿐이에요. 고의로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어머니, 화를 푸세요.”라고 말하며 눈물로 하소연했지만, 시어머니 영가는 그녀를 비웃으며 “이미 늦었다. 네가 나한테 복수를 했듯이 나도 너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미 인간으로 환생한지 오래다.”라고 말하며, “네 딸이 바로 나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던 나는 이성을 잃고 통곡하는 그녀에게 “죄 값은 받으셔야 합니다. 모든 죄를 기꺼이 받으신다면 언젠가는 영각께서 당신을 용서해주실 날이 올 겁니다.”라고 말하고 정성껏 영가께 그녀의 선처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몇 달 뒤 그녀는 다시 잠실 후암정사를 찾았다. 보기에도 몰라보게 좋아진 딸을 데리고 말이다. “시어머니께 못했던 효도 만큼 딸한테는 최선을 다 할겁니다.”라고 말하는 그녀. 그녀는 이미 독한 여자의 모습이 사라진 부드러운 어머니 그 자체였다.
원문보기
|
|
http://kr.blog.yahoo.com/yunmunmu/trackback/11/6052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