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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고대녀’ 김지윤씨 사이의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주 의원이 김지윤씨를 상대로 맞소송을 낸 것. 주 의원은 최근 “김씨가 지난해 6월2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 의원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졌다.
두 사람 사이 공방의 발단은 지난 해 6월 주 의원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여 김지윤씨가 고려대생이 아니라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것. 당시 주 의원은 “고려대 학생이 아니다. 학교에서 제적당했고 민주노동당 당원이자 각종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한 정치인”이라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가 결국 사과를 했다. 그러나 김지윤씨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주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소송도 냈다.
그 가운데서 고소건에 대해서는 지난 3월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대신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지난 1일 법원이 “김씨에게 750만원을 배상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정식 판결이 아닌 화해권고 결정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김지윤씨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지윤씨 ⓒ 유성호
그러나 김지윤씨는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은 양쪽이 합의해 시비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화해권고를 거부하고 판결을 통해 주성영 의원의 잘못을 분명하게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아마도 주 의원은 김지윤씨를 상대로 맞소송을 내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주 의원의 얘기인 즉,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실언에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집회와 인터넷에서 근거 없는 비방을 계속해 불가피하게 소송을 내게 됐다”는 것이다.
자신이 사과를 한 사안이고, 검찰에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렸으며, 법원에서는 화해권고를 내렸는데도 김지윤씨가 계속 끝까지 잘못을 가려보자고 나오는데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지윤씨의 비타협적인 대응에 화가 났을 법도 하고, 계속 가만히 있으면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 의원의 맞소송은 오히려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두가지이다.
첫째, 현역 국회의원이 대학생을 상대로 2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주 의원에게는 여전히 김지윤씨가 대학생이 아니라 정치인으로 보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학생을 상대로 한 2천만원 짜리 소송은 보기 좋을 수가 없다.
둘째, 집회에서 한 발언을 갖고 명예훼손 소송을 내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도 따른다. 원래 집회에서는 온갖 얘기가 다 나온다. 그런데 집회에서 한 발언을 갖고 소송을 내면 아예 비판을 하지말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주 의원이 문제삼은 것은 “주성영 의원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인데, 특별히 허위사실 유포라기 보다는 정치적 판단 내지는 주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성격의 집회 발언을 갖고 명예훼손 소송을 낸 것은 주 의원이 뭔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판단이 들게 한다. 정치적 비판 발언을 갖고 명예훼손을 따지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비난했던 주 의원도 결코 자유로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론이야 법원에서 내려지겠지만, 주 의원의 맞소송은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자신에 대한 시선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의 현역 국회의원이 대학생을 상대로 2천만원 짜리 소송이나 하면서 다투고 있으니 곱게 봐주기가 어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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