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펑키해지지 않았나 싶다. 머리가 참 잼있어졌다. the pearl에서 머리를 숙닥 잘림을 당했다. (거의 디자이너의 카리스마에 눌려 잘림 당했다는 표현이 맞다.) 숙덕 잘라나가는 머리카락을 보면서도 은근히 그녀를 믿는 내 마음이 "이러시면 안되죠~"라는 말을 꾹! 눌러버렸다. 손님의 의사와는 달리 자기 마음대로 머리를 잘라버리는 그녀는 그곳을 100번을 지나갔어도 그곳이 미용실인지도 몰랐던 감추어져 있는 그곳에서는 손님에게 아주 당당하다. 그것이 당하는 입장으로 하여금 순순히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오늘 그녀에게 "얼굴이 멋지게 생겼어요."와 "살을 확~ 빼서, OO하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권해도 빼지 않았던 살을 한번 빼보련다.
그녀의 카리스마가 너무나도 궁금했는데, 오늘 그 마력의 공간에서 아.. 이거구나 하고 느꼈다.
나경환군과 함께. 홍대 길거리에서 똑딱이 카메라의 플래시가 훌륭하지 않냐는 말을 세번 내지는 네번을 들으며 찍힌 사진이다. 훌륭한 플래시다. 참 갖고 싶은데, 지금 갖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자세히 들여다 보진 않았다. 위시리스트가 너무 빡빡해지면 고것들을 손에 넣기위해 머리가 아푸다.
알렉스가 손으로 가리키는 대로 관중들은 그의 노래를 따라 불러 그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마지막 사진에 저 흐믓한 표정을 보라.
-"lucky lucky~" 이 부분을 따라 했던 걸로 기억난다. - 알렉스를 포함해 펜타포트의 무대에 섰던 많은 뮤지션들은 펜타포트의 관객들을 정말 훌륭하다며 공연 내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미디어 라인 앞에서 보면 흥분하는 관객들을 마치 뮤지션의 입장에서 잠깐 바라볼 수 있는데.(포토섹션에서는 뮤지션이 3곡을 부른 후 쫓겨난다. ㅋㅋ) 뮤지션들을 향해 열광하는 그들을 보면 저~ 딴나라의 세계로 공중부양하듯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더라. 그런 것을 뮤지션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본다. 자신들을 향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해주니... 그들은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고,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즐길줄 아는 우리도 정말 행복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세계의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미친듯이 놀아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그 뮤지션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 펜타포트의 관객들 정말 박수를 보낸다. 뮤지션들의 퍼포먼스에 관중들은 훌륭한 피드백을 주고 그 끈끈한 뭔가가를 뮤지션과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이 펜타포트의 공연장은 너무너무 행복한 공간이었다.
placebo 공연 직후. molko와 stefan olsdal은 무대에서 쓰려졌고, 열광하던 관중들도 진흙밭에 쓰러져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보여주던 이들과 그들에 열광하던 이들 모두 음악에 죽어버린 날! 아마도 내 인생에 잊기 힘든날!
페스티벌 첫째날까지 무식하게 비가 내렸다. 덕분에 흙밭이었던 그곳은 온통 진흙탕으로 변해버렸고, 페스티벌이라고 차려 입고 나온 젊은이들에게 논매기용 장화를 신도록 만들었다. (나도 참다 참다 못해 장화 하나 사신었다.) 덕분에 꽃분홍 메니큐어 색은 보이질 않는다. 발톱에 박힌 진흙 빼느라 몇일 힘들었다.
시니컬한 인터뷰 내용과 참으로 엄숙한 포토타임의 저들의 표정들. 그들은 아끼고 아껴, 공연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다. 훌륭한 뮤지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