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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집에서 사는 즐거움" 이만하면 족하지 뭘 더 바라겠는가. 농부의 마음으로 돌아가자. (9) 생태순환적인 농업문화가 대안이요 희망이다! 류기석 yoogiseo@yonsei.ac.kr [조회수 : 48] 1999년부터 일일이 다리품을 팔아 마련한 재활용품들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철마산자락아래 아내를 위한 실험 집을 짓게 되었다. 서울에서 고양으로, 파주에서 포천으로 , 또다시 포천에서 남양주로 거듭됐던 귀농의 여정은 ‘하루를 살아도 인간다운 농부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 재활용품 집앞에서 @ 류기석 2003 경기남양주 때마침 아버님의 포도농장에 200평을 전용하여 최소한의 공간을 할애하여 온전한 재활용품 집을 지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머리로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공부했던 환상을 깨고, 직접 몸으로 부딪쳤던 전원(田園)에서의 실습생활(實習生活) 10년 만에 일이다.
재활용품이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찌그러진 깡통이나 페트병, 폐타이어 같은 건 물론 아니다. 한옥이나 모델하우스 등을 철거할 때 나오는 건축 자재들을 다시 활용하여 집을 짓는 것이다.
도시문명을 뒤로하고 천천히 산골짜기로 넘어가려는 징검다리 지점에서 좀 특별하게 내 집을 꾸며볼 요량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갖던 터에 재활용이라는 화두를 삼아 집을 지었다.

공간마다에는 자연스러움이 넘치도록 방들을 배치하고, 자투리 부분은 재미있고 특색 있게 꾸며보려고 노력했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집은 살림의 역할을 보태 지역중심의 코뮤니티 공간으로서 역사와 전통, 농촌과 농업, 생태와 문화를 위한 사랑방 정담모임을 갖기 위한 장소이면서, 자연의 빛깔을 찾아 갖가지 공부도하고 때로는 자연적인 물들임으로 가족들의 옷도 짓는 실용성을 중시했다.
이 집에는 하루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느낌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TV를 없앴다. 좋은 방송과 영화는 선정하여 인테넷이나 프로젝트로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하며 감동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방안이 온통 골짜기 문화를 아우르는 각종 자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틈만 있으면 봉화나 영양, 영덕 등의 오지마을로 달려가 산속농부들과 밤을 새우거나, 주변의 숲에 들어가 마음을 치유한 장면들이다.
 ▲ 17미터 재활용 목조 컨테이너의 당당함 @ 류기석 2001 경기남양주
우선 집의 골격을 위하여 미군이 쓰다버린 목조컨테이너를 오산에서 싫어와 활용하고, 문짝이나 창호, 타일, 목재, 싱크대, 수도꼭지와 이런 저런 소품들은 양평에서 가져다 썼다. 물론 중고자재라 해서 공짜로 가져올 순 없었다. 고재상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최대한 인간적인 친분을 쌓고,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다.
우선 집을 짓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또랑가를 중심으로 자연석축을 쌓아 흙을 채우고, 터를 닦아 기초를 다졌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포도밭 한쪽 귀퉁이에 십칠 미터짜리 대형 목조컨테이너 두 쪽으로 벌리고는 한쪽에는 안방과 사랑방, 아이들 방 두 곳과 화장실 공간을 만들었다. 다른 한쪽에는 아내의 작업실과 코뮤니티를 아우르는 영상감상실과 책방, 다용도실과 화장실 공간을 두고, 새로 만들어진 가운데 공간은 부엌과 거실 그리고 작은 복도와 실내정원을 조성했다.
 ▲ 재활용품으로 지은 집의 전경 @ 류기석 2003 경기남양주 처음엔 그냥 컨테이너만 놓고 그 안에서 최소한의 공간만을 꾸며 살려고 했는데, 출입문과 창문을 내고 두 컨테이너 사이에 통로를 연결하다보니 예상외로 공사가 커져 기본적인 공간 외에도 다락방, 보일러실 등을 만들고 비가 새지 않게 지붕도 단단히 씌웠다.
그동안 내 집과 뜰을 아름답게 가꿀 생각은 않고, 남이 인공적으로 가꾸어놓은 풍경에 빠져 정신없이 살았다. 겉치레에 불과한 꾸밈에 정신을 잃어 이곳 저곳의 카페를 찾아 다녔던 것이 마음에 걸려 자연스러움이 깃든 생태정원 안에 집을 최대한 가두었다
 ▲ 하늘에서 본 생태정원 @ 류기석 2003 경기남양주 식물원이나 공원, 아름다운 카페나 음식점등은 내가 몸으로 직접 살지 않기 때문에 죽은 공간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폐자재를 재활용하여 값싼 집을 짓고자 했던 것이다.
주변에서 버려진 소품들을 모으고, 산을 파헤치려하는 곳에 꽃과 나무들을 옮겨와 다양한 식물들이 어울리는 생태적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사가 제법 커져 전체 공간은 주택50평, 창고10평, 생태정원 20평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컨테이너를 잇대어 집을 짓는다는 것이 예시당초 무슨 설계도면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었던 터라, 문짝을 구해 오면 그 문짝에 맞추어 문을 내고, 창문을 뚫으면 그 구멍에 맞는 창틀을 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재활용품이라는 것은 현대의 문명처럼 전화로 신청하면 즉시 배달되는 인스턴트 물건이 아닌, 직접 발품을 팔며 일일이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의 문화였던 것이다.
무주의 푸른꿈고등학교 공사현장에서 짓다가 남은 석고보드와 타일, 유명한 그룹총수 별장에서 뜯어온 한옥의 미닫이 문짝이 공간과 공간을 막아주는 칸막이와 이동통로 역할을 하고, 모델하우스에서 갓 구해온 고급스런 문짝은 방들의 여닫이문이 되는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자재를 구했다.
재활용 집에는 같은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천장과 창문 그리고 뮨짝들이 방마다 다르다. 또한 나무 다듬이로부터 장구 같은 전통적인 소품이 한쪽에 있는가 하면 서구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장작난로가 그 옆에 자리를 차지하도록 했다. 이것은 뭔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 전통과 현대의 소품들과 값싼 자재들로 우리집에서는 의외의 절묘한 멋 조화를 이루는 독특함을 연출한다.
 ▲ 다락방으로 오르는 비밀계단 @ 류기석 2003 경기남양주 건물 위주로 지어진 규격화된 집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맞춰 지어진 살아있는 디자인 집이기 때문이다. 재활용된 집에는 어색함이 없고, 불필요한 구석이 없게끔 최대한 신경을 썼다. 다락방으로 오르는 계단도 가끔씩만 사용되는 공간이기에 최대한의 걸림이 없는 접이 식으로 만들어 마치 비밀통로처럼 꾸몄다. 이러한 재활용 생태주택 짓기는 여러 노력 끝에 2001년 봄에서야 완성됐다.
그 후 3년에 걸쳐 마당을 가꾸고, 주변의 돌과 인근에 버려지는 보도블럭을 재활용하여 들어오는 입구 오솔길과 주차장 만들기, 버려진 뻐꾸기시계를 이용한 우체통 만들기, 세면대와 옛 굴뚝을 이용한 화분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특별히 신경을 썼던 곳은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시시각각으로 펼쳐지는 생태정원이였다. 별다른 인테리어 없이도 충분히 멋스러움을 자아내는 마당에는 각종 나무들과 들꽃들이 심겨져 자연의 이치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생활영성이 언제나 가득했다.
 ▲ 생태정원에 핀 어여쁜 초롱 꽃 @ 류기석 2004 경기남양주
이곳에는 작은 연못도 있고, 나무다리도 있어 작은 숲 속의 동산을 연상케 한다. 앞마당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매발톱꽃, 당귀, 천궁, 곰취, 취나물, 참나물, 두메부추, 왕원추리, 긴산꼬리풀, 짚신풀, 계수나무, 때죽, 국화, 상사화, 앉은부채, 하늘말나리, 동자꽃, 섬초롱, 벌개미취, 인진쑥, 선악초, 배나무 등 언뜻 떠오르는 것들만 주워 담아도 끝이 없다.
 ▲ 서재에서 거실로 통하는 실내정원 @ 류기석 2003 경기남양주 생태정원인 마당에 정성을 들인 이유는 마당은 집과 외부 세계를 잇는 통로이면서 마음을 정화를 하는 곳으로, 밖에서 화나는 일이 있을 때, 그 화를 그대로 가진 채 바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마당을 지나면서 치유하고 털어버리는 공간으로 기획했던 것이다.
집을 나설 때도 마찬가로 대문을 나와 마당을 지나면서 가정생활에서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이렇듯 재활용품집은 내일을 위해 살도록 강요하는 자본주의식 삶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이 아니라 내일의 축적을 위해 부정이 용납되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감내하는 그것은 허상이다.
 ▲ 여기에 사는 즐거움 @ 류기석 2004 경기남양주 우리 모두는 오늘을 위해 살고 오늘 먹을 것은 오늘 다 먹어야 한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
매일 옛것이 교차되는 "재활용품 집에서 사는 즐거움" 이만하면 족하지 뭘 더 바라겠는가.
▲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생태정원 연못가 @ 류기석 2004 경기남양주
입력 : 2006년 02월 27일 18:13:33 / 수정 : 2006년 02월 27일 22:53:43 류기석의 다른기사 보기 자연과 함께 자연스러운 삶으로 되돌아 가려는 사람입니다. 생태순환적인 소농의 공동체 문화를 이루는 삶을 골짜기 문화운동으로 지으려고 '하늘 그리운 사람들'(http://cafe.daum.net/noaark)이라는 카페도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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