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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맬서스와 리카도의 논쟁

 세일러 idca****   09.07.06 00:14  



세이의 법칙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던 당대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토머스 맬서스(1766-1834)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세이의 법칙이 틀렸다고 말합니다.


세이는 사람들이 생산물을 팔아 얻게 된 소득을 모두 소비하는 데 사용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득을 모두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소득 중 자기에게 필요한 소비를 다 채우고도 남는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은 미래를 위해 축적된다.


맬서스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경제 전체의 생산이 소득과 같다는 세이의 주장은 인정한다(생산 = 소득).

그러나 소득이 소비와 일치한다는 주장은 틀린 것이다(소득 ≠ 소비),

왜냐하면 소득 = 소비 + 저축, 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비는 생산보다 적다(생산 > 소비).


맬서스의 논리에 따르면,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에 비해 소비가 부족한 불균형 상태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바로 경기침체, 경제위기, 공황의 필요조건이 성립 가능한 것입니다.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는 맬서스의 주장에 대해 재반박합니다.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부의 일부를 축적해둔다고 해도 이자가 나오는 은행에 넣어둘 것이다, 그럼 은행은 그 돈을 기업에 대출해준다, 기업들은 그 돈을 기업의 소비, 즉 투자재를 구입하는 데에 사용한다.


즉 리카도는 저축으로 인해 부족하게 되는 일반 가계의 소비는 기업의 소비인 투자지출에 의해 보충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세이가 말하는 소비는 기업의 소비(투자지출)까지 포괄하는 개념임을 강조합니다.



두 사람의 주장을 정리해 보면,


맬서스: 생산 = 소득 = 소비 + 저축, 그러므로 생산 > 소비


리카도:

소득 = 소비 + 저축, 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저축은 투자로 이어진다(저축 = 투자),

국민경제의 총수요 = 소비 + 투자, 로 구성되는 것이고,

그러므로 총공급 = 총수요



리카도의 논리에 따르면, 저축 -> 투자로의 연결이 매끄럽게 이루어진다면, 사회 전체의 공급은 다시 한 번 수요와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저축 -> 투자로 연결되는 구조는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입니다.


만약 저축량에 비해 투자가 감소한다고 해보자. 그에 따라 이자율이 하락할 것이므로 저축은 줄어들고 새로운 투자는 늘어난다(이자율 하락으로 투자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러므로 저축과 투자는 매끄럽게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저축과 투자가 불일치하는 것은 역시 일시적인 일탈일 뿐, 경제는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맬서스도 투자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는 저축과 투자는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그 사이에 틈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아주 중요한 통찰을 남깁니다.


맬서스는 소득과 소비성향의 관계 때문에 사회 내에 빈부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전체적인 소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투자가 활성화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맬서스의 통찰이 의미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성향의 개념을 납득해야 합니다.

소비성향은 소득 중에서 어느 정도를 소비로 지출하는지 그 비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퀴즈를 한 번 내보겠습니다.

부자의 소비성향이 높을까요?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높을까요?


소비성향 개념은 착각하기가 쉬운데,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부자의 소비성향보다 훨씬 높습니다.


소비성향은 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만큼의 비율을 소비하는가 하는 개념입니다. 즉 소비성향 = 소비/처분가능소득, 입니다.


이 비율은 부자가 높을까요? 저소득층이 높을까요?


당연히 저소득층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극심한 저소득층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삽니다. 번 돈(소득)을 다 쓰게 됩니다. 오히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최저생계비도 벌지 못하여 빚을 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09년 1분기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통계는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입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의 월평균 소득은 85만 5900원이고 이 중에서 처분가능소득은 63만 4100원인데, 이 정도의 소득으로는 필요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여 가계수지가 평균 50만원 적자입니다. 즉 소득 최하위 계층은 생활비를 대기 위해 매월 5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소비성향이 100%가 넘고 있습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번 돈(소득)을 다 쓰지 않고 돈이 남고 있습니다. 위 표에서 최상위인 5분위 계층(소득 상위 20%)은 소비성향이 57.5%밖에 안됩니다. 사회 전체의 평균 75.6%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이처럼 부자의 소비성향은 저소득층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가만히 따져보면 당연한 이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소비성향의 개념을 충분히 익히고 나면 이제 맬서스가 주장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맬서스는 소득과 소비성향의 관계 때문에 사회 내에 빈부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전체적인 소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위의 도표를 보면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내에 빈부격차가 커진다는 얘기는 부자들은 더욱 소득이 늘어나고, 저소득층들은 소득이 더욱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자들의 소비성향은 사회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인 소비는 이전보다 더 줄어들게 됩니다.


과연 맬서스의 주장대로 사회 내에 빈부격차가 커질수록 전체적인 소비가 줄어드는 일이 실제로 나타날까요? 그 실례는 바로 우리 나라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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