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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은 스스로 그 수요를 창출해낸다? 세일러 idca**** 09.06.27 08:27
“공급은 스스로 그 수요를 창출해낸다” 경제학에서 ‘세이의 법칙’이라 불리우는 명제입니다.
1803년에 프랑스의 기업가 장 바티스트 세이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고 자극받아 자신도 경제에 대해 연구한 끝에 경제학 책을 펴내면서 위와 같은 명제를 제시합니다.
간단명료함은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듯 합니다. 이 명제는 그 뒤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 한 마디 말로 세이는 경제학의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오늘 이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여러 경제학 이론에서 불황, 경제위기, 공황이 왜 생긴다고 보는지, 그리고 각각의 이론에 비추어볼 때 현재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출발점은 세이의 법칙이 가장 적절한 듯 합니다.
세이의 법칙을 처음 듣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이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인가’ 하는 반응을 보일 듯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물건 팔기가 쉽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도대체 세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이런 얼토당토 않은 말로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일견 터무니없어 보이는 이 세이의 법칙은 18,19세기의 다른 경제학적 사유들까지 같이 도매금으로 의심(?)받도록 만드는 경향도 있는 듯 합니다.
왠지 까마득한 옛날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느낌, 인간의 인지능력도 지금보다 떨어졌을 것 같고, 경제현상에 대해서도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던 시절에 나온 생각들, 지나간 시절의 역사 기록으로서나 의미를 갖는 생각들이라는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1876년 ‘국부론’ 출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의 정치경제학 클럽이 마련한 기념식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설이 행해졌습니다.
“앞으로 정치경제학이 크게 또는 놀랍게 발전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 현재 정치경제학에서 나오고 있는 논란거리들은 사고가 편협한 교수들에게는 훌륭한 연구거리가 될지 몰라도 이전 시대에 나온 논란만큼 대단한 중요성을 가지지는 못합니다. 위대한 업적은 이미 다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0여년 전에 나온 연설입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 내용에 크게 반박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수리 경제학이 훨씬 더 복잡해 보인다는 점을 제외하고 19세기의 경제학에서 크게 발전한 것이 있을지…
공황에 대한 경제학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세이의 법칙이 그렇게 완전히 터무니없는 말은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첫 출발점이 될 듯 합니다.
우선 세이는 탁상공론에 빠진 학자가 아니라 면(綿) 방적 공장을 직접 경영하던 기업가입니다. 현실세계에 발을 붙인 사람이니 그렇게 터무니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대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세이의 법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다면 세이는 단순해 보이는 한 마디의 말을 통해 무슨 뜻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세이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산물은 창조되자마자 그 즉시 해당 상품의 최대가치만큼 다른 생산물의 시장을 만들어낸다. 생산자는 자신의 상품에 마지막 손질을 가할 때 그것이 즉시 팔리기를 고대한다. 보유하고 있을수록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물건을 팔아서 얻은 돈 역시 바로 처분하기를 바란다. 돈의 가치 역시 멸실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돈을 없앨 방법은 단 하나,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 것 뿐이다. 그러므로 한 상품의 창출이라는 단순한 사건이 즉시 다른 상품들의 판로를 여는 것이 된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해보면,
우선 한 상품의 가격이란 그 상품을 생산해낸 노동자들과 자본가들, 그리고 지주들에게 돌아갈 몫들의 합산이 됩니다. 각각 임금, 이윤, 지대라고 합니다. 따라서 상품의 판매가격은 곧 누군가 벌어들일 수입의 합계와 같습니다.
그리고 이 노동자들과 자본가들, 그리고 지주들은 상품을 생산하고 공급하기만 할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지요. 이들은 일터에서는 공급자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수입으로 각자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회 전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공급은 스스로 그 수요를 창출해낸다”는 말이 맞게 됩니다.
그리고 세이의 법칙은 ‘부분적 공급과잉’의 존재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업가가 자신이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 예측을 잘못하여 부분적으로 과잉생산되는 상품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생겨난 문제일 뿐 경제 전체의 문제는 아니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될 것입니다. 공급 증가 -> 가격하락 -> 수요증가. 공급과 수요는 다시 일치하게 되고 경제는 스스로 다시 균형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처럼 세이는 어디까지나 사회 전체로 볼 때 ‘일반적 공급과잉’이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 전체의 생산량은 사회전체의 소비량과 맞아떨어지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당대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세이의 법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수요에 대해서는 따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공급이 그에 필요한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내는 것이니까요.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공급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만 신경쓰면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주류 경제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불황, 경제위기, 공황은 없다, 가 됩니다. 그렇게 보이는 현상들은 일시적인 일탈일 뿐, 경제는 스스로 균형점으로 돌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어떤 개입을 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당대에도 일부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세이의 법칙에 대해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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