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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6/01/07
 


  사진촬영 : 모나리자






   성불사(成佛寺)와 나그네

                                  모나리자

                             

      2005년 가을

      천안 안서동의 산길을 걷다


      법공양 중인 스님의  독송이 새벽 산을 깨워도

      잠 못 이긴 나뭇잎들이 아차 하는 순간에 生을 놓고 있는

      여기, 太祖 王建의 숨이 끊어지지 않은 사찰 앞의 道나무,

      수령 팔백 년의 나이로는 이제 더 이상

      이야기를 들려줄 힘도 없는데

      행색 초라한 나그네가 와 떠날 줄을 모르다


      나그네여 여기는 어찌 왔는가

      우연히 들렸거든 어서 걸음 돌리시게

      무시무종의 세월 앞에서 팔백 년을  자랑했던 내 몸은 이제

      늙어 병들고

      삼존불과 십육 나한상 혹은 돌부처 앞

      소원 성취함을 채워 주는

      여인네들의 지폐가 아니면 치료도 받을 수 없는 서글픈 몸,

      천 년을 바라보았던 저 아래 그대의 세상

      어느 날엔 바람이 와 말하기를

      천 년 갈 것 하나 없으니 몹쓸 세상이라 하였고

      어느 날엔 구름이 와 말하기를

      서로 다투고 욕심 많은 추한 세상이라 하였네만

      반백년을 살아도 그 곳에서 살고 싶었네 사람으로 살고 싶었네


      道나무 느티나무여 그런 말 마소

      어느 날엔 하늘 나는 새에게 물었더니

      아무 곳에서건 물 한 모금이면 하루가 족한

      저기 저 산이라 하데

      어느 날엔 눈빛 고운 노을에게 물었더니

      세상 다 다녀도 마지막 쉴 곳 저기 저 산이라 하데

      어느 날엔 이 세상 여행 끝낸 망자에게 물어 보니

      이승과 저승의 경계 요단강이 저기 저 산 속에 있다 하데

      그래 나도 모르게 찾아 온 걸음 돌아가라 마시게

      나 여기서 머물다 보면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고

      새가 되고 노을이 되어 천년을 살지

      만년을 살지 누가 아는가


      팔백 년을 산 道나무와

      반평생을 산 나그네의 대화가 끝을 모르는데

      또 한 무리 나뭇잎들이

      성.주.괴.공(成.住.壞.空.) 윤회의 길을 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의 한 하늘이 닫히고 있다 


       成不寺 : 천안 태조산 중턱에 자리한 고려 때 지은 고찰
         道나무 : 사찰 뜰에 있는 느티나무의 이름(수령 800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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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09.10.21  20:45

파란불이 들어왔으니 오늘은 유비님께서 뜰에 계셨었네요.~~^*^
모처럼 여유를 찾으신 것 같아 뵙기가 참 좋습니다. 저는 사나흘 많이 바쁠 것 같아요.
뭐~ 유비님 약올리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고요 ㅎ 제가 출퇴근하는 강원도 횡계에서 진부까지, 산마다 장관이랍니다. 차창 밖으로 보면서도 꼭 무슨 요술을 보는 것 같아요. 녹색의 산들이 울긋불긋 ㅎㅎ~~
이쁜 단풍님들에게 부탁해서 유비님께도 달려가 기쁘게 해드리라고 하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웃음 많은 날들 되셔요 유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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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2009.10.21  21:25

모나리자님, 방가 ~ ㅎ
2주 전에 나두 혼자 차몰고 동해 그쪽..
일부러 미시령.. 넘어 왔죠.ㅎ
왕복 한 열 시간을 차를 몰았더니..
귀가하니까, 앉아도 누워도 몸이 흔들흔들...ㅎ
세월은 역발산 항우도 못 이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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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2009.10.21  21:31

성불사 기읖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자암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소온아 마저 잠들어 홀로 울게 하여라 ~ ㅎ

모나리자님, 감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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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백작 2009.10.22  10:07

처마끝 방울소리가 들리는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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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gjinbae 2009.11.08  01:01

사진도 좋습니다. 벌써 4년이 흘렀군요. 아직도 글 쓰실때의 기분이 남아 있을듯
합니다. 바쁘신 유비님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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