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들이 창광거리에 설치된 판매대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개선조치를 통해 시장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했다. 하지만 2007년 10월부터는 다시 시장을 통제하려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폐 개혁 이후 북한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중대한 경제 실험인 화폐 개혁 조치가 과연 성공할지, 실패한다면 북한 체제는 어떻게 되는 건지 등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체제 불안이 확산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체제 붕괴 등 대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11ㆍ30 화폐 개혁으로 구화폐 10만원까지만 교환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만원 이상을 보유한 주민의 경우 나머지 돈은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민들의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안 좋아졌고, 감정이 나빠지면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 신의주 등 주요 도시 거리는 시장과 상점이 문을 닫는 바람에 마치 계엄령이 내린 것처럼 삼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북 소식지 '좋은 벗들'도 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버릴 수도 없고 어쩔 수도 없는 돈을 처리하려고 주민들 사이에 갖가지 방식이 나타나자 전국적으로 보안원(경찰)들이 일제 잠복에 들어갔다"며 "주민들은 이를 눈치 채고 지인과 가족들에게 '타인과 마주서면 절대 입을 봉인하라'고 주의를 준다"고 소개했다. 소식지는 또 "신의주 채하시장에서는 돈 보따리를 들고 와 닥치는 대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민 반발이 계속되면서 교환 한도를 올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당국이 기존의 한 가정당 10만원에 추가해 가족 1인당 5만원씩 더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며 "4인 가족의 경우 30만원까지 신권 교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당국이 각 가구에 신권 500원씩 주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돈을 많이 갖고 있는 주민들이 그렇지 않은 이웃들에게 구권 화폐를 주면서 신권화폐를 받으면 나누어 쓰자고 제의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만큼 주민 반발의 강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동당 중심의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해온 북한 사회는 통제 시스템이 강하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아직 북한 당국이 사회를 통제하고 장악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1998년 국방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 인민보안성(경찰청)을 방문한 것도 화폐 개혁을 염두에 둔 사회 통제 강화 사전 행보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좋은 벗들은 "화폐 교환 관련 부정 행위에 대해 '무자비하게 징벌하라'는 내각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실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화폐 개혁 이후 인플레이션을 막고 북한 주민에게 물자를 문제 없이 공급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럴 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형중 위원은 "시장 활동이 어려워진 만큼 당장 국영 공장을 돌려 물자를 공급해야 하는데 이런 조치를 취할 재원에 한계가 있어 결국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폐 개혁 조치 실패는 당연히 김 위원장 3남 김정은의 후계 체제 구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베트남의 경우 79년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한 뒤 사회 이완이 심해지자 85년 화폐를 개혁했으나 그래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결국 개방을 선택했었다. 북한이 베트남과 같은 길을 걸어갈지, 기로에 서있다.
[CBS정치부 박지환 기자] 정부가 아프간니스탄에 파견할 경계병력의 파병기한을 2년 6개월로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미군의 철군 일정보다 1년 6개월 가량 늦어지는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 당정회의서 2년6개월로 가닥
정부와 한나라당이 우리군의 아프간 파병기한을 내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6개월로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2일 한나라당 황진하 제2 정조위원장과 장수만 국방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회의를 열고 파병기간을 2년6개월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파병 동의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정부는 우리 군의 해외파병 시 활동기간을 1년으로 하고 필요할 때마다 1년씩 연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파병기한을 2년 6개월로 한 이유는 매년 되풀이되는 파병연장안에 대한 국내의 소모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아프간 현지에서 파병 연기시점에 테러집단이 도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 미군보다 1년 6개월 늦게 철수 논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 현지시간으로 1일 아프간에 대한 병력 증파.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부터 아프간에 3만명의 병력을 추가로 증파하지만 오는 2011년 7월부터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출구전략'도 동시에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의 철수 완료 시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군의 주둔기간보다 먼저 철수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2년 6개월로 우리군의 파병기한이 결정될 경우 미군이 철수를 시작해도 그보다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우리 군의 철군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군은 철수를 시작하는 데 우리 군만 미리 설정한 파병기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파병규모와 기한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만큼 다음주 쯤 아프간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北 전격 `화폐개혁' (파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북한이 지난달 30일 '화폐 개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일 오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중인 북한 화폐를 구경하고 있다. 2009.12.1
주민들 `패닉' 상태..상점ㆍ식당 대다수 문닫아
시장서 혼절하는 여성 목격되기도
신권결제 요구로 곳곳서 승강이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30일 전격 단행된 화폐개혁으로 북한 내부 상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등 사회 전체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는 1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폐교환 소식이 전해진 30일 낮 11시부터 2시까지 북한 장마당(시장)과 직장 업무가 일제히 중단되는 등 대혼란이 발생했다"며 "평성에서는 서둘러 짐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외지 장사꾼과 출장나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역으로 몰려 통제불능 상태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인터넷 소식지를 통해 물건을 파는 상점과 목욕탕, 식당 등이 거의 다 문을 닫고 장거리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방송 `자유북한방송'도 "현재 장마당의 물건 거래가 모두 단절된 상황이며 상인이나 주민 모두 당국의 처사에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거칠어진 현지 민심을 전했다.
일부 식당 등 접객 업소에서는 당장 신권 화폐로 계산할 것을 요구해 손님들과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 신구권 교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새 화폐가 충분히 공급될 때까지 구권을 이용한 상거래도 이뤄지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한 상점판매원의 말을 인용해 "상품의 새로운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물건을 팔 수 없다. 적어도 일주일은 지나야 어느 정도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화폐개혁에 따른 신구권 화폐 교환이 휴일인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좋은벗들'이 밝혔다.
북한 당국이 1일 오후까지 화폐개혁에 대한 공식 입장을 한 마디도 내놓지 않아 구체적인 조치 내용을 놓고도 상당 부분 전언이 엇갈리고 있다.
일례로 데일리NK는 신권교환 한도를 `1인당 15만원'이라고 보도했으나, '좋은벗들'은 가구당 10만원까지 가능하고 기숙사 이용 대학생은 별도로 1인당 3만원까지 교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자유북한방송은 이번에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종의 신권 지폐가 나왔다고 전했는데 이는 2002년 취해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과 똑같은 것이다.
이번 화폐개혁 직전까지는 100원, 200원, 500원, 1천원, 5천원 5종이 쓰였는데 `100대 1' 교환율을 고려하면 200원권(신권 2원)이 없어지고 1만원권(신권 100원)이 새로 생긴 셈이다.
북한 당국이 전격적 조치와 함께 신권 교환 한도액을 제한하자 주민들의 불만과 상실감이 매우 큰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벗들'은 평안북도 신의주 주민이 "겨울을 준비하려고 두 달 가량 고달프게 장사해 번 돈이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처럼 되고 보니 눈앞이 아득하고 손에 맥이 탁 풀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또 혜산 시장에서는 장사를 하는 여성이 화폐개혁 방침을 전해듣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다가 실신했으며 눈물을 흘리며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도 목격됐다고 데일리NK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흥분이 고조되면서 북한 공안기관의 움직임도 빨라져, 인민보안서 보안원과 국가안전보위부 지도원들이 시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전했다.
`좋은 벗들'은 또 한도액 이상의 편법 화폐 교환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기숙사를 지키면서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