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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가지 주제
개설일 : 2005/09/29
 








사진 / himan 님!



      노을 연서(戀書)


      淳 喆 / 강순병


      종일토록, 온 대지를
      밝은 빛으로 비추던 해님이
      하루 일과를 마감할 시간이면


      서쪽 하늘과 마주 보는
      드넓은 바다를
      불타는 핏빛으로 물들이고
      정열적인 사랑의 연서를 펼친다.


      황홀한 연서의 색깔이
      광활하고 너무도 아름다워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으니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고


      낙조(落照) 되어 얼굴을 붉힌 채,
      펼쳐놓은 노을 연서를 거두고,
      더 성숙한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편안한 침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jwlee68 님!




        저승사자


        淳 喆 / 강순병


        이승에서 모든 삶을
        주관하는 저승사자는
        바로, 사람이다.


        농촌엔 제초제 농약으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면서
        사람이 바로, 저승사자라 한다.


        바다에 사는 고기들도
        사람이 잡아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평화로운 낙원이라 한다.


        대자연의 울창한 숲과
        오랜 수령의 아름드리 수목들이
        사람의 의해 순식간에 사라진다.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사람이 다스리고 주관하고 있는데,
        어찌, 저승사자라 하지 않으리오,












      6월의 향기


      淳 喆 / 강순병


      여름이 익어가는 6월
      산속엔 녹음이 우거지고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와
      숲 속에서 뿜어대는 향기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울창한 숲 속을 거닐면
      지난 시절 젊음의 노트가
      파노라마처럼 뇌리에 스치고
      산새들이 반기며 노래를 부른다.


      새들의 노래가 경계의 목소리로
      요란하게 들릴 때, 주위를 살펴보면
      그들의 둥지엔 앙증맞고 귀여운
      알을 낳아 품는 중이다.


      새 둥지를 들여다보면
      새 생명의 신비가 경이롭고
      금세, 내 마음은 새가 되어
      새알을 품어 새끼를 까고 싶어지고
      6월의 향기는 한여름으로 익어간다.






소백산 새알 / 사진: 말대가리 님!
















      5월의 장미


      淳 喆 / 강순병


      온 세상을
      더욱 푸르게
      신록이 우거지는 5월에


      따가운 햇볕이
      초여름을 재촉하니
      뜨거운 사랑을 잉태하듯


      5월의 장미가 오염한 자태로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정열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는 이는 지나치지 못하고
      가지를 꺾으려 손을 대지만


      쉽게 꺾이지 않으려고
      온몸에 가시를 단 장미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며 속삭인다.


      아픔 뒤에 오는 사랑은
      더 아름답고 정열적이라고…….



























사진 / 영취산 진달래



      꽃향기



      淳 喆 / 강순병



      곱게 물든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어 불 지르고



      짙은 향기 타오르는 꽃동산에



      불이라도 끄려는 듯

      비바람이 달려와 지나가니



      운무(雲霧)가

      산마루에 걸터앉아

      꽃향기에 흠뻑 취해 머물고 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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