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후폭풍,제 2의 금융위기 공포
잔치는 끝났다. 이제 궁금한 것은 거품으로 수놓은 화려했던 잔치의 ‘비용’이다.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을 선언한 지 하루만인 26일,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유럽 증시는 이날 3%이상 폭락했고, 채권시장은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또 두바이에 최대 400억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알려진 유럽은행들은 자금 회수에 비상이 걸렸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국지역 국가들은 채권발행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권 뿐 아니라 호주 등 두바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부 국가들의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바이월드 산하 세계 3위 규모의 항만운영기업 DP월드는 호주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올 하반기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가 두바이발 충격으로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두바이 사태로 새로운 위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세 가지 근거를 들어 위기가 재현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우선 두바이외에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가 많다는 것이다.
세계통화기금(IMF)이 아이슬랜드와 헝가리, 파키스탄 등에 긴급 자금지원을 해줬지만 두바이 사태로 인해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 부채가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경기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 3/4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살아난 것은 안정적인 소비회복이 아닌 ‘인위적인’ 경기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에 의한 것이어서 내년 이후에도 이같은 회복세가 지속될 지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두바이월드가 파산할 경우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은행들은 두바이의 상품성을 믿고 그동안 수백억달러의 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두바이월드가 실제로 파산위기로 내몰릴 지 은행들이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을 지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하다” 면서 “이같은 불확실성이 위기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바이 정부는 국제적으로 불안감이 확산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개입은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며 두바이월드의 특수한 재정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두바이의 전례없는 성장은 천연자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제의 초석을 놓는데 기여했으며 고도로 발달한 인프라와 강한 운송ㆍ통신 시설을 갖춘 금융 허브로서 두바이는 앞으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