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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룸바와 클락의 한국야구, 미국야구

2009.08.14 12:42 | ♣ 연예 & 스포츠 | 살리자

http://kr.blog.yahoo.com/xodmfwn9/45179 주소복사


브룸바 클락 한국야구, 미국야구




기사입력
2009-08-14 11:30 |최종수정 2009-08-14 11:40

히어로스의 두 외국인 선수 클락과 브룸바는 한국 야구와 미국 야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줬습니다. ⓒ민기자닷컴

국내 야구 현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클리프 브룸바와 2년째 시즌 두 번째 팀에서 뛰고 있는 덕 클락을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한국 야구에 대해 물었습니다. 미국 야구와의 차이점도 들어봤습니다. 막강 타선 히어로스에서 중심 타자로 좋은 몫을 해주는 두 선수의 판이한 성격이 인터뷰 중에도 그대로 드러나 재미있었습니다.

클락과 브룸바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한국야구, 미국야구 이야기입니다.

피칭

-피칭에 대한 접근법이 한국과 미국 야구가 다른가. 무슨 차이가 있는가.

▶브룸바-변화구 승부가 훨씬 많다. 그리고 많은 투수들이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미국에서는 볼카운트가 타자에게 유리하면 당연히 패스트볼이 날아온다. 여기서는 예측불허다.

메이저리그라면 조금 다른 얘기지만 내가 주로 뛰었던 마이너리그와 비교하면 확실히 변화구 구사가 많고, 제구력도 좋다.

▶클락-한국 야구는 비디오와 다양한 분석이 투수들에게 아주 큰 몫을 한다. 타자들의 약점을 찾아내 그곳을 공략한다. 어떤 타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약한지를 파악하고 공격한다. 그런 점이 많이 다르다.

-한국 투수들의 전반적인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브룸바-역시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 승부에 능하다. 그런데 때론 반복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예측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약점이라고 한다면 확고한 5선발이 구축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약점이라기보다는 선수 저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에는 워낙 선수들이 많다 보니 강력한 투수진을 구성할 수 있다.

▶클락-한국 투수들의 강점은 훈련과 기강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수행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코치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도 좋고, 항상 틀이 잡힌 훈련을 한다. 야수들도 비슷한 것 같다. 약점은 글쎄....... 전체적으로 파워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 정도, 크게 약점을 잡을 수 없다.

-최고 투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브룸바-내겐 야쿠르트 스월로스로 간 임(창용)이 최고다. 그 친구 정말 대단했다. 도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최고다.

▶클락-좋은 투수가 정말 많다. 기아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고 20번(윤석민)이 특히 좋고, SK의 부상한 왼손(김광현)도 대단하다. 작년 내내 류현진을 곁에서 봤는데, 항상 8,9이닝을 문제없이 던질 수 있는 투수다. LG의 봉(중근)도 워크호스이고 삼성 불펜의 19번(정현욱)도 대단한 투수다.(삼성의 불펜의 좌완 (권혁)도 좋다고 브룸바가 거듭니다.)

공격

-미국과 한국 야구가 공격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있을텐데.

▶브룸바-경기 초반부터 많은 번트를 대고 또 맞추는 타격이 많다. 크게 다를 것은 없고, 그 정도가 차이일 뿐이다.

▶클락-여기는 타자들에게도 많은 지도를 한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시즌 중에도 코치들이 많은 것을 지도한다. 미국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어릴 때 기본기를 배운 후에 프로에 가면 ‘네 능력을 믿고 우리가 뽑았으니 이제 우리에게 보여 달라’라는 식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너의 잠재력을 보고 우리가 뽑았으니 이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가르쳐 주겠다’라는 방식이다.

-그런 다른 접근법이 자신들의 타격에도 변화를 가져왔는가.

▶브룸바-아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주고, 또 나도 적응을 하려고 한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는 모두와 똑같이 훈련하고 연습하지만 야구는 결국 똑같은 야구다. 내가 어려서부터 배운 것을 바꾸지는 않는다. 물론 투수에 따라 타석에 들어가면 적응을 하고 변화를 주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

▶클락-브룸바가 말했듯 야구는 적응의 경기다. 다른 나라에 와서 다른 리그에서 뛰므로 끊임없는 적응은 필수다. 경기마다 투수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멕시코, 도미니칸 등에서 뛰었지만 항상 적응해야 했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적응의 문제다.

▶브룸바-내 생각에는 야구보다도 타국의 삶에 적응하는 것이 더 어렵다. 음식이나 이동이나 여행, 그리고 언어의 장벽, 미팅에 들어가도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를 때도 있고, 그런 것들이 야구의 적응보다 더 어렵다.

-그런 변화들이 자신들을 다른 타자, 혹은 더욱 나은 타자로 만들 수도 있을텐데.

▶브룸바-나는 이 리그에 이제 너무 오래 있었다. 처음 왔을 때와는 다른 타자가, 더욱 좋은 타자가 됐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한국 야구에 익숙해져서 미국에 돌아간다면 미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클락-전반적으로 더 나은 타자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홈런 히터는 홈런 치는 데만 주력하고, 빠른 공을 잘 치면 빠른 공을 공략하면 된다. 그러나 여기는 빠른 공을 잘 치면 변화구를 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브룸바가 바로 그 산 증인이다.

처음에는 빠른 공을 노려 홈런을 쳤지만 이제는 다양한 구질의 공을 때려서 홈런을 친다. 나도 그런 면에서 한국 야구에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타자로서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들은 제외하고 뛰어난 타자들을 꼽아 달라.(웃음)

▶브룸바-어~~. 김태균! 그리고 두산의 왼손잡이 어린 타자(김현수)도 대단하다. 우리 팀의 유격수 강정호와 3루수 황재균도 아직 어리지만 대단히 뛰어난 타자가 될 것이다. 두산 3루수(김동주)도 뛰어나다.

▶클락-작년에 동료로 계속 지켜본 김태균은 정말 대단했다. 내가 본 최고 타자 중의 하나다. 홈런 타자일 뿐 아니라 찬스에 아주 강하고, 꾸준하며 단타와 장타를 모두 칠 수 있다. 이범호 역시 아주 인상적이다.

브룸바는 직설적이고 호불호가 뚜렷한 스타일입니다. ⓒ민기자닷컴

수비

-수비 쪽으로 가보자. 내 생각으로는 한국의 내야 수비는 세계적이다. 그것에 동의하나.
▶브룸바-물론 아주 뛰어나다. 그러나 내 생각은 어떤 내야수들도 중남미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메츠의 레이에스나 카스티요 같은 (키스턴)콤보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 수비는 아주 탄탄하고 실책도 많지 않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오히려 코너 인필더(1루수와 3루수)는 한국이 대단히 좋다. 그러나 미들 인필더(유격수-2루수)는 중남미 친구들이 최고다. 그런 콤비는 어디서도 보기 어렵다.

▶클락-나는 외야수라 인필더 쪽은 잘 모르지만 우리 유격수 강정호는 정말 뛰어나다. 좌익수이기 때문에 수많은 리그에서 수많은 유격수 뒤에서 뛰어봤다. 빅리그에서도 뛰었지만 이렇게 수비 범위가 넓고 강하고 정확한 어깨를 지닌 유격수는 많지 않다.(브룸바가 ‘강정호는 아주 민첩하다. 한국리그에서 최고의 유격수라고 생각한다. SK의 유격수(나주환)도 좋은 플레이를 많이 한다.’라며 거들었습니다.)

-외야수 쪽은 어떤가. 전반적으로 어깨가 강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데.

▶클락-외야수들도 강점이 아주 많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외야수들보다 어깨는 강하지 않지만 수비 능력은 대단하다.(브룸바-진짜 빠르다.) LG의 좌익수(박용택)와 중견수(이대형)는 웬만한 공은 다 잡아낸다. (브룸바-두산 중견수(이종욱)는 어떻고, 정말 빠른 외야수들이 많다.)

미국에도 뛰어난 외야수지만 조니 데이먼처럼 어깨는 강하지 않는 선수들이 꽤 있다. 한국 야구는 강훈련을 통해 장점을 더욱 강화시키면서 약점을 커버해 나간다. 그런 것도 강점이다.

▶브룸바-그런데 다른 점은 미국은 가장 적합한 외야수 콤비를 찾기 위해 FA도 데려가고 트레이드도 활발히 하면서 팀을 만들어간다. 좌익수가 조금 느리면 더 빠른 중견수를 찾는 식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9년 동안 한 팀에서 뛰어야 하니 변화를 찾기 어렵다. 2003년부터 한국에서 뛰었지만 일부 신인들과 유격수(박진만) 등 두 명 정도 빠져나간 것을 제외하면 선수 변화가 거의 없다.

그러니까 한 번 강팀을 구성하면 한동안 군림할 수 있다. 우리도 2년 연속 우승을 했었고, 그 후에는 삼성이 두 번 우승. 그리고 SK도 두 번 우승하면서 계속 강팀으로 남아있다. 변화가 쉽지 않은 한국 리그다.

작전, 심판, 외국인 선수의 삶

-경기를 끌어가는 작전에도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

▶브룸바-와우! 그건 정말 말하기 어려운 문제인데.(웃음) 미국에선 경기를 하면 무엇이 일어날지 대충 알 수 있다. 한국 야구는 경기마다 예측 불허다. 매일 뭔가 다른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경기 중에는 집중하기 때문에 흐름을 따라간다.

그러나 끝나고 나면 클락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야구에 이런 상황도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한다.

▶클락-투수 교체 같은 것도 때론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고, 낭비하는 투수 기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야구 문화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스몰볼을 많이 구사하기 때문일까?

▶브룸바-그럴지도 모른다. 이제 경기 초반 번트에는 익숙해졌다.

▶클락-스몰볼? 글쎄 그런 잘 모르겠다. 올 시즌을 보면 홈런 타자들도 아주 많다. 히어로스, 기아, 롯데, 삼성 등 대부분 팀이 ‘롱볼 히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야구는 스몰볼과 롱볼이 접합된 야구로 가는 것 같다.

말주변이 좋고 서글서글한 클락은 소상히 의견을 밝히면서도 무리수는 두지 않았습니다. ⓒ민기자닷컴

-스트라이크존이 미국과 다른가.

▶브룸바-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그보다는 다른 차이가 있다. 리그에서 긴 시즌을 뛰고 존재를 입증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때론 그것이 우리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누가 마운드에 서고, 누가 타석에 있는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되는 것이 야구인데 난 한국 리그에서 루키였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클락-무슨 뜻이냐 하면 미국에서는 루키가 마운드에 오르면 정 가운데 던지지 않는 한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마리아노 리베라나 그렉 매덕스 같은 베테랑이 마운드에 오르면 보더 라인에 걸친 공이라도 손이 올라간다. 그건 오랜 기간을 뛰면서 존재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브룸바-알버트 푸홀스 같은 선수도 마찬가지다. 트리플A에 있을 당시 푸홀스는 심판들에게 존중을 받았지만 빅리그에서 가서는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을 입증하면서 다시 최고의 타자가 됐고, 그에 합당한 스트라이크존의 대우를 받고 있다. 아, 2년째에는 나도 그런 적용을 받았다. 당시 우리는 최강팀이었으니까. 어떤 팀에서 뛰느냐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매일 매일 투수들뿐 아니라 심판들에게도 적응해야한다.

▶클락-(웃으면서)노 코멘트 하고 싶은데. 한국 심판들의 자질은 뛰어나다. 노장 심판들은 경기 운영이나 판정이 아주 매끈하고 정확하다. 그러나 아직 배우는 어린 심판들은 여기든 미국이든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아주 예민한 사항인데 나중에 술 한잔하면서 더 이야기하자.(웃음) 히어로스에 대해 말해 달라.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직 희망은 있는데.

▶클락-순위를 보면 우리는 6위지만 여전히 삼성이나 롯데를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아직 그 팀들과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야구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2년 전인가 로키스는 막판에 13연승인가를 거두면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까지 갔었다. 희망을 버릴 이유가 없다.

▶브룸바-물론 1위 탈환은 어렵다. 그러나 4위는 충분히 노릴만하다. 우리가 야구를 하는 이유는 스스로 믿고 온 힘을 다해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다. 포기는 없다.

-외국인 선수들은 항상 성적을 내야한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슬럼프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들이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는가.

▶브룸바-그런 점은 늘 짐이다. 어떤 팀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다른 것 같다. 어떤 팀은 슬럼프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2년 계약을 맺는 외국인 선수는 하나도 없으니 늘 다음 시즌을 걱정해야 한다. 슬럼프에 빠지면 코치나 동료들이 와서 괜찮다고 위로를 하지만 실은 괜찮은 것이 아니라 언제 퇴출당할지 알 수 없다.

▶클락-100% 동의한다. 외국인 선수가 와서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참아주는 기간이 훨씬 짧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실이기에 항상 머릿속에 맴돈다.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남들보다 훨씬 빨리 벗어나야 한다. 브룸바처럼 오래 뛰면서 실력을 입증하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늘 그런 중압감을 안고 산다.

▶브룸바-외국인 선수는 방출되지 않는 한 한국의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구단에서 주는 연봉도 딱 정해져있다. 아무리 잘한다고 규정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없고, 여러 팀이 경합을 벌이는 일도 없다. 그러나 방출되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 늘 그런 중압감이 있고, 또 아무리 잘 해도 정해진 것 이상의 보상은 받지 못한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긴 시간 솔직한 인터뷰 고맙다. 남은 시즌 건강히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란다.

▶브룸바-나도 즐거웠다. 히어로스 팬들에게도 안부를 전한다.

▶클락-언제든 환영이다. 우리는 히어로스가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서 뛸 것이다.

외국인 선수로 산다는 것, 참 만만치 않습니다. 거액을 투자해 성적을 내라고 데려온 것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국내 선수들과는 또 다른 중압감이 늘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러나 그것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이고, 그럼 점에서 히어로스의 두 외국인 선수는 성공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최정상의 선수들과 어울려 함께 땀을 흘리고 오직 팀의 승리를 위해 치고 달리는 모습은, 그들에겐 치열한 생존의 장이면서도 동시에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또 다른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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