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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9/29
 

남북에 서로 좋다더니…개성공단 고사(枯死) 위기

2008.11.29 11:03 | ♣ [속보] 세상 돌아가는 뉴스 | 살리자

http://kr.blog.yahoo.com/xodmfwn9/44531 주소복사


개성공단 고사(枯死) 위기




기사입력
2008-11-29 03:05 기사원문보기

거래처 주문 급감하고 대출심사 보류돼

공단 폐쇄땐 투자 손실 최소 5000억원


"24일 북측의 인원통제 조치 발표가 나오고 사흘 뒤인 27일, 옷 제작을 주문했던 원청업체가 내년 봄 옷 발주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연락해왔다. 1년 매출의 30%에 달하는 물량이다. 대책이 없다."(A의류업체 대표)

"북측이 12일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자 다음날 금융권이 대출 심사를 보류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도 싫다."(B섬유업체 관계자)

북한의 육로 통행 제한·차단, 상주인력 감축 조치에 따라 28일 개성 지역 우리측 상주인력 500여명이 복귀를 시작하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예고된 피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거래처 주문이 50% 넘게 줄어"

개성공단에는 현재 섬유·전자부품·기계금속 등 업종의 88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상주 인력을 축소하는 조치만을 취해 외형상으로는 공단을 유지했다. 입주 기업의 인력 감축에 대해서는 북측이 유연한 입장을 보여 기업의 실제 상주 인원 감축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로 이미 부도 직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에스제이테크 사장)은 "이미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주요 거래처로부터 주문이 50% 이상 급감했다"며 "부도 위기에 놓인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C업체 대표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를 결합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개성에 갔는데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100억원을 들여 설비 투자를 해 북측 공장의 생산 비중이 절반이 넘는데,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전체 생산이 큰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손실, 돈으로 환산 안 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 통일국제협력팀장은 "지난 10년간 남북 관계는 경제적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북한은 최근 우리 정부의 활동이 북한 정권의 정치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제재는 단계적으로 수위가 높아질 것이며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북한 봉동역으로 가는 마지막 화물 열차가 안개 낀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을 떠나고 있다. 북한은 남북한을 오가는 정기열차를 다음달 1일까지 중단하라고 통보했으며,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달 29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오종찬 기자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도 북한이 '1차적 조치'라고 표현한 만큼 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14~19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입주 예정 기업 6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4.1%)이 "남북 경색이 장기화할 경우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 중 상당수는 북한의 저임금을 노린 섬유, 단순가공 기업들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출한 곳이 많다. 1단계 1차 분양기업들은 남북협력기금으로 투자비용의 50%까지 대출을 받았으며, 2차 업체들에게는 신용보증기금 특례 조항을 통해 시설자금 100억원(투자비용 70% 이내)까지 보증을 해주고 있다.

개성공단 진출 기업 중에서는 개성이 폐쇄되면 당장 다른 곳에서 생산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섬유·봉제업체 D회사 관계자는 "봉제 공정을 100% 개성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국내 봉제공장을 알아봐야 하는데, 국내는 인건비가 높아 생산단가가 올라갈 텐데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때 이런 일까지 겹치면 회사로서는 엄청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입주 업체들은 정부가 '남북 윈윈 모델'이라고 홍보했던 만큼 이번 문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부품 회사 대표는 "애당초 정부만 믿고 개성에 들어갔다"며 "정부가 계속해서 '의연한 대처'만을 강조하다가 공단이 폐쇄라도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시 설비투자 손실의 90%까지 보전받아

입주업체들은 북한측 귀책 사유로 투자분에 대한 손실을 입게 되면 남북 교역·경협보험의 손실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보험 가입 기업들은 유사시 최대 50억원 한도 안에서 토지·건물·기계 같은 설비투자에 대한 손실의 90%까지 보전받을 수 있다. 보험금은 정부가 조성한 남북협력기금에서 지급한다.

현재 개성공단 88개 입주기업 중 70여개 기업이 이 보험에 가입해 있다. 하지만 보험금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에나 지급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시민연대 추정에 따르면 개성공단 폐쇄시 투자 손실은 최소 5000억원이 넘는다.

이임동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은 "입주 업체의 기회비용 상실과 협력업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비롯한 유·무형 피해를 감안하면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손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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