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 '투항'시한 넘겨 대량검거 임박
문화일보|기사입력 2008-03-18 14:30
티베트(시짱·西藏)의 수도 라싸(拉薩)가 초긴장 상태 속에서 18일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게 투항하라고 통보한 최후통첩 시한(17일 자정)이 지나면서, 티베트는 ‘대량검거 대 결사항전’이라는 일촉즉발의 위기 앞에 몰렸다. ◆“라싸 시내 전역에 검문소”= 라싸 거주 외국인들에 따르면, 현지는 표면적으로 평온한 분위기이며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인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시내 곳곳에는 시위 통제를 위해 많은 곳에 검문소가 설치돼 있다. 프랑스 패션 디자인 회사 인턴 사원으로 라싸에 4개월 동안 생활해온 한 프랑스 여성은 17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라싸 시내 전역에 검문소가 있으며 허가증을 소지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외국인들이 긴박감이 덜한 라싸시 교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비행기로 라싸에서 쓰촨(四川)성의 청두(成都)에 도착한 수잔 웨트모어라는 이름의 캐나다인은 하루전 경찰들이 “라싸 시내의 가가호호를 찾아가 시위가담자를 색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오전 현재까지 시위대가 집결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원 등 거점지역들에 대한 검거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병력이 사원 등이 진입할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가 초래될 가능성이 많다. ◆ 중국정부 명분쌓기 = 중국 정부는 17일 라싸에 치안병력을 추가 파견한 데 이어 이날 하루에만 오전과 밤 긴급기자회견을 두 차례나 열어“의법조치”를 강조하는 등 대량검거가 물고 올 충격의 최소화와 명분쌓기에 나섰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후통첩 시한을 3시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16개 국가에 위치한 재외 중국대사관 등 외교공관의 인력과 차량과 시설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후통첩 시한이 지난 뒤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조치해 티베트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창바 푼콕(向巴平措) 중국 시짱자치구 주석도 기자회견에서 18일 이후 무차별 검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야후와 구글, 유튜브 등 주요 포털이나 동영상 사이트는 물론 CNN, BBC 등 주요 외신의 웹 사이트도 중국내에서 수일동안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쇄도하는 언론매체들의 티베트 현지취재 요구는 철저히 봉쇄됐고 일부 외신 기자들의 e메일에도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 베이징서 첫 동조시위 = 티베트 독립촉구시위는 중국 베이징에까지 확산됐다. 로이터, AP통신은 17일 티베트족 대학생 200명이 이날 베이징(北京) 시내 중앙민족대학의 교내 광장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숨진 티베트인들을 위로하는 연좌 촛불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그러나 중국 당국이 정한 티베트인 투항 시한인 이날 자정 수시간 전에 당국에 의해 해산됐다. 시위를 지켜보던 외국 기자들은 사진 촬영을 제지당했으며 현장을 떠날 것을 요구받았다. 이날 연좌 촛불 시위는 티베트 시위사태 이후 베이징에서 일어난 첫 동조시위다. 또 간쑤(甘肅)성 마추에서도 이날 수천명의 승려와 티베트인들이 경찰과 충돌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 현지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었다”며 “10여명의 경찰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중단시켜 달라며 국제사회의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망명정부는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긴급 호소문에서 “중국 정부가 정한 투항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즉각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김도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