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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가지 주제
개설일 : 2005/09/29
 

 

      남편이 잠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며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핼쑥한 모습이 안스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고기부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젯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부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아버님.. 만원이예요..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하고 약주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느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 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스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다음 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주먹만한것이 이제는 훌쩍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니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 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배돈으로 줍니다.
      " 할아버지.~~ 고맙습니다아~~~"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외동딸 지연이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배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왜? 우리 지연이 학교 가고 싶니??"
      지연이는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서 세배돈으로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여??"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김치쪼가리 뿐이라...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원을 넣어 둡니다.
      [여보 내일 좋은 것 사서 드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통통이 2006.10.21  07:25

살리자님~
주말 멋있게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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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 2006.10.21  09:42

너무나 소박하고 아름다운 가족입니다. 비록 없지만 사랑만큼은 가득찬 아름다운 부자의 모습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가족이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빌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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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자 2006.10.21  11:32

통통이님, 오늘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날이군요~!!
새벽수행때, 흑진주님, Sunlight님이 고마워서
눈시울을 붉혔는데,
낮에는 통통이님 글이 또다시 눈시울을 붉히는군요~!
너무 좋은 글 고맙습니다.
메신저가 싫으시다니 대화할 길은 없고,
이렇게라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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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자 2006.10.21  11:32

Pero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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