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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9/17
 

부끄러운 고백이긴 하지만 이야기 한다.
블로그는 어쩌면 자신에게 쓰는 독백같은 것이기에...

어제는 핀란드어 수업이 있는 날이었지만 결석을 했다.
이유는 폴란드에서 온 같은 반 남학생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워서다.

지난 월요일 수업중에, Onk o sinulla 온꼬 시눌라.., 당신은 ...가 있습니까? 라는 표현을 이용해서 자기 옆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이 일어났다.

남편이라는 단어와 아내라는 단어를 혼동한 내가 엄연한 남자인 그에게 Onk o sinulla mies? 당심은 남편이 있습니까? 라고 물어본 것이다.

웃음을 터트리는 학생들을 보고서야 비로소 내가 저지른 실수를 깨달았다.
나는 프랑스에서 흔히 그랬던 것처럼 "It's possible." 그럴 수도 있잖아. 라고 말하며 농담을 했다.

학생들은 더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그는 홍당무가 되어 대답했다.
"Ei ole" 아니오, 나는 남편이 없습니다.

바로 그 순간에서야 나는 폴란드에서 온 사십대 중반의 그 무슈가 상처를 받았거나 화가 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그래도 이런 종류의 농담이 통할 수 있다.
벨기에나 스페인 처럼 호모인 사람들이  당당히 결혼을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그들의 동거는 결혼과 똑같은 법적인 보호를 받으며, 사람들의 편견적인 인식도 많이 줄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한 농담이었는데,  수업 내내 식을 줄 모르는 그의 홍당무 얼굴을 보니 겁이 더럭 났다.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사과를 하거나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않았다.

결국 어제 수업에 결석을 하고 말았다.
사나에게 심각하게 털어놓으며 충고를 구했더니, 충고는 커녕 배꼽을 쥐고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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