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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애지중지 키우던 아들 도준(원빈)이 살인범으로 몰렸다. 억울하다. 어수룩하다 못해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도준이 그럴 리 없다. 경찰도, 변호사도 '나 몰라라'다. 그래서 '마더'(김혜자)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후반부,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우리를 이끄는 <마더>는 <살인의 추억>과 닮은 듯 다른 스릴러다. 일단 <마더>의 '마더'와 아들 도준은 <살인의 추억>의 '향숙이'를 좋아하던 용의자이자 목격자 백광호와 그의 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백광호가 아버지에게 '불구덩이에 왜 넣었느냐'고 원망하던 장면을 떠올려 보시길. 먼저 가장 큰 공통점, 그러니까 한없는 모성애를 쏟는 엄마는 아들의 정신적 상처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 <살인의 추억>은 쫓는 자의 심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마더>는 피해자가 누구인지가 아들의 억울함을 위해 범인을 쫓는 '마더'의 심리 못지않게 중요하다. 부연하자면, <살인의 추억>은 연쇄살인범을 죽도록 잡고 싶던 형사들의 심리를 통해 1980년대의 시대 공기를 담아냈다. 그러나 <마더>는 피해자인 여고생을 죽인 범인의 존재와 마주하게 되는 '마더'의 좀 더 내밀한 심리에 좀 더 집중한다. '마더'가 사회적 타살에 가까운 여고생의 죽음의 진상을 알게 뒤 오열할 때, 우리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적 주제로 '모성애'를 끌어온 이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극의 긴장감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국민엄마' 김혜자 선생의 '얼굴의 스펙타클'이다. 김혜자는 갈대밭을 거닐다 야릇한 표정으로 막춤을 추는 영화의 오프닝부터 극이 전개될수록 애처로움과 광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명연을 펼친다. 김혜자는 기존의 모성애를 깨부수고 싶었다는 봉준호 감독과 관객의 기대에 200% 부응하고 있다. 또한 스릴러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내밀한 인간 심리를 포착해 내는 봉준호는 네 번째 장편영화에서 실로 절정의 연출력을 뽐낸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무의식적 공기를 담아내는 통찰력을 견지한다. '사회적 타살'을 겨냥한 피해자, 그리고 속죄도, 오열도 맘편히 할 수 없는 '마더'의 감정을 포착하는 후반부는 관객인 우리 또한 마치 가해자의 대열에 서야할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고 장자연을 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이 사회적 타살은 기어이 급작스레 서거한 전 대통령의 죽음까지 떠올리게 만든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사회적 타살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마더>가 우리를 불편하고 슬프게 하는 이유는 그 책임의 무게와 개인적 회피 사이의 고뇌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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