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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나리 종부전 > 110분의 전무후무한 진귀한 경험

2008.05.15 12:45 | 필진 단평 | 우디79

http://kr.blog.yahoo.com/woodyh79/246 주소복사

 


http://pds9.egloos.com/pds/200805/15/64/b0054364_482bb18199d19.jpg');">

이 어이없는 영화의 장르를 무어라 정의내릴수 있을까. 컬트 로맨틱 조폭 가족 코미디? 그러니까 온갖 잡다한 장르 영화들의 클리쉐를 '무늬만' 가져다 차용한 이 영화는 간만에 만나는 B급, 아니 C급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안드로메다에서 착륙했던 분위기의 <천사몽>을 계승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랄까.

사실 기본 구조만 놓고보면 꽤나 전통적이다. 물론 <못말리는 결혼>이 벌써 김수미 카드를 들고 100만 관객을 훌쩍 넘는 의외의 성공을 보여줬지만 이질적인 두 집안의 결합이란 구조는 온지구 관객들에게 먹히는 소재다. 거기다 한국적인 '종가집'이란 설정은 장년층에게는 더 친숙하게 다가설 '가능성'이 존재하니까.

하지만 플롯은 온데간데없고, 에피소드의 나열은 애국가 시청률 드라마 보다도 못하고, 철없는 조폭 개그가 남발하며, 주인공들의 행봉은 당췌 매력도, 동기도 없다. 감정에 앞서는 음악은 지금은 울어야, 웃어야 할 시간이란 걸 친절하게 혹은 난폭하게 질러대는 수준이고, 카메라 앵글은 클로즈업을 남발도 모자라 이게 촬영을 한 건지 그냥 들이댄거지 모를 습작 수준이다.

아, 주얼리의 박정아? <박수칠때 떠나라>에서 일정정도 연기를 보여줬던 그녀지만 영화가 산으로 가는데 자신이 '개념' 영화로 만들 재주야 만무하지 않으랴. 게다가 이제 나이도 꽤 되는데, <궁>에서의 윤은혜 연기를 따라잡으려니 보통 당혹스러울수가 없다. 보는 사람이나 연기하는 사람이나. 뭐, 소속사에서 민 영화라지만 감독이 여배우에게 그리 애정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건 분장이나 카메라 앵글이나 조명에서 모두 여배우를 예쁘게 만드는 능력이 전무하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하지만 이 고난의 110분을 참다 보면 느껴지는 바가 있으니, 그냥 닥치고 의식을 저 우주에 내려다 놓으라는 거. 종가집 앞에서 조폭들과 주민들과의 전투가 벌어질 때 조선시대식 대포가 터지는 상황에 다다르면 이 종가집은 <천사몽>의 미래 도시가 아닐까 하는 환각이 살짝 든다. 그렇다. 어쩌면 <날라리 종부전>은 작정하고 만든 B급 컬트 코미디일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음모론이 느껴진다. 가수 출신 여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하고 한국 영화의 클리쉐들을 이리저리 끌어오면서도 이런 식으로 남의 돈 쓰면 안된다는 일종의 한국 영화에 대한 경고장.

더욱이 이 영화가 2년 동안 묵었다는 데에 더 큰 비애가 느껴진다. 그러니까 한창 눈먼 돈들이 한국영화에 쏟아져 들어오던 바로 그때 완성됐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어이 없는 완성도 때문에 개봉하지 못하다 주얼리의 반짝 인기를 타고 <인디아나 존스>와 맞붙는 우리 한국영화가 바로 <날라리 종부전> 되겠다.

어쩌면 이 영화는 <여고생 시집가기>, <카리스마 탈출기>를 잇는 가수출신 주연배우의 무개념 영화로 폄하되거나 B급 컬트 영화의 만신전에 오르는 이중적인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여튼 상영 시간 110분은 하품과 실소와 폭소와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 진귀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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