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햇살의 끝자락은 뜨거웠다/바브시인 최삼용더위에 잠식 당했던 잎사귀들이 *상강바람에 화려한 치장을 한 후 초록에 묻혀지낸 가을 전설들을 꺼내 훅훅 입바람으로 쾌쾌먼지를 털어낼 때 그래도 햇살의 끝자락은 뜨거웠다태양의 마지막 유혹에깊숙히 묻어 뒀던 속살 부끄러히세상앞에 마주 선 나목들 겨울로 떠나는 가을 막차에 으슬으슬한 아침 한기를 싣고첫 서리꽃 피어난 텅 빈 들판 햇살 퍼져가는 강구비에전봇대 긴 그림자 작두질 당하며 사위는 가을을 아쉬워하건만 환절의 날씨가 변덕스런 계집년 치맛바람 닮아서 쇠소리로 부대끼는 나뭇잎만 목 마르다 혼란과 고립속에서 타오르는 불덩이를 가슴에 안고 이젠 비틀거리며 추락하자내 몸 산화한 희생의 댓가로 새 계절의 미학을 배우고 엽록소 말라진 잎맥의 앙상함이 계절에 대한 항변만은 절대 아니란다오늘도 햇살을 쪼아먹는 한 무리의 비둘기들...상강: 한로와 입동 사이의 24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