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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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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햇살의 끝자락은 뜨거웠다

그래도 햇살의 끝자락은 뜨거웠다/바브시인 최삼용


더위에 잠식 당했던 잎사귀들이
*상강바람에 화려한 치장을 한 후
초록에 묻혀지낸 가을 전설들을 꺼내
훅훅 입바람으로
쾌쾌먼지를 털어낼 때
그래도 햇살의 끝자락은 뜨거웠다

태양의 마지막 유혹에
깊숙히 묻어 뒀던 속살 부끄러히
세상앞에 마주 선 나목들
겨울로 떠나는 가을 막차에
으슬으슬한 아침 한기를 싣고
첫 서리꽃 피어난 텅 빈 들판

햇살 퍼져가는 강구비에
전봇대 긴 그림자 작두질 당하며 
사위는 가을을 아쉬워하건만
환절의 날씨가
변덕스런 계집년 치맛바람 닮아서
쇠소리로 부대끼는 나뭇잎만 목 마르다 

혼란과 고립속에서 
타오르는 불덩이를 가슴에 안고 
이젠 비틀거리며 추락하자
내 몸 산화한 희생의 댓가로
새 계절의 미학을 배우고 
엽록소 말라진 잎맥의 앙상함이
계절에 대한 항변만은 절대 아니란다

오늘도 햇살을 쪼아먹는
한 무리의 비둘기들...


상강: 한로와 입동 사이의 24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