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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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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계곡
2008/09/13 오전 9:15 | 여행가이드

지구는 단 하나. 전 우주에서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행성이다. 물론 '우리가 아는 한'…. 그래서 소중한 지구. 그 지구는 두 가지로 구성된다. 문명과 자연이다. 문명이란 인류의 발자취, 즉 인공의 산물이다. 장구한 세월 인류가 남긴 유무형의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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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비교체험 서해 무인도 캠핑
2008/09/03 오후 3:24 | 여행가이드

무인도 여행을 계획한 것은 몇 달 전부터. 최근 발간된 여러 특이한 여행 모음집인 『사색기행』에 포함된 무인도 에피소드가 일정 부분 자극했다. 책도 책이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의 절대 고독을 느끼고 싶었고, 원시적인 수렵 생활의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 무엇보다 적막함 속에서의 사색이 가능하지 않을까란 기대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인도 여행에 거는 기대와 낭만은 직접 체험한 무인도에서는 느낄 겨를이 없었다는 것.

http://miznet.daum.net/contents/life/rest/tour/view.do?cateId=9819881&docId=19885&pageNo=1" contentsTitle="Daum 미즈넷">


식수부터 낚시 채비까지, 2박 3일 무인도 여행 리스트
주변에 무인도에 간다는 말을 흘리니 대략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하나는 “와, 무인도에서 혼자 밤을 보내는 거야? 낚시도 하고 그렇게 야생적으로”라는 대답. 뭔가 재미나고 낭만이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두 번째는 현실적이면서 걱정하는 태도다. 혹시나 고립되는 등 위험에 처할 경우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국내 섬의 개수는 3100개 정도고, 그중 무인도는 2700여 개란 정보가 있다. 그러나 정작 갈 만한 무인도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인터넷 검색창에 ‘갈 만한 무인도’ 혹은 ‘무인도 여행’을 쳐 봐도 갈 만한 무인도는 손에 꼽을 만하다. 또 사람들이 추천하는 섬들은 ‘무인도 여행’이란 주제로 알려져 관광객의 발길이 있는 곳들이다.
기자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식으로 무인도를 정하기로 했다. 일차 목적지는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대부도로 정하고, 현지의 배 주인들에게 부탁해 사람이 없는 무인도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할 셈이었다. 여행 일정은 2박 3일로 잡았다.
흔히 무인도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는 환경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섬이 무인도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비바람 혹은 더위를 피할 ‘집도 절도 없다’. 그만큼 무인도 여행엔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 셈이다.
본격적인 무인도 여행 준비는 지난 6월 중순에 시작했다. 취사 도구 등 기본적인 등산, 캠핑 장비는 몇 해 전에 마련한 상태였고, 이번 무인도 여행을 위해 2인용 텐트와 침낭을 새로 구입했다. 텐트를 구입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대 요소, 의식주 중 ‘식’ 부분만 빼고는 대충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대부도로 향하는 길인 오이도 인근의 바다낚시 점포에 들러 간단한 낚시 도구와 무인도 정보를 물색했다. 바다낚시는 초보고, 무인도에 들른다는 말에 낚시점 주인이 낚시 채비 단계를 꼼꼼하게 일러 준다. 무인도에서는 낚시 장비에 이상이 생기면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그 까닭에 배우는 내내 머리가 예민해진다. 메모도 꼼꼼하게 했다. 낚싯대 외에 생선을 손질할 회칼도 구입했다. 무인도에서 일용할 기본 식량은 챙겨 가지만, 수렵이 빠지면 무인도 여행이 ‘팥 없는 찐빵’ 같지 않을까. 낚시 초보에게 눈 먼 생선이 잡혀 준다면 그만한 횡재도 없을 것이다.
낚시점을 나와 인근 마트에서 2박 3일간의 무인도 식량을 구입했다. 첫째 날 저녁부터 계산하면 대략 6끼 분량이 필요했다. 다음은 식량 리스트. 쌀 1kg, 장조림 2통, 닭고기 통조림 3통, 청양고추, 가지 1봉지, 매운탕용 고추장을 구입했다. 비타민을 보충할 과일은 6개짜리 키위 1봉지를 구입했다. 인스턴트 음식으로는 라면 2개, 즉석 밥 4개, 즉석 북엇국과 미역국 각 1개씩을 구입했다. 가능하면 식사는 직접 준비하고 인스턴트 음식은 피하기로 했다. 물은 8리터들이 2통과 1.8리터 생수 2통, 500ml 생수 3통을 챙겼다. 면도와 양치, 세면은 딱히 하지 않고 버틸 요량이었다.

''쌍섬''의 첫날 밤, 보다 ''야생적인'' 스케줄을 기약하다
가는 길에 일정이 조금 변경됐다. 대부도 가는 길에 있는 오이도 선착장(시화방조제)에 들러 가까운 거리에 무인도가 있는지, 더불어 배편이 있는지 알아봤다.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후 시간이라 이미 낚싯배 운항은 마감됐고,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무인도가 있긴 한데, 거기 데려다 줄 선장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 무인도에 가려면 하루 조업을 포기해야 하고,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엔 뱃삯도 감당 못할 정도란 대꾸다. 혼자 무인도에 간다는 외지인에게 겁을 주는 건지, 실제 혼자 타는 뱃삯이라 그리 비싼지는 모를 일이다. 한 뱃사람이 타협점을 찾아줬다. 굳이 먼 무인도에 가지 말고, 방조제에 위치한 간이 낚시점에서 운영하는 낚시 보트를 타고 쌍섬에 가 보라는 제안이다. 그러면서 손짓으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란색 트럭을 개조한 낚시 가게를 추천해 준다. 추천한 낚시점에 들러 주인장에게 쌍섬에 갈 거라고 했더니, 묵묵부답으로 미소를 짓는다. 못 갈 이유는 없다는 오케이 사인이다.

쌍섬은 원래 주민이 거주했던 섬이지만, 현재는 거주하지 않는다. 주민이 키우던 사슴 한 마리가 섬을 지켰으나, 최근 누군가 몰래 사슴을 잡아먹었는지 사슴도 종적을 감췄다는 설명. 그래도 섬에 야생 토끼는 많다고 했다. 원래 섬 두 개가 있어 쌍섬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시화방조제 공사를 하면서 한 섬이 폭파돼 지금은 외로운 ‘홀아비 섬’이 됐다는 이력이 재미있다.
쌍섬은 낚시 보트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30분경. 물이 언제 찰지 모르고, 금방 비가 올 듯 날이 흐렸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텐트를 치는 것이었다. 과거에 텐트를 쳐 본 적은 없었고, 작은 삽으로 바닥 고르기를 하고 텐트를 치고 나니 한 시간 정도가 훌쩍 지났다. 사실 기자가 텐트를 치는 사이, 한 팀의 낚시꾼들이 섬에 들어왔다. 기자가 선점한 무인도에 낚시꾼들이 방문하니, 영역을 침범당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것 같아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쌍섬이 기자 소유가 아니니 내쫓을 방법은 없다. 첫째 날은 낚시꾼들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들과 별개로 나만의 생활을 하자는 자기 암시를 했다. 그러나 이 자기 암시는 저녁 식사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낚시꾼들이 혼자 온 기자가 안쓰러웠는지, 그동안 낚은 생선 몇 마리를 건넸고, 기자는 덥석 고맙게 생선을 받아든 것이다. 첫째 날 저녁 식탁은 직접 지은 쌀밥에 매운탕이 주 메뉴가 됐다.
사람들의 손길을 거부하는 일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낚시꾼들에게 낚시하는 방법, 갯지렁이 끼우는 법 등을 배웠다. 직접 낚시를 시도했으나, 낚시 릴 조정법이 서툴러 두 차례 낚싯줄이 끊겼고, 처음 하는 수렵 생활은 난관에 부딪힌 채 중단됐다. 텐트에 돌아와 기호 식품으로 준비한 일회용 커피 믹스를 마시는 것으로 첫날 밤을 마감했다. 한편으로 낭만적인 밤이었겠다고? 커피를 마시는 사이 매섭기로 소문난 바다 모기가 수차례 기자를 물었다. 고통스런 밤이 아닐 수 없다. 시계를 보니 대략 밤 10시경. 노동이라고 해야 텐트를 치는 것과 식사 준비, 바다낚시 등이 고작인데, 의외로 몸이 피곤했다. 슬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텐트에서 듣는 빗소리는 의외로 컸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내일부터는 시계를 보지 말아야겠다. 일출과 일몰에 맞춰 ‘야생적’인 스케줄을 보내야겠다.”

둘째 날 새벽,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다음 날 새벽,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잠든 기자를 깨운 건 낚시꾼들의 고함 소리였다. “물이 찼다, 빨리 대피하라.” 덜 깬 눈으로 텐트 창밖을 보니, 아뿔싸, 바닷물이 텐트 코앞에서 출렁거렸다. 긴급 상황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정신이 번쩍 든다. 부랴부랴 해안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텐트와 짐을 옮기고 상황을 살폈다. 바닷물은 계속 밀고 들어와 텐트 이동 지역까지 위협한 뒤에야 만조가 됐다. 날짜와 시간에 따라 만조의 양이 다르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무인도 해변에 텐트를 칠 경우, 밤의 만조와 새벽의 만조 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장 깊숙이 물이 들어올 경우, 어디까지 들어올지를 현지인에게 묻고 또 물은 뒤 텐트 칠 장소를 결정해야 한다.
큰비는 아니지만 비가 흩뿌리는 무인도에서 조난을 당한 기자의 신세는 말 그대로 처량했다. 급하게 옮긴 텐트며 배낭, 조리 도구 등이 장마에 떠내려간 살림살이와 비슷했다. 낚시꾼이 없었다면, 바닷물이 텐트를 침범했을 것을 생각하니 위험천만한 순간이다. 위기를 넘겼다는 안도감보다는 신세 한탄이 먼저 나왔다. 도대체 몇 시쯤일까. 새벽녘은 된 듯한데, 시계를 보지 않기로 했으니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다. 무인도 여행의 낭만은 사라졌고, ‘야생성’의 기대는 생존 게임으로 바뀌었다. 새벽에 뜻하지 않은 난리를 겪고 나니, 아침을 제대로 챙겨 먹을 기운이 안 생겼다. 직접 밥 짓는 것을 포기하고, 즉석 밥과 미역국 등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신했다. 난민 신세를 겪고 나니 ‘가사’를 챙길 여력은 어렵다.
인스턴트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텐트 재정비에 들어갔다. 인근에 버려진 나무 탁자를 끌어다가 텐트 받침대로 사용한 뒤 그 위에 텐트를 재설치하고 나니 그나마 안심이 됐다. 잠깐 눈을 붙이며 부족한 잠을 채웠다. 오후 무렵 낚시꾼들은 떠났고 섬엔 기자 혼자 남았다. 혼자만의 오롯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다행이고, 혹시나 또 위기가 있을 경우 도와줄 손길이 없다는 건 걱정으로 남았다.


짜릿한 ''어신'' 속에 놀래미 3마리 + 우럭 1마리를 낚다
늦은 점심 뒤에는 본격적인 낚시에 들어갔다. 초보 낚시꾼에게 물리는 눈 먼 고기는 없었고, 낚싯줄은 바닥에 걸려 몇 차례 끊어졌다. 저녁 무렵이 되면서 다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보통 만조에 고기들이 많이 몰린다. 텐트와 거리가 떨어진 바위로 자리를 옮겨 수렵을 진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다. 바위에서 맞는 바람이 시원했고, 기분이 좋다. 릴 대를 힘차게 던져 찌가 자리를 잡는 순간, 찌가 쑥~ 하고 들어간다. 잽싸게 릴을 감았다. 이게 ‘어신’(물고기가 입질을 할 때 낚싯대에 전달되는 느낌)이란 걸까. 설마, 설마 하는데, 놀래미가 잡혀 올라왔다. 원시 시대, 가족들의 끼니를 구하러 나간 초보 가장의 마음이랄까. 엄청난 성취감이 밀려왔다. ‘야호~’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근 20여 분 만에 기자는 놀래미 3마리, 우럭 1마리를 낚았다. 모두 손바닥 반만한 크기. 만조 때라 그런지 고기들이 많긴 많은 것 같다. 웬만큼 궁한 낚시꾼이 아니면 다시 바다로 돌려줄 크기지만, 기자는 궁하디궁한 낚시꾼이므로 모두 포획해 매운탕의 제물로 삼았다. 둘째 날 저녁은 그렇게 스스로 잡은 제물로 만찬을 즐겼다.
늦은 밤, 썰물을 따라 조개 잡기에 나섰다. 고둥은 숱하게 많았고, 운 좋게도 큼지막한 소라 3개를 잡았다. 조그만 박달 게 새끼도 몇 마리 잡았다. 박달 게와 고둥은 야참으로 끓인 라면에 넣었고, 소라는 물에 데쳐 준비해 간 초장에 찍어 먹었다. 라면도 라면이지만, 소라 맛이 기가 막혔다.


무인도의 예상치 못한 분주함, 사색은 사치에 가깝더라
그날 밤, 텐트에 랜턴을 밝힌 뒤 준비해 간 책을 읽을 요량이었다. 책은 2권을 준비했다. 스케줄이 2박 3일이고, 무인도에서는 딱히 신경 쓸 일이 없을 테니 2권은 충분히 읽지 않을까, 계산했다. 그런데 책을 펼치니 글은 안 들어오고, 금세 잠이 쏟아진다. 그냥 몇 페이지를 넘기다 잠이 들었다.
무인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기자는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는 무인도라면, 혼자만의 깊은 사색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을 했다. 고민이 있다면 고민을 정리할 생각을 했고, 지극한 조용함 속에서 독서의 즐거움도 맛보려 했다. 그런데 독서는 힘들었고, 사색의 시간은 없었다.
번잡한 도시가 아니고, 신경 쓸 사람들도 없는데 도대체 왜일까.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무인도는 수고롭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밥을 짓고, 음식을 마련하며 설거지를 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든다. 다음 끼니를 걱정하는 일들은 분주한 노동이 된다. 이런 종류의 겪어 보지 않은 수고로움이 사람을 빨리 노곤하게 만든다. 한편으로 생체 리듬이 자연과 닮아 가는 것 같다.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리듬을 맞추다 보면 몸도 그에 따라 간다.
사람은 적당한 편리함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할 시간을 갖는 게 아닐까. 매 끼니를 걱정하고, 가사 노동에 신경을 쓰고, 생존을 생각하는 환경에서 사색은 한편으로 사치에 가까운 일이다. 즉 모든 게 갖춰진 고급 호텔의 침대에서 나를 돌아볼 시간은 넉넉해도, 무인도의 텐트 안에서는 생존이 우선인 것이다.


낭만과 생존 그 사이, 쌍섬과 작별을 하다
둘째 날 밤은 깊은 잠을 못 잤다. 중간 중간 눈이 떠졌고, 텐트 창밖으로 물이 어느 정도 차 올랐는지를 파악했다. 아침의 긴급 상황이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다행히 다음 만조는 첫째 날보다는 얕았다. 마지막 날은 주말이었고, 낚시꾼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섬을 찾았다.
낚시 보트가 오기로 한 시간은 오후 4시경. 기자는 남은 먹을거리를 대부분 정리하는 늦은 아침을 챙긴 뒤 섬 탐방에 나섰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니 준비해 간 물을 거의 사용했다. 기자가 챙겨 간 물의 양은 대략 15리터 정도. 사람에게 하루 필요한 물의 양을 1리터라고 하자. 2박 3일에 식수로 4~5리터 정도를 사용했다고 계산해도, 나머지 10리터 이상은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데 사용한 셈이다. 무인도에서 하루를 더 묵고자 해도, 사용할 물이 없어 가능하지 못할 일이었다. 가용할 물이 없는 무인도일 경우, 물은 충분히 준비해 갈 필요가 있다.
섬 위로 오르니 이름 모를 풀들과 잡목, 갈대가 무성했다. 섬의 정상에 오르고 대충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 노란빛의 원추리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어느 이름 모를 꽃줄기에서는 무당벌레를 만났다. 콩알탄 크기의 배설물이 야생 동물의 흔적을 알렸지만, 굴을 파고 산다는 야생 토끼는 만나지 못했다. 섬은 전체적으로 둥그런 모양이었고, 위치에 따라 절벽과 바다의 느낌이 달랐다. 섬 탕방을 마치고 나니 조금 더 ‘쌍섬’이란 무인도와 친해지고 ‘소통’하게 된 것 같았다.
무인도를 떠나기로 예정된 시간. 배웅을 나온 낚시점 사장님은 “그래, 할 만했느냐?”며 씨익~ 정감 어린 웃음을 날렸다. 기자는 정말 할 만했는지, 혹은 못 할 고생을 한 건지, 아리송한 감정으로 무인도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무인도는 ‘원시 지향의 여행’이기에, 그 느낌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경험담을 정리하라고 하면, 낭만과 수고로움, 원시성의 매력과 원시적인 데서 오는 불편함, 그 사이에 무인도가 있지 않을까.




기획 강승민 | 포토그래퍼 강승민 |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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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이 있는 가을여행
2008/09/02 오전 9:42 | 여행가이드

1 소래포구
자그마한 어시장이 들어서는 인천의 포구. 서울과 멀지 않은 거리에다 멸치젓, 새우젓, 꼴뚜기젓, 밴댕이젓 등 다양한 젓갈 종류를 살 수 있어 가을철이면 김장철 젓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값싸고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고 포구의 운치도 맘껏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송도 유원지, 월미도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문의] 소래포구 어촌계 032-442-6887

2 전주 한옥마을
한국에서 유일하게 도심 속에 잘 보존된 마을로 약 8백여 채의 한옥들이 있는 마을로 전통의 생활문화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마을 곳곳에 운치 있는 전통찻집과 한식집이 있어 가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한옥마을을 벗어나면 2~3분 거리에 남부시장 콩나물국밥집도 여럿 있다.
[문의] 전주 문화관광과 063-281-2114

3 선운사
전북 고창에 있는 선운사는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게다가 추석 전후로 이곳에는 상사화가 무리지어 피기 시작한다. 단풍 여행 온 김에 선암사 주변의 유명한 풍천장어는 꼭 먹어봐야 할 것. 선운사 입구의 풍천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하천이어서 예로부터 민물장어의 산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문의] www.seonunsa.org

4 제주감귤 따먹기 체험
봄이 한창일 때 감귤 꽃향기를 물씬 풍기는 감귤나무는 10~11월 쯤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오동관광농원, 담양관광농원 등 제주도내 4개 감귤농장들은 10월 말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노랗게 익은 감귤을 직접 따서 먹을 수 있는 행사를 펼친다.
[문의] 제주시청 064-750-7413

5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맛을 찾아 남도로 가을 여행을 떠나자. 풍성한 먹을거리로 가득한 가을, 음식 솜씨로 유명한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린다. 남도음식 체험마당, 오방색 다식·다도 체험, 요리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로 남도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아이에게도 우리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문의] 061-286-4681 www.namdofood.or.kr

1 <가을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10년 전 사고로 사망한 옛 사랑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남자주인공(유지태)의 여행길을 보여주는 영화. 전남 우이도, 담양 소쇄원, 포항 내연산 12폭포, 울진 평해 월송정 해돋이공원과 불영사 등 국내 여러 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특히 가을에 찾으면 더욱 운치 있는 곳들이 많은데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문의] 담양군청 061-380-3114 www.damyang.co.kr

2 <사랑을 놓치다> 완주 동상저수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엇갈린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남자 주인공인 우재(설경구)가 친구로만 생각했던 연수(송윤아)가 고향으로 내려가자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 장소가 바로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동상저수지이다. 전체 스토리의 전환점이 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곳에서 영화 속 잔잔한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문의] 완주군청 063-240-4114 tour.wanju.go.kr

3 <파랑주의보> 거제도 & 통영 소매물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살려 10대 소년소녀의 첫사랑을 그린 영화. 아름답고 순수한 스토리만큼 예쁜 것이 바로 영화의 배경. 주인공들의 일상을 그린 곳은 경남 거제도 일대이며 두 주인공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곳은 안개섬이라고도 불린 통영의 소매물도이다.
[문의] 거제문화관광 055-639-3198 tour.geoje.go.kr 소매물도 관리소 055-640-5506

4 유성용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사랑>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수도서다. 20대의 마지막을 지리산으로 들어가 보낸 저자가 그의 맑고 순수한 눈으로 지리산의 사계절 풍경과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풀 하나, 꽃 한 송이, 바람 한 자락, 눈꽃 같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모두 자연의 품에서는 저마다 의미와 사연을 얻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5 성석제의 <소풍>
거닐 소(消), 바람 풍(風)이라.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걸어가는 이 길이 곧 여행이고 소풍이다. 너비아니에서부터 석화젓, 국수류 등 읽기만 해도 입맛도는 음식을 찾아가는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거니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6 전경린의 <그리고 삶은 나의 것이 되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주는 전경린의 여행 에세이. "여행을 가 주세요. 어디든 좋아요. 지금, 그래요. 바로 지금 가 주세요."라는 첫 시작부터 의미심장하다. 전경린 특유의 필체와 간결함이 그대로 묻어난 이 책을 읽으면 여행이 끝날 즈음 큰 깨달음과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뻔하지만 꼭 챙겨야 할 준비물
여행지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미리 준비해 가야 분유를 타기도 좋다. 믹스커피와 녹차 티백도 챙기면 원하는 곳에서 차를 마시는 여유까지 즐길 수 있다. 또한 가볍고 부피도 적은 블랭킷은 보온용으로도 돗자리로도 요긴한 아이템. 물티슈도 없으면 아쉽다. 손을 닦고 바닥을 닦는 등 물수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므로 잊지 말고 챙긴다. 일회용 접시·컵·커트러리도 준비해 가면 식사 때마다 아쉽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므로 넉넉히 챙겨 간다. 나들이를 가면 디저트로 챙겨 먹게 되는 과일. 일일이 깎아 먹기가 불편하므로 작은 사이즈의 과도나 만능칼을 준비해 가도록 한다.

챙겨 가면 좋을 준비물
나들이 짐은 간단할수록 좋지만 간단한 간식거리는 챙겨두는 것이 좋다. 특히 용량이 작아 휴대하기 좋은 미니 와인은 칵테일 등 활용도가 높아 챙겨 가면 좋은 베스트 아이템. 플라스틱 와인 잔과 와인오프너도 챙겨 가면 유용하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므로 포장된 시판 먹을거리를 준비해 아이 간식이나 안주로 먹는다. 햇볕에 노출되기 십상이므로 자외선 차단제는 반드시 챙긴다. 이동하는 차 안이나 휴식을 취할 때 가지고 놀면 좋은 놀잇감을 준비한다. 닌텐도, 보드게임, 징가게임 등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놀잇감으로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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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지정 슬로시티 청산도
2008/08/30 오전 10:31 | 여행가이드





완도에서도 뱃길로 45분을 더 가야 닿을 수 있는 남도의 섬, 청산도가 '슬로시티'로 국제 공인을 받았다. 전통이 살아 있고,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느린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 이 섬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네 삶이 무엇을 잃었는지 가르쳐준다.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와 <해신> 등의 촬영지로 이미 아름다운 풍경이 잘 알려진 청산도(전남 완도군 청산면). 특히 영화 <서편제>에서 소리꾼 유봉이 의붓딸 송화, 아들 봉호와 함께 진도아리랑을 구성지게 부르며 걷던 돌담길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청산도가 ‘슬로시티’ 국제인증을 받은 것은 지난 12월의 일. 슬로시티국제연맹은 현장 실사를 거쳐 청산도를 비롯해 신안군 증도, 담양군 창평, 장흥군 유치 등 전라남도 내 4곳을 슬로시티로 지정했다. 그동안 유럽, 호주 등지에서는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곳이 많았지만 아시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슬로시티’ 하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전통과 문화, 생태, 환경 등의 가치가 살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말 그대로 ‘느리게 사는 삶’을 지향하는데, 패스트푸드에 반대해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을 확대하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아직도 소로 논을 갈아 다랑논, 구들장논을 일구는 곳

서울에서 5시간 거리인 완도에서 또다시 배를 타고 45분을 더 들어가야 되는 먼 섬, 청산도. 이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다랑논과 구들장논, 돌담, 해녀, 초분 등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청산도는 섬이면서도 어업과 함께 농사를 짓는 집들이 많고, 아예 농사만 짓는 집도 있다. 최첨단 농법이며 다양한 농기계를 동원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아직도 소를 이용해 논밭을 갈며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집집마다 한두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다. 농기계를 쓰고 싶어도 다랑논, 구들장논이 대부분이라 쉽지 않은 이유에서다.
다랑논은 가파른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만든 작은 논을 말하는데, 육지처럼 땅이 많지 않아 척박한 산비탈을 일구어야 하던 청산도 사람들의 애환이 녹아 있다. 구들장논도 흙이 부족한 환경 때문에 논바닥에 구들처럼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부어 만든 논이다. 물이 아래쪽 논으로 내려가도록 구멍을 낸 것이 특징이다. 다랑논은 청산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구들장논은 아쉽게도 거의 사라져서 양지마을에서만 볼 수 있다. 지금 청산도에 가면 다랑논과 구들장논에 푸른 보리와 마늘이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보리와 마늘의 키가 껑충 자라 섬이 온통 푸르다가 보리가 익는 5월에는 황금색으로 바뀌어 장관을 이룬다.
청산도에서 흔한 것이 또 있다면 돌담이다. 땅을 일구면서 나온 크고 작은 돌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올려 담장을 만들고 논이나 밭의 둑을 만들어놓았다. 역시 섬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이지만, 이런 사정을 모르는 외지인들의 눈에는 아름답게만 보이는 풍경이다. 상서리에 있는 돌담길은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초분(草墳)은 청산도 같은 섬 지역의 독특한 장례 풍습이다. 죽은 사람을 땅에 바로 묻지 않고 이엉으로 덮어두었다가 3년이 지나면 좋은 날을 골라서 남은 뼈를 추려 땅에 묻는 풍습이다. 교통이 나쁘다 보니 자식이 고기잡이에 나가 부모상을 치를 수 없을 때처럼 장례가 어려운 경우에 초분을 썼다. 현재는 초분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전시용 초분이 마련돼 있고, 진짜 초분도 하나 남아 있다.
무엇보다 청산도에 가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소박하고 유순한 심성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느끼는 순간 계산적으로 살아온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귀찮을 법도 한데 청산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한 대뿐인 버스를 놓치기라도 해서 터벅터벅 걸어야 하는 경우라면 경운기 정도는 어디서든 쉽게 얻어 탈 수 있다. 먼저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면 더 활짝 마음을 열고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들이다.


소박하면서 유순한 사람들, 그리고 그림 같은 풍경

한 박자 느리게 사는 섬사람들의 고운 심성만큼이나 청산도는 어디로 눈을 돌려도 아름답다. 그도 그럴 것이 청산도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청산도를 둘러보려면 일주도로를 이용하는데 차로는 30분, 도보로는 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중간에 있는 마을길까지 들어가 본다면 7시간 가까이 걸린다. 따라서 많이 걷기 힘들 때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고 신흥리까지 간 다음, 천천히 걸어오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2시간 정도면 된다. 그마저도 날씨가 나빠서 어렵다면 택시(모두 4륜 구동형 지프)를 타고 도로를 따라 섬을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비용은 3만원).
먼저 페리호에서 내리는 도청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당리마을에 가보자. 이곳에는 영화 <서편제>에서 송화(오정해)와 유봉(김명곤)이 진도아리랑을 주고받으며 춤을 추던 장면을 촬영한 황톳길이 있다. 4~5월에 가면 양쪽으로 유채꽃이 쭉 펼쳐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유봉이 엄한 꾸중으로 동호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장면을 찍은 초가집도 마을 안에 있다. 지금은 사람은 살지 않고 영화 주인공 복장을 한 인형이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당리마을에 있는 또 하나의 명소는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인 왈츠하우스. 당리의 돌담길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다. 그동안은 둘러보는 것만 가능했는데, 이제는 예약자에 한해 숙식이 가능해졌다(숙박 문의 02-2279-5959). 왈츠하우스의 내부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웬만한 펜션보다도 잘 꾸며져 있다. 창문을 열면 돌담길이며 청산항의 모습을 앉은자리에서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다.
왈츠하우스에서 드라마 <해신> 촬영지를 지나 화랑포를 한 바퀴 돌아보노라면 답답한 가슴이 확 트인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도 좋다. 그런 다음 읍리의 고인돌, 청룡공원 등을 보고 나서 보적산에 있는 범바위 전망대에 오르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 범바위 전망대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감상하는 데도 제격이다. 해돋이는 ‘해뜨는 마을’로 알려진 진산리에서 봐도 좋다. 마을 입구에 ‘해뜨는 마을’이라는 표제석이 있어서 쉽게 알 수 있다. 이곳에 가면 갯돌이라고 부르는 돌밭이 60m 정도 길게 펼쳐져 있다. 범바위를 보고 나서 진산리에 가는 동안에는 청계리 사장터, 양지리의 구들장논, 상서리 돌담길, 신흥해수욕장, 지리해수욕장이 죽 이어진다. 이 중 지리해수욕장은 청산도에 있는 3개의 해수욕장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으로 2백 년 이상 된 소나무 숲이 있다. 해변가에는 드라마 <봄의 왈츠>에 나온 수호네 집이 있다. 작기는 해도 마당에 아기자기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바다가 손에 잡힐 듯이 지척에 있는 집이다.
정원이 아름다운 집으로는 도청리에 있는 양월화(81세) 할머니 댁도 가볼 만하다. 14년 전에 세상을 뜬 할아버지가 취미 삼아 분재와 수석으로 정원을 가꿔놓았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마치 자식처럼 돌보고 있다. 아들, 딸들이 다 도시에 나가 사는 터라 할머니는 사람들을 반기며 맞아주신다.


삼치·뿔소라 맛보고 겨울 낚시도 즐기고

식도락도 빼놓을 수 없다. 청산도에 가면 삐죽삐죽 뿔이 나 있는 뿔소라 맛을 보는 게 좋다. 섬에서는 ‘꾸죽’이라고 부른다. 다도해 청정해역에서 해조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 맛도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청산도를 포함한 완도에서 나는 전복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 맛도 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김 위에 올려 묵은지와 함께 싸서 먹는 맛이 그만이다. 햄버거나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만 찾던 아이들도 비리지 않고 부드러워서 잘 먹는다. 삼치에 굵은소금을 뿌려 구운 삼치구이도 집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맛이다. 바로 잡은 삼치를 이용해 신선하기 때문이다.
도청항에는 식당이 여러 곳 있는데, 음식 맛 좋고 인심도 좋은 곳을 찾는다면 바다횟집이 좋다. 다니엘 헤니가 들른 집이란다. 청산도식당은 된장찌개만 시켜도 10가지가 넘는 밑반찬이 나와 군침을 삼키게 만든다. 또 부두식당은 해녀 일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청해 물때가 맞는다면 물질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아저씨가 배를 타고 나가서 직접 잡은 고기를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이외에도 섬을 일주하다 보면 군데군데 민박과 식당을 겸한 곳들이 눈에 뛴다. 가족 중에 낚시 마니아가 있다면 낚시 도구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청산도 주변은 감성돔, 학꽁치 등 여러 어종이 풍부해서 겨울 바다낚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숙박을 할 계획이라면 민박이나 모텔을 이용하면 된다. 민박은 등대민박(061-552-8521), 한바다 민박(061-554-5035)이나 낚시인의 집(061-554-8018) 등을 포함해 20곳이 넘는다. 사실 청산도까지 가는 길은 멀고 불편하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 가는 배라도 자주 있으면 좋으련만 하루에 4회만 운항하는 탓에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청산도 들어가는 첫 페리호는 오전 8시 10분, 청산도에서 나오는 배는 오전 6시 50분에 있다. 뱃삯은 어른 6천2백50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볼 만한 곳이다. 우리의 삶 자체가 긴 여정이라는 생각을 하고 떠난다면 ‘느림의 미덕’을 음미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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