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아이도 영재일까’.
올초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둔 김모(37·서울 개포동) 씨는 최근 주변의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를 영재학원에 등록해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릴 적부터 어른처럼 말을 잘하고, 학교 들어가서도 공부를 곧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이 정도가 영재인지 아닌지 혼란스럽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엄마라면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 가운데는 영리하고 언어와 감각 발달이 빠른 아이들이 많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가 진짜 영재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하고, 일찍부터 영재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조바심을 갖기 마련이다.
이런 아이라면 영재?
영재(Gifted Child)는 말 그대로 대단한 선물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이다. 요즘은 영재라면 수학이나 과학 분야를 쉽게 떠올리지만 음악, 미술, 체육, 무용, 외국어, 글쓰기(창작) 등 점점 그 영역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영재성은 일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 높은 과제 집착력, 뛰어난 창의력 등 세 가지 자질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영재성은 보통 유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발견된다.
이 시기의 아이가 또래보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빨리 배운다거나 수준 높은 책을 즐겨 보고 많이 읽으며, 내용의 이해가 빠르고 기억을 잘해 아는 것이 많다면 일단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을 가진 영재로 고려해볼 수 있다.
또 평범하지 않은 생각이나 말로 부모를 놀라게 하거나, 새롭게 접하는 문제 상황에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하는 아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욕심을 보이고 어른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토론하며 대안을 찾아내는 아이,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몇 시간씩 집중하는 아이도 영재적인 창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공부 잘하는 아이와 영재를 혼동하는데, 이 둘의 차이점은 ‘질문’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는 대답을 잘하고, 이를 위해 공부를 하며, 이해가 빠르고 잘 받아들인다. 반면 영재는 질문에 대해 반문하고, 평소에는 빈둥거리기를 좋아한다. 또 ‘왜’라는 질문과 추론, 집착이 강하며, 생소하고 이상한 아이디어를 낸다. 또 공부 잘하는 아이는 주로 또래들과 어울리며 놀지만 영재는 어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 ▲ 서울 강서교육청 영재교육원의 기악 수업 모습.
영재성이 있는 아이 어떻게 가르칠까?
아이에게서 영재성을 발견했다면 이를 어떻게 키우고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요즘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이나 사설 영재교육학원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수학, 과학 등 이과 성향이나 음악, 미술 등 예술 성향에 대한 자녀의 관심 정도를 부모가 일찌감치 알아챘다면, 평소 자녀의 질문에 충실히 답해주고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 관련 서적이나 잡지를 보면서 토론식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또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현장 체험이나 전시회, 음악회, 박물관 등 다양한 경험도 필요하다.
또 영재성이 있는 아이라면 자칫 또래 친구나 주변 일에 무관심하기 쉽다. 실제 일부 영재들은 학습속도가 빨라 학교 수업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가정에서부터 배려, 양보, 협동심 등을 가르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 ▲ 경기도교육청의 한 영재교육원에서 과학실습을 하고 있다.
아이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전문기관을 찾아보자. 교육과학부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대학과 고교 등에서 개설 중인 영재교육기관의 선발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좋다. 영재교육기관에서는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대해 실험실습, 심화학습 등 심도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2012년까지 전국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의 1%까지 영재교육 대상을 넓히고, 수학·과학 분야뿐 아니라 예술과 발달 영재도 뽑겠다는 방안을 내놓아 앞으로 영재를 위한 교육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영재교육원 외에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재 학급도 있다. 서울은 수학과 과학 영역에서 11개 지역청에 3개 학급씩 모두 33개 학급이 운영되며,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학급당 20명씩 660명을 선발한다. 운영은 지역청별로 중심학교(거점학교)를 선정하고, 인근 학교의 어린이들을 모아 가르친다. 선발 시기는 매년 3월말쯤이다.
한편 서울 예술의전당은 해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예술 영재를 모집하는데, 올해는 11월초에 홈페이지(
www.sac.or.kr)에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음악 영재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플루트, 작곡 분야로 나눠 모집한다. 미술은 초등 2~6학년이 대상이다.
사설 영재교육기관은 거의 이과 분야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토피아영재센터(
www.topia.co.kr)는 초~중등반을 운영하고, 와이즈만(
www.askwhy.co.kr)은 전국에 200여 곳의 영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AGE영재교육학술원교육사업단(www. youngjae.net)과 아프로만영재교육(
www.amath.co.kr), 하늘교육(
www.edusky.co.kr)과 CMS(
www.cmsedu. co.kr)도 영재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지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