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속 차거나 정신계통 예민…한의학적 대처로 낮에는 잘 놀다가 밤만 되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은 안아 주고 달래면 다시 잠이 들지만, 가끔 젖을 물리거나 기저귀를 갈아 주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그치지 않을 때가 있다. 윤지연 제인한방병원 한방소아과장의 도움말로 한밤중 우는 아이에 대한 한의학적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한방에서는 아이들이 밤에 울고 보채는 증상을 ‘야제’라 하며, 크게 서너 가지로 원인을 나눠 대처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먼저 ‘비한’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운다고 보는데, 이는 ‘소화기가 차다’는 뜻으로 소화기가 약하고 속이 냉한 아이가 젖이나 이유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배가 아파 운다는 설명이다. 때에 따라서 가스가 잘 차기 때문에 응급실에 가면 장에 가스가 많다는 진단을 종종 받는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찬 음식을 자주 먹이지 않아야 하며, 잘 때 배를 내놓고 자서 배탈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증상을 줄여 주는 방법으로 엄마의 ‘약손’이 효험이 있는 편인데, 손을 천천히 비벼 따뜻하게 만든 뒤 아이의 배꼽 위에 얹고 20~30차례 문질러 주면 아이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심열’이 원인인 때다. 이는 심장에 열이 있다는 말이다. 요즘 말로 정신 계통이 예민해진 것으로, 밤이 되면 불빛만 봐도 심하게 울고, 울 때는 껴안는 것도 싫어하고 안아 주면 더 크게 우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막으려면 적절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주위가 소란스럽지 않게 하고 방의 밝기도 어둡게 조절해야 한다. 또 아이 홀로 있게 하거나 갑자기 놀라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낮에 낯선 물건이나 사람들을 많이 만나도 자다가 자지러지게 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객오’라 하는데, 자다가 깜짝 놀라면서 큰 소리로 우는 특징이 있다. 낮에 사람이 많은 시장이나 백화점에 다녀왔거나 집에 손님이 많이 다녀간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때가 많다.
마지막으로 입속에 구내염이나 아구창이 생겨 우는 아이들이 있다. 입안이 헐어 우유나 이유식을 잘 먹지 못하고 이를 입 근처에 가져가면 피하면서 울게 된다. 이때는 감염성 질환이 있는지 살피고 맵고 시큼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김양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