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데일리] 컴퓨터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 연령에 맞는 도서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태교를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던 엄마들이 아기가 태어나면 마음이 급해진다. 대형 포털의 육아커뮤니티를 통해 떠돌고 있는 ‘유아 월령별 전집 리스트’ 때문. 줄줄이 이어지는 책 목록을 보면 거기에 맞춰 책장을 채워야 할 것 같은 강박증에 시달리기 쉽다. 실제로 한 육아 카페의 회원은 “책을 들인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들이고 싶어요. 돌반지 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네요. 저 중독인가요?”라며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실, 월령별 전집목록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방대한 리스트 때문에 많은 이들이 거액을 쓰고도 실패했다며 후회하기 일쑤. 하지만 이런저런 경험이 없는 초보 부모들에게 책 고르기는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사실 처음 선택하는 동화는 단행본과 전집 모두 좋다. 하지만 아이의 책을 고르는 안목이 부족한 초보 부모들에게는 전집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유아의 월령별 단계에 맞춘 책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 고르기가 아직 서투른 부모라면 대표적인 영유아 전집을 살펴보자. 처음 맛보는 다양한 그림책의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술피리그림책꼬마 (웅진씽크빅) 월 평균 판매 수량 3,210 세트, 최근 1년간 판매 수량이 38,515 세트에 달하는 <마술피리그림책꼬마>. 합지 그림책 30권, 양장 그림책 26권, 활동자료 26종, 부모 길잡이 책(26p)으로 구성되어있다. 가격은 450,000원. ‘마꼬’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마술피리그림책꼬마>. 이 전집의 합지 그림책은 정갈한 그림과 시적언어로 돌 전후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뭐라고 부를까요?>, <언제 일어날까?>, <어디에 있을까?>, <멍멍, 멍멍아>등의 책은 사실적인 그림으로 동물의 생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열어줘, 열어줘>, <의자 의자 좋아>등의 동화는 무엇이든 열어보고 기어오르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간결하게 표현해 유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책. 타 전집에 비해 맛깔스럽게 표현된 우리말은 이 전집의 최대 장점이다. 돌 전후 아이들이 볼만한 쉬운 책이지만 의성어 의태어가 반복되는 시적언어 덕분에 한글 읽기 독립 때 활용하기도 좋다. 반면 양장그림책은 아기자기한 그림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특징. <고양이>는 새끼고양이의 탄생을 재치 있게 그려냈고, <비가 오네>는 영롱한 빗방울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풋풋한 사과향이 그대로 배어나는 <사과 따러 가요>는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 26종의 활동자료는 양장본 26권과 연계하여 독후활동이 가능하다. 자료의 의도대로 활용이 되려면 최소한 두 돌 전후가 적합하다. 전체적으로 다른 전집에 비해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마술피리꼬마그림책>. 워낙 인기가 좋은 전집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내 아이의 취향을 고려해서 고를 필요가 있음을 잊지말자. ▲영아를 위한 다중지능 통합프로그램 (프뢰벨) 이국적이고 화려한 느낌의 <영아를 위한 다중지능 통합 프로그램>. 교재 36권, 지능별 놀잇감 7종, 음악 CD 7장, 부모 지침서 3권으로 구성되어있다. 가격은 550,000원. 36권의 책은 <마술피리꼬마그림책>과는 대조적으로 화려하고 아기자기 하다. 가드너 박사의 다중지능프로그램에 따라 언어 지능, 논리수학?공간 지능, 신체운동 지능, 음악 지능으로 각 구성되어있다. 전체적으로 동화 전집이라 하기에는 교육적 색채가 짙다. 홈스쿨용 교재라는 표현이 좀 더 가까울 듯. 대부분의 책이 특정 분야의 지능발달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동화에서 주는 감동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잃어버린 털 장갑>의 경우를 보면 털장갑을 잃어버린 고양이가 장갑을 찾는 과정을 통해 안과 밖 같은 공간개념을 주입하고 있다. <아기곰아 다 입었니?>는 의복의 명칭, <큰 케이크, 작은 케이크>는 크기 대조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학습적 요소를 완화시키는 역할로 교구와 동요CD가 있다. 동요CD는 독창적이고 재미있다고 평가받는 반면 교구는 가격대비 흡족하지 못하다는 것이 엄마들의 평. 전반적으로 아이가 처음 접하는 책이라 하기에는 건조한 면이 있으나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에게는 홈스쿨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고려해볼 만하다. ▲피콜로 재미그림책 (랜덤하우스코리아) 올 8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피콜로 재미그림책>. 보드북 30권, 플랩북 30권, 부모가이드북 1권, 독서그림장 1권으로 구성되어있다. 가격은 320,000원. 후발주자답게 타사 전집의 장점을 두루 차용한 것이 돋보인다.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꾀한 것도 놓칠 수 없는 장점. 인터넷을 떠도는 전집 리스트 중 필수라 손꼽히는 <차일드애플>(한국슈타이너)의 일러스트와 <마술피리꼬마그림책>의 구성을 차용했다. 손꼽히는 인기서적임에도 <차일드애플>은 엉성한 스토리와 찜찜한 번역으로 엄마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반면 <피콜로 재미그림책>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스토리와 야무진 번역이 눈길을 끈다. 또한 <마술피리꼬마그림책>처럼 합지본과 양장본으로 구성하여 활용기간이 길도록 배려하면서도 화사한 그림으로 차별점을 두었다. 거기에 더하여 합지본에는 부모님을 위한 짤막한 캡션이 있어서 책을 줄줄 읽어 내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와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보드북의 <혼자서 쉬!>는 배변습관을 기를 때 읽어주면 좋은 책. <케이크를 만들자>는 케이크에 열광하는 아이들이 케이크 만드는 과정을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이 무슨 케이크 만들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케이크 책은 웬만한 전집에 한 권 이상은 포진된 인기 소재이다. 전반적으로 보드북의 경우 <차일드애플>의 일러스트가 갖는 장점과 <마술피리꼬마그림책>의 최고 장점인 감각적인 의성어, 의태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장본은 <차일드애플>이 인기몰이를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온 플랩북 형식. 뒷장의 그림과 이어져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멍 뚫린 책으로 전체를 구성했다. <포코는 우편집배원>이 플랩북의 형태로 재미를 준다면 <구름이 뭉게뭉게>는 구멍 뚫린 책이 주는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기존 경쟁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차용하여 안정감 있는 전집으로 탄생한 것이 <피콜로 재미그림책>의 특징. 타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선택의 중요한 몫을 할 듯 하다. 이 밖에 한국 몬테소리의 <베이비 몬테소리1>과 한솔의 <신기한 아기나라>등의 전집이 있지만 동화책이라기보다는 홈스쿨을 위한 ‘통합교육프로그램’정도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의 첫 그림책이 반드시 전집일 필요는 없지만 양육자의 안목을 넓혀주고 다양한 책을 통해 아이의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집은 유아교육의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유아 세계에 첫 포문을 여는 책인 만큼 전집선택에 있어서도 부모의 공부는 필수다. 회사별 대표 상품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신중하게 결정한다면 상술에 현혹 되어 거금을 쓰는 실수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