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을 때 친절한 엄마가 저지르는 말 실수
엄마의 의도와 달리 그림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말이 있다. 아동학자이자 독서 토론 교육 전문가가 들려주는 이럴 때 이런 말.
¶ 이 책은 글씨가 너무 많아 어렵겠다
▶ 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
아이의 책을 고를 때, 글씨의 많고 적음으로 독서 연령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글씨가 적다고 해서 나이 어린 아이의 책이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판단. 특히 그림책은 글이 적어도 그림의 종류에 따라 나이가 더 많은 아이가 읽을 수도 있고, 글씨가 전혀 없는데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도 있다.
▶ 그림책 선택에 아이를 참여시킨다.
책 고를 때, 부모의 기준으로만 책을 선택하면 아이는 능동적으로 책과 상호작용하는 독자가 되기 어렵다. “이 책은 어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등의 질문을 하면서 아이가 책 선택에 함께 참여하도록 해야 책 고르는 기준을 아이가 스스로 세워나갈 수 있다.
▶ Point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는?
일단 아이 선택을 존중해준다. 만일 아이가 너무 어려운 책을 들고 왔다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만 읽어준다. 자신의 나이에서 볼 수 있는 만큼만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고,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이런 건 다 지어낸 거야
▶ 그림책의 의미를 축소하는 말이다.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예기치 못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지나치게 무서워하거나 반응이 격렬하다고 해서 지어낸 것이라고 둘러대다가는 그림책이 주는 정서적인 효과를 반감시킨다. 또 그림책의 의미 자체가 축소되어, 아이가 그림책 내용에 쉽게 동화할 수 없게 만든다. 더 나아가 아이는 책이 시시하다고 생각하거나,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아이의 상황에 맞게 완화시켜 준다.
무서움도 감상의 일부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부모가 설명 가능한 부분에서 아이의 이해를 돕는 것도 좋고, 함께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좋다. 다만 지나칠 경우는 내용을 적절히 바꾸어주거나 아이의 상황이 책과는 다르다고 설명해준다. 이야기를 너무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하면 상황에 맞는 ‘보충’ 설명으로 내용을 완화시켜준다.
▶ Point 책을 읽고 무서워하거나 엉뚱한 상상을 한다면?
침대 밑에 도깨비가 있어 잠 안자는 아이를 잡아간다는 내용의 그림책을 읽었다고 하자. 아이가 침대에서 잠들기 싫어한다면, "도깨비들이 밤새 지키다가 너무 졸려서 자기 집으로 잠자러 갔어" 하며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 빨간색 물고기였는데 까만색으로 바뀌었네
▶ 아이의 상황 판단 능력을 저하시킨다
사건이나 상황을 먼저 파악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 스스로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고, 적극적인 책 읽기를 못하게 만든다. 스스로 알아내기 전에 다 알려주는 것이 반복되면 아이의 사고력은 떨어지고, 끌려가면서 책을 보는 셈.
▶ 그림 속 표현을 찾도록 배려한다
어른들이 사건 전개에 치중하는 동안 아이는 ‘그림 속 언어 읽기’를 통해 글자로 표현되지 않은 내용이나 사건, 대화까지 찾아내어 감상한다. 하지만 부모가 책 내용을 미리 일러주면 그림책 읽는 재미를 잃고 스토리에만 치중하게 된다. 아이가 그림과 글이 표현하는 모든 내용을 찾도록 시간을 준다.
▶ Point 달라진 그림을 알아채도록 하고 싶을 때는?
엄마가 먼저 일부분을 알려준다. 한 번에 모두 알기를 원하지 말고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찾도록 한다. 원하는 만큼 사건 전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의 눈에서 찾은 것들을 존중해준다. 먼저 아이가 이야기하고, 부모가 공감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
¶ 아까 거북이 뭐라고 했지?
▶ 아이 기억력을 시험하는 말이다
책을 읽어준 후에 아이가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하게 마련. 하지만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은 독서의 흥미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고, 책을 학습과 연관 지어 문학적 상상력을 빼앗아버릴 수도 있다. 머리로 기억하는 즐거움보다 감정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알게 될 때, 행복한 독서를 할 수 있다.
▶ 확인하는 질문은 아예 하지 않는다
아이가 책을 제대로 못 읽은 것 같은 부담감을 갖게 되고, 내용을 암기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기쁘고 슬프고, 함께 공감하며 책 속에 빠져들기보다는 공부하듯 책을 읽게 되고, 엄마가 어떤 질문을 할지 눈치를 보게 된다.
▶ Point 그래도 내용을 아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책에서 일어났던 상황을 실제 생활에서 경험하게 될 때 책에 관한 질문을 던져 공유하는 것이 더 좋다. 이억배의 <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를 읽은 후 만두를 먹게 된다면, “○○야, 예전에 손 큰 할머니 생각나니? 그때 할머니가 만든 만두는 얼마큼 컸지?” 같이 생활 속에서 책 읽기 경험을 떠올린다.
¶ 차례대로 읽어야지
▶ 책 읽기를 강요하는 행위이다
전집을 구입한 경우 아이는 좋아하는 책 몇 권만 반복적으로 읽기 때문에 엄마는 “골고루 읽어라. 순서대로 읽어봐”라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전집은 일단 분량 면에서 우선 부담스럽다. 그런데 읽기 싫고 재미없는 것도 꼭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아이는 다른 책도 읽기 싫어진다.
▶ 때로는 안 읽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전집은 종합선물세트와 같아서 아이가 읽기 싫어하거나 흥미가 전혀 없는 책들이 끼어 있게 마련. 좋아하는 것부터 읽고 지금 읽기 싫은 것은 더 커서 보고, 그것도 싫으면 안 읽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 Point 전집의 다른 책들도 읽기 바란다면?
전집을 계속 읽히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행본과 섞어서 배열하거나, 요즘 관심 있어 하는 책을 바구니에 넣어 손쉽게 꺼내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아이가 읽지 않은 책을 엄마가 미리 읽고 “악어가 나오는 책이 있는지 찾아볼래?”와 같이 아이가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 얘는 세 살인데 벌써 변기에 쉬한대
▶ 다른 아이와 비교해 열등감을 심어준다
책을 통해 아이의 바른 생활 습관을 형성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다. 특히 아이의 특정한 부분을 고치고자 할 경우 책의 주인공과 비교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특정 부분이 아닌 모든 행동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열등감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시간을 준다
엄마가 언급하기 전에 아이는 이미 ‘주인공이 정말 멋진데, 나도 따라 해봐야지’ 하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칭찬이 너무 확대되면 아이가 자칫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 Point 주인공을 칭찬하고 싶을 때는?
주인공에 대해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독서 후’ 바람직한 활동. 등장인물의 행동, 생각, 태도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엄마의 감상을 말하듯 등장인물의 행동, 태도를 솔직하게 칭찬하되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 이 소년 너무 불쌍하다, 그치?
▶ 억지로 감동을 유도하는 말이다
부모가 아이의 감상을 앞서간다면 아이의 감상에 한계가 생기고 수동적인 독서를 할 수 있다. 아이의 자발적 반응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어른의 생각을 강요하면 아이는 책에 대한 자기만의 시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
▶ 동의를 구하지 말고 느낌을 나눈다
감동을 강요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엄마의 감동을 나누며 아이의 느낌은 어땠는지 물어본다. “엄마는 이 아이가 인형을 잃어버려서 너무 속상했을 것 같아. ○○는 어때?”와 같이 엄마의 생각을 먼저 말하고, 아이의 감동을 이끌어낸다.
출처 : 우리아이 육아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