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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헌수 (uni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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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2/20
 

비밀


저는 오늘 살다가 내일 죽을 사람입니다.
그런데 슬픔과 아쉬움 보다는 후련한 생각이 듭니다.

모은 돈이 많지는 않지만 있는 돈 다 털어서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에게 줘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방청소도 열심히 했습니다.
싱크대며 화장실 변기며 아주 광이 납니다.

내 땅이 없어 사과나무는 못 심고
꽃집에 들러 예쁜 꽃을 사서 책상 위에 두었습니다.
사람이 없어도 내 방에 향기가 나도록 말입니다.

퇴근길에 직장 동료들과 거하게 술도 한 잔 했습니다.
물론 계산은 제가 했습니다.
내가 죽으면 내 이름 석 자에 침을 뱉을 사람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몇 몇이 떠오릅니다.
전화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용서를 구해봅니다.

살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집착이었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것에 연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만큼은 소심하게 살지 않아 그래도 다행입니다.

- 최인구님, '비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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