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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도 놓게 한 크리스마스

1914년 여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제 1차 세계 대전의 발발로 전 유럽은 긴장 상태에 들어가 암흑의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북부에서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독일, 프랑스, 스코틀랜드 세 나라 간에는 한 치의 후퇴도 없는 숨 막히는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마른전투(Battle of Marne)라 불리던 그 싸움도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잠시 멈췄습니다.
참호 속에 웅크리고 언제 있을지 모를 독일의 공격에 대비하던 영국군들의 귀에 독일어로 부르는 낯익은 노래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영국군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기 위해 독일이 심리전으로 부르는 노래가 아닌가 의심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그 노래는 합창으로 변해갔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국군들도 영어로 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포격이 반복되던 전선이 순식간에 크리스마스 캐럴로 가득찼습니다. 밤새 캐럴이 울려 퍼진 전선에 동이 터 올랐습니다.
한 독일군 병사가 참호 밖으로 나와 영국군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병사들은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려 총에 손이 갔습니다. 그러나 독일 병사의 손에 들려있는 것이 작은 나무에 초를 단 크리스마스트리인 것을 확인하고는 총에서 손을 떼었습니다. 순간 영국군 측에서도 몇 몇 병사들이 참호 밖을 빠져나가 그 병사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양측 지휘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은 양측 참호 중간지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사람이 없는 땅(No Man''s Land)이라 불리던 그 죽음의 땅에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참호 밖으로 나온 병사들은 그때서야 그들 사이에 무수히 널려있는 양쪽 병사들의 시체들을 보게 되었고 양측 지휘관들은 시체수습을 위해 잠시 동안의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영국 병사들을 묻을 때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시체가 모두 치워지자 들판에서 양측 병사들의 축구경기가 벌여졌습니다. 전투장은 탄피가 가득 찬 진흙벌판에서 공을 차며 외치는 함성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경기 후에는 병사들끼리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 지급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여서 가족사진을 서로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쪽 군 수뇌부는 경악하여 적군 병사와 어떤 형태의 접촉도 금한다는 강력한 명령이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일선의 지휘관들에게 명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그 명령은 참호를 벗어나 적군 병사에게 접근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총살해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포탄은 다시 상대편 머리위로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최전선의 병사들에 의하여 멈춰졌던 전쟁은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병사들에 의한 ‘자발적인 크리스마스 휴전’은 무의미한 전쟁을 치르던 그들에게 잠시나마 인간적인 공감대가 형성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라는 영화로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인류애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시 기억되고 실천되기를 기도합니다. *남산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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