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저 사람 Clint Eastwood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무런 토를 달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멋있는 배우이고 감독이시다.
관객이 예상하는 해결방식을 저버린 Clint의 선택이 1차적으로는 놀랍고 2차적으론 감동스러운 영화가 바로 그란토리노이다.
Clint의 story telling은 더 이상 젊었을때의 요란한 총질 소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양지바른 곳에서 노란 원피스를 입고 뛰어노는 꼬마 소녀에게, 그 소녀가 듣던지. 이해하던지 아무런 상관없이 '이것이 지혜'라고 이야기해주는 듯 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밀리언달러베이비에서도 목사(?) 신부(?)를 무지 귀찮게 하면서 결국 존엄사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던 Clint...
이 할아버지는 이제 인생에 대해 답을 거의 알아버리고 '신'이 되려는 것이 아닐까?
Mr Clint. 아프지 마시고 지금 그대로 남아 삶과 죽음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주세요.
ps. 재작년에 돌아가신 로버트알트만이 살아있으면 1930년생인 Clint 보다 5살 많았을테고 우디알렌이 1935년생이고, 임권택은 1936년 생이군요.. 만약 순서대로 하늘로 가시게 되는 것이 인생이라면 Clint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새 하도 기록을 남기지 않고 영화를 보고 있어서 겨우내내 봤던 영화들을 주르륵 적어본다.
-- 1. Sleuth 내가 좋아하는 마이클 케인과 주드 로가 함께 등장하는 영화 꼴랑 둘만 나오는 연극을 드라마답게 둘다 참 기가 막힌 연기를 보여준다. 아내의 애인과 남편이 주고받는 설전의 향연의 끝은 미술과 세트의 기막힌 아름다움과 잘 어울어져 있다. 다만 중반 이후 동성애 코드는 맘에 들지 않지만 이 두 배우가 풀어놓은 이야기 솜씨가 매끄러워 자꾸만 거부감을 잃고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모두들 알고 있는 것처럼 마이클 케인은 젊었을 시절 이 영화에 출연했었다. (1972) 지금의 주드 로 역할인 마일로 역할로 말이다. 72년 작품을 보지 못했지만 마이클 케인은 3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마일로 역을 하는 주드로를 보면서 자신의 청춘시절을 생각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주드로와 마이클 케인은 참 닮았다. Sleuth 외에도 이미 Alfie 라는 영화 역시 주드로가 마이클 케인이 젊었을 때 열연했던 Alfie 역을 맡아 리메이크했으니 이 둘이 닮았다는 것은 꼭 내생각만은 아닌 것 같다.
2.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극장에서 안보길 정말 잘했다. 온통 과잉된 화면과 연신 폼만 잡고 스토리는 엉성한 그런 영화였다. 김지운은 여전히 나하고 안맞는 감독인 것 같다. 화면을 예쁘게 만들 줄 알겠지만 흥행성있는 배우들로 영화를 참 졸리게 만들었다. 정말 보면서 졸았다.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ㅠㅠ 게다가 우리나라엔 배우가 그렇게 없나? 굳이 원조교제 전과가 있는 청소년성매매라는 끔찍한 죄명을 가진 송영창을 캐스팅해야하는 이유가 뭘까? 비슷한 연기 수준이라면 전과자보다는 신인연기자가 낫지 않을까? 연기만 잘하면 되지, 라는 생각은 아마도 대통령 후보자에게 도덕성보다는 경제만 살리면 되지? 라는 논리랑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3. 볼트 너무 귀여운 강아지가 나와서 기대하고 봤는데 그냥 평범한 애니메이션이었다. 물론 발상은 신선했다. 드라마에서 수퍼히어로개 로 나오는 보통개가 자신이 보통개인줄 모르고 지내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 캐릭터들이 대부분 깔끔하게 묘사되어 보기엔 좋았으나, 기존의 애니메이션들에 비하면 게다가 지난 해 나왔던 월E에 비하면 그냥 별로다.
4. 트립 리차드기어를 오랫만으로 볼 수 있어 좋았으나, 포스터에 왜 에이브릴라빈은 주연급으로 엮어놨는지 여전히 짜증나는 이런식의 80년대 영화 마케팅에 속아넘어가지 않았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차라리 아래에 언급하는 테이큰 처럼 긴박감이 있던가 아니면 적어도 최근에 케이블에서 주구장창 틀어대는 범죄 드라마처럼 드라마가 있던가..
5. 테이큰 리암니슨이 마치 다이하드의 브루스윌리스마냥 (하지만 그렇게 웃기지는 않고) 납치된 자신의 딸을 찾아나선 이야기. 요근래 보이지 않던 우격다짐식 부성애를 제대로 체감이 될 수 있는 긴박감으로 버무려 놓았다. 말도 안되는 단서를 갖지고 단지 한 때 날렸던 수사요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척척 해결해내는 도입부는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해결방식이 다른 블록버스터들처럼 요란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결말부는 현실적이라는 느낌이다. 오랫만에 그럴듯한 오락영화.
6. 버킷리스트 잭 니콜슨과 모건프리먼이 나오는 전형적인 로브라이너 감독표 영화 (롭라이너에게 '미저리'라는 필모그래피가 있어도 '해리가 샐리를..'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의 추억이 워낙 큰지라... ) 어쨋거나 죽기전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자는 잭 니콜슨과 그 덕에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보는 모건 프리만의 연기는 관객의 감동을 얻어내기에 충분할만큼 감성적이지만, 결국 죽기전에 하고싶은 것을 해보려면 상당한 재력이 뒷밤침되어야 한다는 찜찜함이 남아있다. 그렇더하더라도 버킷리스트 중 마지막 소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가 그나마 돈없이 해결된 부분이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해결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기분좋게 기억하기로 했다.
7. 원티드 웬놈의 욕들이 이렇게 많이 튀어나오는 지 알다가도 모를 영화 원티드는 도입부의 시각적 충격이 매트릭스 못지 않아 끝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영화였다. 말도 안되는 장면들과 스토리는 만화가 원작이다보니 어쩔수 없다고 치면서 봐야 하는 영화였다. 반전과 반전이 막판에 다소 반전을 위한 반전이듯 짜증나게 엮여져 있지만 그것이라도 없으면 어떻게 줄거리를 이을 수 있겠는 가 위로하는 마음으로 보아줄 수 있는 오락영화인 셈이다.
-- 보다가 꺼버린 영화 : 트로픽 썬더 이 영화를 수입홍보배급한 영화사들은 광우병소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미국산 소 수입하는 수입정육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IMAX로 봐야 제 맛이라는 소문에 용산 cgv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그런데 솔직히 IMAX 관이 그다지 크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다른 극장의 스크린 위 아래를 늘여놓은 수준? 미국에서 본 IMAX는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을 압도하는데... 이건 뭐....
-- 웃긴 이야기지만 난 영화 말미까지 dark night 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 사람들이 하도 히스 레저를 이야기해서 아마도 악당쪽에 촛점을 맞춘 배트맨 시리즈일 것이라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dark knight 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knight로 이해하고 보니 그럴만도 하다. 박쥐는 어두운 곳에서만 활동하니까..
--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에 이어서 또 다시 영웅의 내면에 비중을 둔 배트맨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영웅과 악당의 차이를 묻는다. 고담시의 영웅 검사가 결국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순식간에 영웅에서 악당으로 변하는 것이 그렇다. 결국 절대 선도 한순간에 절대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신을 돕는 것은 조커이다. 조커는 배트맨과의 싸움에서도, 배에 타고 있는 승객과 죄수의 선택 속에서도, 악이 되는 것은 너무나 쉽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배트맨이 하비덴트를 죽인 것으로 하여 결국 스스로 어둠의 기사가 되기로 하는 대목에선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분노가 악을 만든다는 설정은 이미 스파이더맨과 스타워즈로부터 내려온 미국 영화의 분석인지라 그리 새롭지는 않다.
고담의 사람들에게는 결국 배트맨은 과거의 수퍼 영웅(검사)을 죽인 악인이지만 동시에 고담시의 범죄를 해결해주는 현재의 영웅이 된다. 악인의 누명을 쓰고 있는 영웅의 현실은 참으로 비탄스럽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자 주인공 매기 질렌할인데... 난 이 여자 배우가 영화에 등장하면서 놀라운 생각을 하게 됐다. 그녀가 스타워즈 오리지널 시리즈의 여자 주인공 캐리 피셔와 왜 이렇게 닮았냐는 것이다... 캐리피셔가 누구며, 왜 닮았다는 것이냐고? 아래 사진을 보시라...내가 일부러 닮은 것을 찾은 것이 아니라 정말 둘은 닮았다...
여기 오는 비행기로 에어프랑스를 탔다. 2주 전까지 깐느영화제여서 6월호 에어프랑스 기내잡지에는 깐느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왕가위에 대한 소개기사와 이와 별도로 장만옥의 인터뷰가 실렸다.
난 이상하게 왕가위 영화 이야기만 나오면 울컥하는데, 이 잡지 기사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시차로 잠도 안오길래 타이핑이나 끄적끄적. 사실 별 내용도 없이 그동안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이야기인데 막판에 신작 상하이에서 온 여인이 잠깐 한줄나와서 반가왔다는..
This month, Wong Kar-wai becomes the first Chinese to preside over the jury of the Canne Film Festival. It's the ultimate consecration for this 48-year-old director, who achieved international stardom with 'in the modd for love(화양연화)'. He's never received the Golden Palm, but he's no stranger to The Croisette. In 1998, the Semaine de la Critique selected his first film, As tears go by(열혈남아), a dazzling and shocking work. Wong Kar-wai began as a television scriptwriter and went on to invent an urban style of filmmaking - under the avowed influence of Martin Scorsese.(글쎄...그런가?)
He grew up in Hong Kong (his family left Shanghai in 1963, when he was five), and the city provides the heart and soul of his film, from the great melancholic sagas(Days of Being Wild, 1990) to the icy thrillers(Chunking Express,1994;Fallen Angles,1995). An ambitous and eclectric filmmaker, he offered his own splendid and meditative tke on the martial arts genre with Ashes of Tim, which involved a grueling set in the dessert. In 1997 - The year Hong Kong was handed back to China- Wong Kar-wai flew off to Angentina to make Happy Together. This bitter portayal of a disintegrating relationship earned him the Best Director award at Cannes.
In 2000, his in the Mood for Love, with a soundtrack featuring Nat King Cole, conquered the general public. Cannes rewarded Hong Kong actor Tony Leung-who starredin the film and is one of Wong Kar-wai's favorite actors to work with - the Best Actor award. As a result of the movie, Wong Kar-wai was transformed into a popluar filmmaker whose influence now extends to fashion and advertising.
He's more instinctual than cerebral, and is fond of improvisation. He spent several years working on 2046. This complex film seems to be haunted by his previous work, and plays on different layers of time. It reached the 2004 Cannes festival just in time for its official screening. The film incorporates the essence of his lyrical world:nostalgia for the 1960s, a fetish-like fragmentation of the female body, and and inordinate use of slow motion and rythms.
In 2003, he co-worte the movie Eros with filmmakers Michelangelo Antonioni and Steven Soderbergh. The film is a potpourri of three movie segments revolving around love and sex. Wong Kar-wai's segment, entitled "The hand" features his highly personal art of erotic suggestion and an indefinable existential sadness. Wong Kar-wai has the reputation of being an actor's director, and inspires the best work from the greatest Asian stars, from Meggie Cheung to Gong Li and Zhang Ziyi. His upcoming project will be his first film in English. Entitled The Lady From Shanghai, the movie features an impressive lineup:Nicole Kidman, Norah Jones, and recent Oscar-winner Rahcel Weisz.
그리고 장만옥 인터뷰에서 왕가위와 화양연화 관련 내용 일부..
A superstar in Asia and a muse of independent filmmakers in Europe, Maggie Cheung occupies a unique place in contemporary cinema. She's a favorite with filmmaker Wong Kar-wai, who heads up this year's jury at the 59th Cannes Film Festival. The Festival has been good for her, with a resoundingly succesful presentation of in the Mood for Love in 2000 and the Best Actress award for her role in Clean(2003).
What do u remember about your first Cannes film Festival? I came for Imma Vep(1995), which was also my first film with Oliver Assayas. I didn't know much about European cinema and even less about major festivals. Today I understand what Cannnes represnts, espeically in Europe, but at the time, I just went whenever I was taken: photo shoots and rapid-fire interviews all day long. In 2002, I was in competition for in the Mood for Love. Now i'm a regular.
During the screening of in the Mood for Love, could you sense that if would be become a cult favorite? I thought this film could be either a great success or a catastrophe. The images, color and style make it a strong, innovative film. But if something hadn't worked, it would have seemed kitsch. I remember coming out of the screening for in the Mood for Love and Clean more upset than when I went in. I was too scared to notice the pubic's reaction. When the film went on to be such an exceptional success, it was a great joy for all the crew, and especially for me, as I had discovered my craft with Wong Kar-wai.
(중략)
You received the Best Actress award for your role as Emily in Clean, yet you say you weren't trying to act. Yes, there is a certain irony in this. But I think this was another way of actin, a truth that i'm seeking, that I want to discover. I think that Clean was the right film for testing this out: I decided to live the story, not to anticipate my actions. I just wanted to be present, to let the feeling flow through me. I had just acted in the Mood for Love and Hero (Zhang Yimou, 2002), in which I played a warrior in ancient China. These films had too many constraints to try this method. In the Mood for Love was a daily torture: we worked mostly at night and I had to sit through five hours of makeup and hair styling - every day for 15 months.
(중략)
You know Wong Kar-wai well; how do you see him as jury president? It's hard to say. I think he'll like "big films" Not necessarily big-bugets films, but powerful., ambitious ones, rather than experimental work. (켄로치 영화가 상을 탔으니 그녀의 예상은 맞은 것일까?) It's huge responsibility to be on the jury. Your decision can change someone's life. Look what happend to Steven Soderbergh: He received the Golden Palm for his first film (Sex, Lies and Videotape, 1988) and became a famous filmmaker overnight. if I'm on the jury some day (I was already aksed, but I wasn't free), I'll prepare myself. It's a strnage experience for actresses: you have to be a Barbie doll, well-dressed and made up, but at the same time, take notes, concentrate on the films and discuss them with other jury members. (과연 이영애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장만옥의 이런 마음 반만이라도 준비하여 갔었을까?)
오래전 정은임의 영화음악의 대본을 누가 올려놨는데, 출처를 밝힐까 하다가, 어짜피 그 출처도 방송을 정리한 것이므로 이출처는 정성일씨라고 생각하여 그냥 둡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 중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글을 읽고 영화보는, 혹은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심도 좋을듯. ---
정은임 : 새로운 영화 읽기를 가르쳐 주시는 영화 평론가 정성일씨, 오늘도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정성일 : 안녕하세요.
정은임 : 제가 소문에 듣기로는요... 정성일씨가 오늘 아주 비법을 가지고 오셨다고 들었어요.
정성일 : 비법이라면 좀 이상하고요... 영화를 2배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는데요.
정은임 : 과연 무엇일까요......
정성일 : 우선 그 제가 이 프로를 통해서 꼭 이 프로 청취자들 통해서, 특히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영화에 관한 그 가장 커다란 미신 중의 하나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 영화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본다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또 그것이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그... 더 알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만약에 바쉴라르였다면 그 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라고 불를 법한데요... 이 행복한 욕망을 근거로 해서 비평 산업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그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추리소설로 읽으셔도 상관없고 마르셸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멜로드라마로 읽으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룹 U2를 NEW KIDS ON THE BLOCK과 같이 들으셔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문화는 다른 상품과는 달리 그것을 소유하는 사람을 거듭 벗어나거나 배신하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영화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능 있는 감독들이 삼류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는 영화사 100년 속에 무수히 그 예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능 있는 감독들은 대중을 만족시키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 딜레마에 부딪히게 됩니다.
정은임 : 아.... 청취자분들이 굉장히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과연 오늘 무슨 얘기를 해주실 질......
정성일 : 우선 첫 번째 조항입니다.
정은임 : 어... 무슨...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법......
정성일 : 예, 맞습니다.
정은임 : 아... 정성일씨가 보시는 그런 영화 읽기 법, 그 비법을 가르쳐 주신다고요
정성일 : 그 첫 번째 조항은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는 한 영화를 두 번 볼 때 시작됩니다. 이 얘기는 제 얘기가 아니라 프랑소와 트뤼포라는 감독의 얘깁니다. 트뤼포감독의 영화광의 단계는 3단계가 있는데요.... 첫 번째 단계는 한 영화 두 번 보기, 두 번째 단계는 영화평 쓰기, 세 번째 단계는 영화 찍기, 이것이 최고의 단계라고 얘기합니다. 또 아무리 위대한 영화 평론가라도 삼류 감독만큼 영화를 알지 못한다. 이것도 제 얘기가 아닙니다. 고다르라는 감독의 얘깁니다.
저도... 그... 50번 이상 본 영화들이 있습니다. 장 르노와르의 게임의 규칙이라든가 막스 오피스의 롤라몽떼, 임권택감독의 길소뜸, 로베르 브레송의 무쉐뜨, 알프레드 히치콕감독의 새, 이 영화들은 제가 50번 이상을 보면서도 여전히 대단하다고 무릎을 꿇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두 번째 조항, 영화 자막 끝까지 읽기. 이건 아마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 중에 하난데요. 그것은 무식한 그 영화관 영사 기사와 관객들이 야합한 것입니다. 여러분 한번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앉아 보십시오. 뒤이어 다음회 손님이 달려와서 내자리 왜 안 비키냐고 눈에 도끼질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무서워서 어떻게 앉아 있겠습니까? 그러나 비디오 때문에 이제는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스텝과 캐스트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가끔 아주 의외의 이름이 등장해서 영화를 풀어낼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 퀴즈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매드 맥스 2편과 늑대와 춤을과 파워 오브 원의 공통점은?
정은임 : 무엇이죠?
정성일 : 촬영기사가 동일 인물입니다. 젠 세밀러. 또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미션 그리고 오늘부터 개봉한 집시의 시간의 공통점은?
정은임 : 우연히 제가 아는 것이군요. 제작자 데이빗 포트넘아닙니까?
정성일 : 예, 맞습니다.
정성일 : 그리고 케이프 피어와 배트맨 2편과 최종 분석의 공통점은?
정은임 : (작은 목소리로)케이프 피어, 배트맨2편, 최종 분석..... 모르겠는데요.
정성일 : 예, 같은 시나리오작가 웨슬리 스트릭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이 하드와 붉은 시월과 블랙 레인과 토탈리콜과 원초적 본능의 공통점은?
정은임 :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애요.
정성일 : 네, 같은 촬영기사 얀 드봉입니다. 이런 것들을 여러분 자막으로 한 번 보시면서 쾌감을 만끽해 보십시오.
세 번째로 뒤의 영화로 앞의 영화 다시 생각하기가 있습니다. 감독들이 만든 영화 중에서 두 가지 선택의 고민에 빠져듭니다. 첫 번째는 내가 속은 것은 아닐까? 두 번째는 걸작인데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이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을 보면 명백히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코엔 형제인데요, 분노의 저격자, 그 우리 나라 비디오 출품, 출시명이고요, 블러드 심플과 두번째 영화 아리조나 유괴 사건은 그 영화만 갖고 보자면 B급 상업 영화입니다. 그런데 혹시나 이 영화 속에 담긴 현란한 재능이 그저 깜짝쑈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평론가들 사이에 늘 붙어 다녔습니다. 그런데 바톤 핑크를 보니 말끔히 씻어졌을 뿐만 아니라 블러드 심플과 아리조나 유괴 사건에서 정말 코엔 형제가 하고 싶었던 그 유우머가 무엇인지 오히려 바톤 핑크를 보면서 그 앞 영화들이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프로 청취자들과 영화광들의 가장 궁금한 것. 첫사랑은 성공작인가? 실패작인가? 여러분들, 그것을 판단하시기 전에 첫사랑을 보시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다시 보십시오. 그 다음에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진짜 걸작이었나, 아니면 우리는 혹시 평을 과장한 것은 아니였을까를 판단해보십시오.
정성일 : 그리고 네 번째입니다. 영화에서 카메라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에서 늘 눈앞에 있으면서도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바로 카메라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눈에 보이게 쓰는 감독이 있고 눈에 보이지 않게 쓰는 감독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카메라 스타일이라면 물론 좋은 친구들의 마틴 스콜세지, 바톤 핑크의 코엔 형제 그리고 광란의 사랑의 데이빗 린치 같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눈에 보이지 않게 쓰는 감독이 있습 니다. 이를테면 대부의 코폴라, 양들의 침묵의 조나단 드미 그 리고 우리 나라에 비디오가 꽤 많이 출시되어 있는 영화광들의 비밀 목록, 우디 알렌의 영화들. 어느 것이 더 좋으냐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스타일 감독들이 오히려 화면 속에, 카메라가 아니 화면 속에 자신들의 스타일을 배치하기 때문에 더욱 꼼꼼한 읽기를 요구한다는 지적입니다.
정은임 : 카메라가 보이는 스타일과 안 보이는 스타일의 영화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정성일 : 예... 이를테면 데이빗 린치같은 감독은 카메라를 펜이라고 생각합니 다. 그래서 등장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극단적으로 앞까지 다가간다던가 또는 공포의 표현을 하기 위하여 카메라가 도망치듯이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나단 드미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은 카메라는 자꾸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는 뒤의 소도구들, 주인공의 옷색깔, 또는 주인공 사이로 오가는 등장 인물의 가로세로 줄긋기, 이런 것들을 통해서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합니다. 말하자면 똑같은 것을 표현하지만 어떤 감독은 카메라로, 또 어떤 감독들은 화면 속에 담겨 있는 카메라를 제외한 요소들로 영화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영화는 항상 영화 이상으로 존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소 엉뚱하죠. 영화평을 읽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에이, 설마 영화감독들이 거기까지 생각했을라고......" 또는 "그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거아냐"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평론가를 욕보이는 것이 아니라, 욕 좀 먹으면 어떻습니까, 문제는 바로 영화감독 들을 욕보이고 경멸한다는 것입니다. 영화감독들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세대 문화의 파수꾼입니다.
히치콕의 현기증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Sight and Sound'라는 영화 잡지에서 92년도에 전세계 영화 평론가들에게 추천을 받으면서 여전히 가장 훌륭한 영화의 한 편으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단순 드릴러라면 왜 그렇게 평가 받았겠습니까? 왜 여기서 50년대 냉전 이데올로기의 정신분열증을 읽어 낸다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디킨즈와 발작의 소설에서는 자본주의를 읽어 내면서 왜 코폴라의 대부가 미국 자본주의의 기업의 병적 증후군에 관해 읽어 내면 왜 과장,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습니까? 또 바그너를 파시즘과 연관짓는 것에는 침묵하면서 로보캅이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SF영화를 신약성서의 메타네레티즘과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영화 관객들은 자신이 보는 것만 믿으려고 합니다. 바톤 핑크, 반 고 호 그리고 첸 카이거의 현위의 인생같은 영화들은 그 모호한 스타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러한 낯선 영화 읽기를 꾹 참고 있습니다.
정은임 : 그러니까 영화 속에 나타나는 감독의 또 다른 의도들을 숨어있는 것들을 우리가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인거죠?
정성일 : 그렇죠. 그런데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가 사실은 그 정반대이거나 전혀 다른 것이었다고 밝혀질 때 이상하게 관객들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로 묻고 싶은 것은 혹시 그 거부감의 밑바탕 에, 거부감의 밑바탕에, 첫 번째, 영화 정도는 나도 잘 알고 있고, 두 번째, 영화감독이 뭐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겠느냐라는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자문해봐야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영화는 항 상 문화현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정치적 입장과 이데올로기적 논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정은임 : 네.... 영화라는 것이 하도 대중화되어 있으니까 조금은 낮게 취급하려는 그런 생각도 많이 있죠. 하지만 우리 문화의 대표적인 현상 중에 하나니까 우리도 그 영화 속에 숨은 뜻, 그 뒷얘기를 잘 읽자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정성일 : 정확합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입니다. 명장면을 쇼트 바이 쇼트하는 습관을 가지시면 아주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는 그 두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첫 번째, 4헤드 비디오데크를 구입하실 것. 두 번째, 좋은 화질의 비디오를 구입할 것.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이 어떻게 찍혀진 것인지 또 평론가들이 명장면이라고 말하는 장면들은 어떻게 찍은 것인지 비디오로 정지시켜가면서 한 프레임, 한 프레임 한 번 눈여겨보십시오.
정은임 : 자본이 좀 들겠는데요. 흐.....
정성일 : 아마 이 프로에 홍콩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특히 홍콩 느와르 영화들 중에서 총격전장면들을 보면 "야... 어떻게 저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실겁니다. 그런데 한 프레임, 한 프레임 뜯어보면 엉뚱한 것이 보입니다. 즉, A쇼트와 B쇼트를 연결할 때 홍콩 느와르 영화는 꼭 점프컷으로 연결을 합니다. 그런데 이 점프컷은 보통 점프컷처럼 이 장면에서 저 장면으로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간적으로 늘려놔서 1.5배 쇼트 길이와 1.5배 쇼트 길이로 겹쳐놓고 편집합니다. 그래서 총격전장면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심리적으로 긴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시각적인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이라는겁니다.
정은임 :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점프 컷이라는 것은 한 장면을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뛰어넘는거자나요. 그런데 1.5배 겹쳐진다는 그 부분이......
정성일 : 이를테면 그.... 이런 표현을 용서하십시오. 제가 정은임씨의 뺨을 때립니다. 뺨을 때리는데 때리는 장면을 찍고 그 다음 장면을 찍을 때 보통 그것을... 어... 그 다음 장면에 그것을 보는 표정을 탁 잡는다던가 아니면 다른 장면을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따따불로 뺨을 때리는 장면을 찍는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뺨을 때리는 장면이라면 눈에 분명히 보이지마는 총알이 수십발이 튀어나가면서 그... 쏟아붓기 때문에 이것이 겹쳐놓아도 한 프레임, 한 프레임 넘기면서 보지않으면 눈으로 속임수를 당한다는 겁니다. 이런것들을 한 번 보십시오.
정은임 : 네, 참 설명은 구체적이고 좋았는데 그 대상이 좀 안 좋았네요. 저말고 다른 사람이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정성일 : 예, 죄송합니다.
정은임 : 일곱 번째요.
정성일 : 그리고 일곱 번째는 번역 자막을 믿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한국 영화는 큰 문제가 없으나 외국 영화를 볼 때, 극장에서는 통계가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 자막을 읽으십니까?"라는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10명 중에 몇 분이 읽지 않으실 것 같습니까?
정은임 : 글쎄요... 영어 실력이 뛰어나야 될 것 같은데...
정성일 : 자막을요.
정은임 : 자막을요. 아... 한 3명? 4명?
정성일 : 10명중 5.7명이 자막을 읽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인데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유난히 이야기가 복잡한 영화보다는 액션 영화가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객을 무시하고 엉터리 번역으로 관객을 종종 혼란에 빠트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아주 고전적인 예로는 우리 나라에 그 수입된 졸업에서 수입을 통과하기 위해서 앤 랜크러프트가 캐서린 로스의 어머니가 아니라 갑자기 이모로 오역된 경우는 대표적인 경우지만 최근에도 숱한 예가 있습니다. 어퓨굿맨의 경우는 심지어 '이다'가 '아니다'로 되어 있고 속어가 순화되는 바람에 악당의 성격을 종잡을 수 없고, 원초적 본능처럼 미스테리를 더 미스테리로 만들어 버리기가 일쑤이고 바톤 핑크는 아예 개작을 한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고 화면에서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막은 그저 2줄 나오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은임 : 그렇죠. 이런 경우도 봤어요. 'Fuck You'라는 욕이 있잖아요. 그걸 '뻐꾸기'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정성일 : 그런데 문제는 이 경우가 더 문젭니다. 이런 경우는 도대체 어떻하겠습니까? 만일 등장 인물이 '확실히'를 갖다가 줄기차게 '학실히'라고 발음할 때는 그것은 감독은 다른 의도가 것입니다. JFK에서 케빈 코스트너의 억양이 로빈훗, 꿈의 구장, 늑대와 춤을과 다 다른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어퓨굿맨에서의 잭 니콜슨의 악센트가 배트맨의 악센트와는 전혀 다릅니다. 그걸 알 길이 없으니 관객들은 등장 인물의 성격을 그저 이야기를 통해서 추론할 뿐입니다. 케빈 코스트너가 아카데미상을 못 받는 이유는, 첫 번째, 그 연기보다는 그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엑센트가 바로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 로버트 드니로의 좋은 친구들과 미션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디어 헌터를 빌려서 보십시요. 완벽하게 다른 영어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지금 헐리우드에서 가장 잘 사용하는 배우는 메릴 스트립이라 합니다.
그리고 여덟 번째, 좋은 영화는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꼭 다시 한번 보십시오. 자신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성숙했나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은임 : 책이랑 마찬가지일꺼예요.
정성일 : 예, 맞습니다. 좋은 소설, 좋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좋은 영화도 자신과 함께 나이를 먹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 영화 평론가는 교과서가 아니라 참고서입니다. 한 영화에 대해서 평론가들은 견해를 달리합니다. 그리고 저는 오히려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영화가 좋은가 나쁜가를 가리는 것은 평론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관객의 특권입니다. 평론은 정답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영화감독들 중에서 누가 가장 영화를 잘 만드는가가 정답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누군가가 정답인 것처럼 수많은 영화 평론가중에서 좋은, 자신이 좋아하는 평론가의 글을 그저 참고삼아서 읽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저같은 경우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빌리지 보이스의 짐 허버만이나 롤링 스톤의 피터 트레비스, 그리고 까이에 뒤 씨네마의 세르쥬 라네같은 사람들의 글들도 정말 좋아합니다. 반면에 뉴욕타임즈에 쓰는 빈센트 캠버, NBC TV에 나오는 그 로저 에버트와 진시스 케이라는 그 뚱뚱이와 홀쭉이 컴비 평론가가 있습니다. 아주 이 사람들 글이라면 저는 딱 질색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견해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늘 제가 갖고 있는 좌우명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자끄 데리라라는 평론가가 한 얘기인데요, "글쓰기에는 시작이 없고 텍스트에는 끝이 없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영화는 아무리 창조적인 영화라도 이미 그 앞에 있는 영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며 비평은 매시대 매세대에 따라 같은 영화를 다르게 읽게 만드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능력 없는 3류 평론가가 위안으로 삼는 말이 있습니다. 폴드망이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모든 평론, 비평의 역사는 잘못 읽기, 즉 오독의 역사였다"는 얘길 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평론가들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그 유일한 문건일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 영화에서 유일하게 권위를 갖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 관객 자신입니다. 감독이 여러 가지 의미를 숨겨 놓고 복잡한 문화 현상을 다루며 가장 이상적인 정치적 함축성을 영화에 담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관객이 못 읽어 낼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관객의 잘못이 아니라 감독의 잘못입니다. 채플린의 가장 위대한 점은 그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가난한 자들의 꿈을 담고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것을 영화평론가들은 아주 복잡하게 딥 포커스의 공간과 미디엄 쇼트의 영화적인 화면 구성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격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 필요없이 그저 어떤 영화 관객들도 그것이 그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어떤 용어로 표현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누구나 느끼곤 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그 그 자체로 역사를 지니게 되고 역사를 통해 누적됨으로써 일정한 지식 없이는 읽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론가는 바로 그것을 읽는 일을 도와주는 사람에 지나지 안습니다. 그 읽기를 통해 더 다양하고 더 풍부하고 더 건전한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 바로 이것이 영화 감독들이 관객들에게 진정 바라는 일일 겁니다.
정은임 : 예, 오늘 정성일씨한테 규화보전 하나 얻은 것같애요.
정성일 : 네, 그래서 나오는 얘긴데 문제는 이 내공을 쌓는 일이 쉽지는 않다는 겁니다.
정은임 : 예, 그런 것 같네요. 많은 수련을 거쳐야 될 것 같습니다. 자, 정성일씨 고맙습니다.
정성일 : 감사합니다.
정은임 : 안녕히 가세요.
음악 : 휘트니 휴스턴의 [ I have Nothing ] (잠깐의 사연 소개 뒤에....)
정은임 : 자, 조금 전에 영화계의 고수 영화 평론가 정성일씨가 비법 10가지를 정리해 주셨죠.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법. 간략하게 정리해 드릴까요.
1. 한 영화를 두 번 이상 보기. 2. 자막을 끝까지 읽기. 3. 한 감독의 뒷 영화를 보고 앞 영화를 다시 생각하기. 4. 영화에서 카메라를 발견하기. 5. 영화에 숨어 있는 감독의 뜻을 집어내기. 6. 번역은 믿지 말 것. 여러분이 되도록, 될 수 있으면 한 번 듣는 습관을 가져 볼 것. 7. 좋은 영화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번 볼 것. 8. 평론가는 참고서라고 생각할 것. 9. 영화는 그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바로 관객여러분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입니다.
다섯번째 영화는 영화이상으로 존경해야 한다는 대목이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이와 이어져서 열번째 그 의미를 관객이 읽지 못한다면 그건 관객의 잘못이 아니라 감독의 잘못이라는 말도 와 닿아요. 가끔 자기 글이 영화'평이'라고 주장하는 포스트를 보며 내 감상문도 그런 꼴일까 두렵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