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께서 일주일에 한두 번 취미로 하시는 볼링. 볼링이라고 하면 볼링핀 열 개 세워두고 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시아버지께서 친구 분들이랑 하시는 볼링은 그거랑은 달리 필드에서 하는 것. 하는 법을 보여 주신다고 해서 따라가서 설명해 주시고 해 보라고 하셨는데 그다지 재미 있는 줄은 모르겠더라. 내가 잘 못해서 그랬겠지..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하시고 나는 왔다갔다하면서 구경만 했다. 색깔 다른 두 공을 각자 가지고 굴려서 하는데 자세는 내가 아는 그 볼링과 비스무리했다. 시아버지 연세가 60 세이신데, 볼링 멤버 중에서 제일 어리시다고. 다른 멤버들은 거의 고령이고 90세 가까운 분도 계시다고 한다.
"외숙모 오면 내가 생일 케이크 만들어 줄게요!" 호주에 갔을 때가 내 생일 즈음이라서 가기 전부터 전화로 몇 번을 다짐하더니 가족들 다 함께 생일 저녁을 먹던 날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면서 "내가 만든 그거 지금 가져올까?" 엄마에게 물어보기를 몇 번. 밥 다 먹고 우당탕 부엌으로 가서 가져온 토마스 케이크. "와~~ 00아~ 네가 만든 거야? 멋지다." 내가 과장되게 감탄하자 시어머니랑 시누이가 옆에서 눈을 찡긋찡긋. 다 된 케이크 위에 토마스 양초만 올렸을 뿐. ^^ 자기도 촛불을 꺼야 한다고 내 무릎 위에 딱 앉아서 나보다 더 좋아하던 귀여운 녀석. 00아, 다음에 볼 때까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라.
나보다 나이 많이 어린 친구 C를 처음 만난 건 그녀가 고등학생일 때.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에 대학을 졸업했다. "넌 어디서 왔니?" "대만에서." "그래? 난 한국에서 왔어." 우연히 만나 이렇게 짧은 인사가 다였는데 지금 우린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다. 길이 엇갈려서 몇 년 못 봤는데 이번엔 드디어 만났다. 시내 한복판에서 만나자마자 반갑다고 눈물을 주르룩 흘리던 C. 남편은 옆에서 이산가족 상봉이냐고 놀리고..
C의 부모님께서 밥 한 끼 먹자고 남편이랑 집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저녁 악속이 있어서 오후에 잠깐 들렀더니 요리 잘하시는 어머님께서 찹쌀떡이랑 만두를 잔뜩 만들어 주셨다. 먹으면서 마음 편하게 유쾌하고 기분 좋은 수다를 떨고. 친구가 되는데 나이랑 국경이 무슨 상관있을까. 언어는 달라도 '말'이 통하고 맘이 통하면 되는 거지. C를 볼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다.
다녀온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섰지만 가끔 떠오르는 이런저런 기억들. 지나고나면 작고 소소한 기억들이라도 생생하게 남아 있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걸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
오선님, 좋은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은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
필드 볼링을 즐기던 호주 사람들을 공원에서 자주 본 기억이 나는데, 시아버님께서도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나이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 사랑만큼이나 끈끈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잠시 들르신
친구네 어머니께서 아주 푸짐하게 차려놓으시고 오선님을 기다리셨군요? 토마스 기차
양초를 올려둔 케잌도 예쁘고... 오선님! 아주 즐거운 시간 보내신 것 같아 저도 덩달아
즐거워지네요!!! ㅋㅋ ^^*
08/07/01
(화) 오후 1:17
맞아욤~ 친구사이엔 국경같은거 필요 없어욤~
저도 캐나다 친구 그레이스와는 지금 서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늘 같은 맘으로 저도 애틋해요~
아.. 오선님 조카님의 생일케잌 너무 이쁜걸요~
오선님 늦었지만 생일축하드려요~
해삐 뻐얼쓰 데이, 뚜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