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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9/22
 

반스 앤 노블에 들려서

이 곳에 두 곳의 책방이 있다. 하나는 반스 엔 노블이고 다른 하나는 보더이다.
오늘은 시내에 나가는 길에 페나라에 가서 간단히 점심을 하고 반스 앤 노블에 들렸다.

우리는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이 둘 중의 하나에 들린다.
나는 반스 엔 노블을 선호한다. 잡지 종류가 더 많고 정리가 잘 되어서 책을 찾기가 더 쉽다.
나는 책 방에 들릴 때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인다.
새로 나온 신간을 대할 때마다 마치 처음 데이트를 하는 듯한 설레임을 느낀다.
책방에 들어서면 우선 신간들을 한 번 훑어 본 다음에 오른 쪽에 있는 잡지 진열한 곳에서 발을 멈춘다.

주간, 월간. 계간등 각 분야에 걸쳐 각양 각색의 잡지들이 선을 보인다.
미국 정치, 세계 정세를 다룬 주간과 월간 몇 개 그리고 자연이나 고고학을 다룬 월간 두어 권 그리고 최근 과학계의 소식을 다룬 잡지 두어권을 들고 커피숍 앞에 놓인 의자에 가 않는다.

나는 벌써 학생이 된 기분으로 책을 연다.
지기를 만난 기분이다. 그리고 안으로 살이 찌는 것 같다.
집 사람은 집사람이 즐기는 잡지 몇권을 들고 와서 내 앞에 앉는다. 우리는 이렇게 더블 데이트를 한다.

렐라님이 추천하신 Eckhart Tolle의 The Power of Now(한국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이름으로 번역이 됨)를 구하러 나왔다가 빅 쎄일을 만났다.

문고 판 페이퍼백 두 권을 사면 한권은 공짜다.
우리는 멤버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 그위에 10퍼센트 할인의 혜택까지 받는다.
나는 여섯 권을 더 골랐다.

Melville의 Moby-Dick; 미국문확의 대표작 중의 하나라고 하니 언젠가 한 번 원문으로 보고 싶었다.

Stowe의 Uncle Tom's Cabin; 동 시대에 나온 책으로 미국 역사를 바꾸어 놓은 책이다. 중학생 때 짧게 줄인 문고판을 읽었다.

Walter Cronkite의 A Reporter's Life; 나는 전기류를 즐겨 읽는다. 한 사람의 삶의 역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Julian Barnes의 Nothing To Be Frightened Of;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재치있는 작가이다. 레몬 테이불등 10여개의 책이 번역되어있다.

Simon Chritchley의 The Book Of Dead Philosophers;190여명의 세상을 떠난 사상가들이 어떤 형태로 죽음을 맞았는가를 간략하게 소개한 책

프로이드의 꿈의 분석; 요즘 프로이드와 융과의 서신(The Freud Jung Letters)를 읽고  있다.  작년 가을에 시작을 했는데 병치례를 하느라고 마치지를 못하고 있다.
그들 간에 오간 359개의 편지가 우여곡절 끝에 후학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1906년 4월에 시작 된 편지부터 그들의 마지막 결별 때(1914년)까지의
편지와 융이1923년에 프로이드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가 포함 되어있다.
프로이드의 꿈의 분석은 수련 중에도 다 끝내지 못했던 책이다.
누워서도 볼 수 있도록 가벼운 페이퍼 백을 구했다.
오늘 저녁은 아마도 잠을 설칠것 같다.

새해를 맞으며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한결 기분이 좋다.
귀에 ipod를 끼고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아까웠던 모양으로 혹은 나이가 들어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양으로 나는 지금까지 낮잠을 모르고 살아왔었다.
어제 짐에 가서 운동을 한 것이 지금 회복기에 들어있는 내 체력에 좀 지나쳤던 모양이다.
오늘은 운동을 쉴까 아니면 조금만 하고 올까 생각중이다.

책을 들었다.
아름답고 성실하게 살다간 '장영희 선생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였다.
작년에 집사람 친구가 우리를 방문할 때 장 영희 선생이 쓰신 책을 전부 사가지고 오셨다.
벌써 읽어보았지만 이런 좋은 책은 수시로 다시 펴 들곤한다. 느낌과 감동은 언제나 새롭다.
민숙이라는 고등학교 때 친구의 편지로 시작되는 "초원의 빛과 물오징어"라는 수필에서
그는 워즈워스의 "영생의 깨달음에 부치는 노래"에나오는 '초원의 빛'을 소개한다.

동시에 그는 내가 애송하던 무지개도 소개하고 있었다.

William Wordsworth

The Rainbow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하늘에 무지개 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내 인생 시작되었을 때 그랬고
지금 어른이 돼서도 그러하며
늙어서도 그러하기를
그렇지않으면 차라리 죽는게 나으리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살아가는 나날이
자연에 대한 경외로 이어질 수 있다면.

http://kr.blog.yahoo.com/thomasjorhee/1258285 (여행기에 워즈워스의 생가와 무덤을 소개함)

벌써 4년 전이었다. 내가 워즈워스의 생가와 무덤을 방문했던 것은.
이제 7학년이 된지도 벌서 1년이 되어가고 가끔은 낮잠을 자야 기력이 회복되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자연에 대한 경외를 느끼며 감사할 수 있는 감성이 살아있고
무지개를 보면 뛰는 가슴이 있어 나는 진정 행복하다.


회복기에 들어서

오늘이 섣달 그믐, 하루만 더 지나면 새해를 맞는다.
지난 2009년은 내게는 아마도 제일 시련이 컸던 한 해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조국에도 지금 살고 있는 미국에도 큰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해였다.

병원에서 나온지 3달 반이 지나고 있으니 회복도 많이 되었고 재활운동도, 나들이도 하고 있다.
그 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위축이 되었고 혹시 우울증이라도 오면 어쩔까하고 걱정도 했다.
심장 수술을 한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며 심한 분들은 항 우울제까지 써야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한데 감당하기 힘든 것은 자신감의 상실이라는 것이었다.

수술 후에 혈압이 불안정하고 가끔 경험하게 되는 부정맥 때문에 늘 불안감을 견뎌야 했다.
특별히 신경을 써서 잘 치료를 해주고 있는 주치의인 후배 심장내과의사인 닥터 김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기도 민망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있으려면 4개월 내지 6개월이 지나야 된다고 하니 2,3 개월은 더 기다려야 한다.

이제는 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드려야 할 것 같다.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핑계로 내 자신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고 밀어부치려 하지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현재를 만끽하고 감사할 줄 아는 한 해를 맞으려한다.

12월의 엽서(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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