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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모컨은 "젠장"이다 뭔 버튼이 그리 많은지 아무리 켜도 TV가 나오지 않는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 현존하고 점점 복잡해지는 IT 강국,이 산속에서만은 좀 단순하게 살 수 없는 걸까?
할 수 없이 숙소 관리인을 호출하고서야 TV 을 볼 수 있었다. 공짜 영화 몇 편을 보았는지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잠 못 이룬 밤 쓰러져 동녘 하늘 오르는 해맞이도 하지 못한 채 아침을 거르고 바닷가로 향한다 누군가가 그런 질문을 했다지 왜 산에 오르느냐고 그리고 그 누군가는 대답했단다 산이 거기에 있어 오른다고 왜 바다에 자꾸 가느냐고 내게도 묻는다 딱히 답하기가 그런 질문 바다가 거기에 있어 간다고 할까?

아무 일 없이 달리던 차창에 흩뿌리는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대관령 터널을 들어서자 흩날리는 눈과 뿌연 안개는 마치 구름 속에 들어선 듯했고 마치 무릉도원에 도착한듯 착각 속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눈이 내리는 밤 숙소의 베란다를 들랑거리며 눈 내리는 풍경을 감상했다. 산속의 어두운 날씨 탓 인지 크리스마스 이브 같은 풍경은 기대할 수 없었다. 왜 또 차의 방향은 바다로 달려갈까? 마치 마법에 걸 린 듯 차는 동해로 간다 대관령 고개를 들어서자 짙은 안개가 앞을 가로막는다 차량의 속도는 커녕 두 눈 똥그랗게 뜨고 엉긍 엉금 기어가듯 차는 나아간다 갑자기 안개 낀 대관령 고개에서 인생이 생각이 난다. 삶이란 바로 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낀 도로처럼 그렇게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나아가지 못할 땐 잠시 쉬는 것도 좋은 일 한동안 차에서 내려 안개 낀 산을 감상한다.

조심스레 내려오자 마을이 보이고 길이 보인다. 훗, 인생도 그렇겠지.

바다로 간다…. 바다. 늘 그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줄 알았다 흩뿌리는 비바람은 더이상 다가서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멈추어버린 발길은 굳은 듯 고정되어 있고 소리가 들린다…. 우우우웅~우우우웅~ 바다가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늘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줄 알았던 바다는 혼자서 소리 내어 울고 있었고, 갑자기 멍 하는 충격 속에 한동안 서 있었다. 바다의 울음 소리를 들었기 때문일까? 아~ 바다는 아무 말 없어 다 받아 주는 줄 알았는데 바다도 아픔이 있는 걸까?

소리 내어 혼자 울던 바다는 갯바위에 부딪히고 물거품은 눈물되어 흩날린다.

혼자서 우는 바다 그 앞에 내가 있었다.
2009.11.12일 동해에서
글 PHOTO BY 雲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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