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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서 주유하고 아파트 단지 거의 다 와서 있었던 일입니다.
편도 1차선 도로의 조그만 4거리가 있었는데 전 직진중이었고 보니 왼쪽에서 택시가 서 있더군요.
서 있는 모양새가 언제 차선에 들어올지도 몰라서 속도를 낮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계속
서 있는거였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계속 직진해서 지나가려고 하는데 4거리 다 오자 그제서야 좌회전해서 들어와
제 차 앞으로 들어오는거였습니다.
아주 위험한건 아니었지만 계속 서 있다가 막상 가까이 오자마자 껴드니까 꼭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뒤에서 빵빵거렸는데 조금 가니까 택시가 길 우측으로 정차하는 거였습니다.
'오..한판 해보자 이건가? 그것도 좋지'
택시 기사하고의 실랑이에서도 별로 꿀려 본 경험이 없는 저였는지라 택시 왼쪽에 나란히
차를 세우고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먼저 한마디 했습니다.
"아니 왜 계속 서 있다가 바로 앞에서 껴드는거요?" 라고 버럭 소리를 쳤죠.
그런데 운전석 창문 너머의 택시 기사 아저씨는 마치 친한 사람을 만난 양 환하게 웃음 띤 얼굴로
"아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그래서 먼저 가시라고 이렇게 차를 세웠어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한바탕 할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곧 아파트 단지로 접어드니까 먼저 가시라고 했지요.
다행히 제가 먼저 반말을 하거나 욕을 하지 않은게 그나마 위안이 되더군요.
운전 경력 21년 만에 처음으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든 택시 기사 아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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