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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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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음식을 포장하는 랩을 말하고자 하는건 아니고.. 대학 실험실이나 연구실을 줄여서 말하던 랩을

얘기하려는 것도 아니죠.

네.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되는 중얼거리는 노래의 일종인 rap에 대해서 얘기하려 합니다.

개인차는 좀 있겠지만 랩은 주로 청소년층이나 20대 정도의 연령층에서 좋아하고 30대 이후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누군가 랩을 듣고 있으면 잘해야 별로 신경이 안쓰이는 정도, 어떤 노래는 계속 들리게

될 경우 슬슬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판소리나 클래식같은 음악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싫어한다고 말 할 정도는 아니고 또 개중엔

꽤 듣기 좋은 곡도 있습니다.

그런데 랩은 그냥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듣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러다 문뜩 '내가 왜 랩을 싫어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무작정 세대차 때문이라고 넘어가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죠.

그래서 곰곰 생각해보니 몇가지 그럴싸한 이유가 떠오르는군요.


첫번째로 랩은 반말이기 때문입니다.

존대말로 하는 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들은 기억이 없군요. 하여튼 거의 대부분의 랩은

반말입니다. 가요중에도 반말로 된 가사의 노래가 있긴 하지만 그건 혼잣말을 하는 형식을

띠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혼잣말 형식의 반말은 듣는 사람에게 크게 불쾌감을 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 대놓고 하는 반말은 일단 기분을 나쁘게 만들 요소가 다분합니다.

가령 인터넷에 댓글이 달릴 경우에도 "난 이 글이 맘에 안든다. 이런 의견은 헛소리에 가깝다고

본다" 라는 식으로 혼잣말처럼 쓴 부정적인 의견은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넌 이걸 글이라고

올렸냐? 헛소리하지 마라" 식으로 대놓고 하는 반말은 기분이 나쁘죠.

또한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완성된 문장이 아니고 끝부분을

잘라먹는 말짧은 문장도 종종 사용됩니다.

중학생 정도의 연령층에게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투와 비슷합니다. 끝을 잘라서 존대인지

반말인지도 애매모호한 말투.

"이건 어떻게 하는 거임?"



두번째로 말투가 재수 없습니다.

랩은 독특한 억양으로 노래를 합니다. 일반 노래처럼 고저 장단이 풍부한 가락이 아니고

거의 같은 음으로 노래를 하지만 중간이나 끝 부분에 강조하기 위해서 짧게 끊거나 음을

조금 올리는 형식이 대부분이죠. 또 말을 빠르고 특이한 억양으로 하다 보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말투는 일상 대화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죠. 그런데 이런 비슷한 말투가 있긴 합니다.

바로 남에게 시비를 걸 경우에 이와 비슷한 말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인 반말에다가 이런 말투까지, 만약 그 내용까지 조금 삭막하다면 영락없이

시비거는 말투로 들려버립니다. ㅡㅡ;;



세번째... 기분 나쁜 손가락질.

래퍼들 대부분 춤을 추면서 랩을 합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요소.

바로 손가락질이죠.

손가락 중 두어개 정도만 이상하게 내밀고 종종 보는 사람에게 아주 대놓고 손가락질합니다.

그 손가락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엄지 손가락 하나를 내미는

"최고다!"라는 의미의 손가락질을 빼고는 상대방에게 좋은 의미의 손가락질은 기억에 없군요.

상대방이 뭔지 잘 모르는 의미의 손가락질을 한다. 그것도 무표정하거나 별로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손을 불쑥 내밀고 몇번이나 힘차게...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ㅡㅡ;;;



네.. 위의 몇가지 요소를 종합해보면 랩은 그 노래 자체나 온 몸을 이용한 몸짓까지도

한마디로 내게 시비를 것처럼 보이기에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음악에 특별한 조예는 없습니다. 그래서 랩이 어떤 좋은 장점이 있는지, 어떤 점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우고 있는 지 잘은 모릅니다.

지금까지 제가 적은 글도 랩 자체에 대한 무슨 음악성이나 그 가치를 논한 것은 아닙니다.

듣기만 해도 감흥이 일고 마음을 편안히 해주거나 흥을 돋구어 주는 등 듣는 사람의

마음과 기분을 좋게 해주는 노래를 좋아하는 저에게 랩의 느낌은 영 아니올시다라는거죠.

랩에 대한 제 느낌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지금 너 나한테 시비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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